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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김정애기자)
ⓒ 김정애
올 봄쯤 지인으로부터 D언론사에 객원기자로 활동해 보지 않겠느냐는 권유를 받았다. 처음엔 전문분야라 선뜻 용기가 나질 않아 한참을 망설였다. 그러나 평소 글쓰기를 좋아했던 난 쉽게 거절도 못하고 밤잠을 설칠 정도로 몇 날 며칠을 그 생각에만 빠져있었다.

내 생애 두 번 다시 올 것 같지 않은 기회. 이름 뒤에 붙여질 기자라는 호칭을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벅차올라 고민 끝에 결단을 내렸다.

“좋아~ 겁먹지 말고 일단 도전해 보는 거야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하지 않던가.”

간밤에도 뒤척이다 겨우 잠이 들었는데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결정을 해서일까. 잠은 부족했지만 머리는 맑았다. 한 번 해 보겠다는 뜻을 전하고 음력으로 삼월 초하루 지인과 사옥을 방문하여 사장님과 면담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다음 날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라는 연락이 왔다.

이력서, 주민등록 등본, 최종학력 증명서 등은 떼어다 첨부만 하면 되지만 문제는 자기소개서였다. 이렇다하게 내세울 만한 것도 없는 날 뭐라고 포장할까? 어떻게든 합격점은 받아야 할 텐데… 고민 고민하다가 이렇게 시작을 했다.

"저는 1956년생으로 남편과 두 딸(26세, 20세)을 둔 전업주부입니다. 한창 공부할 시기에 학업을 게을리 한 까닭으로 대학입시에서 고배를 마시고 학업을 중단한 지 어언 30년이 흘렀습니다.

학창 시절엔 그렇게도 하기 싫던 공부가 나이 오십이 가까워서야 까닭 모를 배움에 대한 갈망으로 2002년 3월 경희사이버대학 호텔경영학과에 입학했습니다. 하여 4년 동안 소정의 학점을 이수하고 2006년 2월 경영학사학위를 취득하게 되었답니다. 지금까지의 삶 중 지난 4년은 내게 가장 값진 투자였으며 또 가장 무모한 도전이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이 그때보다도 더한 도전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경험도 없고 생소한 분야라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5년 전 녹슨 머리로 공부를 하겠다고 겁없이 도전장을 던졌을 때의 열정을 발휘한다면 웬만한 어려움은 능히 헤쳐 나가리라 자신합니다.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은 원목에 불과한 이 사람을 채용해 주신다면 귀사에서 필요로 하는 쓰임새 있는 재목으로 거듭나겠습니다."

대충 이러한 내용으로 소개서를 메워 나갔다. 그리고 이런저런 테스트를 거친 후 조바심 나게 결과를 기다리던 어느 날 편집국 취재부 기자로 발령이 났다는 연락이 왔다.

그 순간의 기분은 뭐라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날 흥분케 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내게 주어진 수행 과제는 인물 취재였다. 취재원을 발굴하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취재한 내용을 수없이 검토하고 수정하고를 반복하여 겨우 원고 마감일에 임박하여 제출을 했는데 기사로 채택이 안 되고 쓸모없는 원고가 되었을 때의 기분은 경험자가 아니면 짐작하기 어려울 것이다.

엉망이 된 기분과 허탈함도 잠시 독수리가 먹잇감을 사냥하기 위해 오감의 신경을 곤두세우고 저공비행을 하듯 어느 새 내 머리 속에선 분주하게 새로운 취재원을 찾고 있었다. 다시 오기가 발동하여 전화번호를 눌렀다.

"여보세요~ ㅇㅇ선생님 저 김정앱니다. 오늘 약속 있으세요? 그럼 한 시간 후에 사무실로 뵈러 가겠습니다."

아직은 너무도 서툰 햇병아리 그러나 배우려 노력했고 선배님들을 흉내 내려고 무척 애를 썼다. 그리고 “시작은 미미했으나 그 끝은 심히 창대하리라”를 되뇌이면서 나 자신에게 최면을 걸었다.

이렇게 다시 새로운 취재원을 찾아 질문을 하고 받아 적고 며칠 작업을 한 다음 완성된 원고를 들고 집을 나선다. 이번엔 어떻게 되겠지 하는 기대와 초조가 반반인 마음으로 제출을 하고 결과를 기다렸다. 그런데 이번엔 다른 부분에서 걸림돌이 발생, 머리가 지끈거렸다.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단순히 글만 쓴다고 되는 게 아니었다. 책자의 판매부수를 늘릴 수 있는 돈 되는 취재원을 발굴해야 하는데 그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예상은 했지만 점점 심적 부담은 커져오고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에 인물이 아닌 여행 분야 쪽을 맡기로 하고 자료 수집을 하던 중 우연인지 필연인지 OhmyNews를 알게 되었고 글이 쓰고 싶었던 터라 주저 없이 5월 28일에 첫 송고를 시작으로 현재 7꼭지( 1/생나무, 1/mS, 1/sT, 4/잉걸)의 기사를 썼다.

요즘은 햇병아리 시민기자로 글 쓰는 일이 일상이 되어 갱년기 우울증도 잊은 채 취미생활을 하듯 새로운 재미를 느끼며 살고 있다. 저처럼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장을 활짝 열어주신 OhmyNews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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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저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52세 주부입니다. 아직은 다듬어진 글이 아니라 여러분께 내놓기가 쑥스럽지만 좀 더 갈고 닦아 독자들의 가슴에 스며들 수 있는 혼이 담긴 글을 쓰고 싶습니다. 특히 사는이야기나 인물 여행정보에 대한 글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이곳에서 많을 것을 배울 수 있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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