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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대전에서 열린 한나라당 3차 정책 비전대회에서 박근혜 후보가 이명박 후보를 지나 자리로 향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최근 한나라당 박근혜-이명박 두 대선 예비후보는 '검증'이라는 명분 아래 '용쟁호투'중이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박 후보와 이 후보는 세 다리 건너 사돈지간이다. 재벌가 혼맥의 '허브'인 LG·GS가 두 후보 사이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도 박 후보의 먼 친척뻘이다. 박 후보의 사촌언니(박설자) 시숙의 처남인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이 지난 2000년 방상훈 <조선> 사장과 사돈을 맺었기 때문이다. 또 허 회장은 정몽준 의원과도 동서지간이다. 박 후보와 초등학교 동창인 정 의원도 혼맥으로 연결돼 있는 셈이다.

알려진 것처럼 박 후보는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 연결되는 혼맥은 없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혼맥을 그대로 이어받아 막강한 인맥을 구축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친가에서 시작한 연줄이 외사촌 형부인 한승수 전 외교부 장관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즉 친가-외가가 서로 사돈 관계를 맺고 있는 것.

[직계 가족] '배다른' 언니와 '유일한' 조카

▲ 박정희 전 대통령 일가의 가족 사진
ⓒ 육영수 여사 전자기념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는 슬하에 1남 2녀를 두었다. 그 중 장녀가 박근혜(56) 후보다. 차녀는 근령(54), 그 다음으로 장남 지만(50)씨가 있다. 사실 박 후보에게는 '배다른 언니'가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첫째 부인 김호남씨가 낳은 박재옥(71)씨다.

박 후보의 여동생 근령씨는 최근 14살 연하인 신동욱 백석문화대 교수(40·광고홍보학과)와 약혼해 화제를 뿌렸다. 그는 지난 1982년 풍산그룹 유찬우 회장의 장남 유청씨와 결혼했지만 6개월 만에 헤어졌다.

근령씨는 경기여고와 서울대 음대를 나왔다. 1990년부터 서울 광진구 능동에 위치한 육영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육영재단은 지난 2005년 국토순례단 어린이 성추행 사건, 고 손기정옹 금메달 보관 문제, 성동교육청의 이사장 취소 결정, 그리고 육영재단의 부실·파행 운영 등으로 홍역을 치렀다.

남동생 지만씨의 삶은 대통령의 아들치곤 파란만장했다. 그는 1989년 이후 2002년까지 마약투약 혐의로 6차례나 적발돼 구속과 석방을 거듭했다. 그러나 2004년 말 16살 아래인 서향희 변호사(새빛법률사무소)와 결혼해 2005년 아들(세현)을 얻었다.

▲ 박근혜 예비후보와 동생 지만씨, 그리고 지만씨의 아들 세현군
ⓒ 박근혜 미니홈피
지만씨의 아들인 세현군은 박 전 대통령의 유일한 손자이자 박 후보에게는 유일한 조카다. 박 후보는 세현군을 '보물 1호'로 꼽을 만큼 조카에 대한 사랑이 특별하다. 주변 사람들은 세현군이 태어난 이후 박 후보의 얼굴이 훨씬 밝아졌다고 전한다. 박 후보는 주말 조카가 서울 삼성동 자택으로 놀러오면 직접 피아노를 치며 자장가를 불러준다고 한다.

지만씨는 육군사관학교(1980년 졸업) 출신이다. 1989년 박태준 전 포항제철 회장의 도움으로 포철 협력사인 삼양산업 경영(부사장)에 참여, 1996년엔 회장이 됐다. 산업폐기물 가공업체인 삼양산업은 2000년 상호를 EG로 바꿨다. EG는 지난해 9월 박 후보가 당내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자 주가(코스닥)가 연일 급상승하기도 했다.

재옥씨는 박 후보의 배다른 언니다. 그의 남편이자 박 후보의 형부인 한병기씨(77)는 박 전 대통령이 장군 시절 부관을 지냈다. 그는 5·16 군사쿠데타 이듬해인 1962년, 불과 32세의 나이에 주 뉴욕총영사관 영사가 됐다. 그 뒤 건설공제조합 이사장, 8대 국회의원, 주 유엔 대사 등을 거쳐 1980년부터 현재까지는 설악관광을 운영하고 있다.

[친가] 벽산ㆍGSㆍ현대차ㆍ두산 등 대기업과 사돈관계

박 전 대통령은 5남 2녀 중 막내다. 박 전 대통령 위로는 장남 동희, 차남 무희, 장녀 귀희, 3남 상희, 4남 한생, 차녀 재희 등이 있다. 장남 동희와 박 전 대통령은 무려 22살 차이가 난다. 특히 남로당 계열의 공산주의자였던 상희씨는 박 전 대통령의 좌익전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인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이 형제가 많았기 때문에 박 예비후보에게는 사촌들이 많다. 눈에 띄는 인물로는 백부 동희씨의 아들 박재홍 전 민자당(신한국당) 국회의원, 셋째 숙부 상희씨의 아들 박준홍 전 대한축구협회장 등이다. 사촌 형부 중에는 숙부 상희씨의 사위인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사촌언니 박영옥씨의 남편), 김희용 동양물산 회장(사촌언니 박설자씨 남편) 등이 있다.

박 후보의 사촌 오빠인 박재홍 전 의원은 29살(1969)에 포항제철 행정실장, 33살(1973)에 동양철관 회장에 올랐다. 또 그는 민정당·민자당에서 내리 4선(11~14대)을 기록했다.

또다른 사촌 오빠인 박준홍 전 회장은 미국 조지워싱턴대 정치학 박사 출신으로 31살(1977)에 제1무임소장관실 정무조정실장이 됐다가, 이듬해 축구협회 회장을 맡았다. 박 전 회장은 17대 총선에서 자민련 후보(경북 구미 갑)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같은 해 사기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숙부 상희씨의 막내딸인 사촌언니 박설자씨를 통해 재벌가와 연결된다. 김희용 동양물산 대표이사 회장이 설자씨의 남편인데, 김 회장은 벽산그룹 창업주 김인득씨의 차남이다. 현재 벽산그룹은 김희용 회장의 친형 김희철 회장이 이끌고 있다. 박 후보에겐 사촌언니의 시숙이 되는 셈이다.

김희철 회장의 장인은 삼양통상 창업자 허정구 회장이다. 허 회장의 부친 허만정씨는 구인회씨와 함께 LG그룹을 만든 인물인데, 현재는 GS그룹의 실질적인 창업자로 인정받는다. 결국 박 후보는 GS, LG와 두 다리 건너 사돈 관계인 것이다. GS와 LG가 겹사돈을 맺는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박 후보가 본의 아니게 LG와 사돈지간인 탓에 이명박 후보와도 연결돼 있다. 이 후보의 둘째형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구자두 LG벤처투자 회장이 사돈지간(구본천-이상은)이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숙부다.

현재 한나라당 안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 대선주자가 자본과 권력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혼맥에 의해 서로 연결된다는 점은 사뭇 흥미롭다.

박 후보는 사촌언니(박설자) 시숙의 처남인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과도 연결된다. 허 회장은 정문원 강원산업 회장과 사돈지간이다. 또 정문원 회장은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과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 그리고 박태준 전 총리(전 포항제철 회장)와도 사돈관계를 맺고 있다.

특이할 만한 사항은 박 전 총리의 사위가 김진재 전 한나라당 의원의 친동생(김형수 전 한국맥도널드 및 렉서스케이모터스 대표이사)인데, 김 전 의원의 사돈이 바로 한승수 전 장관이라는 점이다. 앞서 언급했듯 한 전 총리는 박 후보의 외사촌(홍소자) 형부다.

결국 벽산가(김)→GS가(허)→강원사업가(정)→포철가(박태준)→김진재가→한승수가를 거쳐 결국 박 예비후보의 외가인 육영수가로 돌아온다. 박 후보의 외가와 친가가 여섯 다리 건너 사돈지간인 셈이다.

[외가] 외사촌 형부 다수가 국회의원 출신

▲ 한승수 전 장관
ⓒ 이종호
박 후보의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는 육종관씨와 이경령 여사 사이에서 1남 3녀(장남 인수-장녀 인순-차녀 영수-3녀 예수) 중 둘째 딸로 태어났다.

박 후보 외가 쪽 주요 인사로는 '옥천 대통령'이라 불렸던 큰 외삼촌 육인수 전 국회의원, 그의 사위 이석훈 전 청주MBC사장, 그리고 이모 인순씨의 남편 홍순일씨와 두 부부의 사위인 장덕진 전 농수산부(현 농림부) 장관, 정영삼 한국민속촌 회장, 윤석민 전 국회의원 등이 있다.

큰 외삼촌인 육인수 전 의원은 1919년 생으로 40대까지 고등학교 수학교사로 재직했다. 그러다 박 전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뒤인 1963년부터는 국회로 자리를 옮겨 6~10대 의원(공화당)에 연이어 당선됐다. 이후 국회 문공위원장, 공화당 당무위원, 공화당 중앙위 의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사위 이석훈씨는 청주MBC, <충청일보>, <충남일보> 등 충청 일대 언론계에 오랫동안 몸담았다.

이모 인순씨 남편은 일제시대 만주국에서 관리를 지낸 홍순일씨다. 홍씨는 경성제대법문학부 출신으로 일제 고등고시에 합격했다. 그는 한국전쟁 중 납북되기 전까지 강원도소방청장, 교통부장관 비서실장 등 고위공무원으로 이름을 날렸다. 슬하에 자녀는 3남 5녀. 특이할 만한 것은 사위들 중 무려 세 명이나 국회의원 출신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모두 박 후보에게 외사촌 형부가 된다.

먼저 맏사위인 장덕진 전 장관은 60년을 전후해 고시3과(사시·행시·외시)에 모두 합격해 화제를 뿌린 인물이다. 장씨는 재무부 이재국장, 8대 국회의원, 경제기획원 차관, 축구협회장 등을 지냈다. 현재는 대륙종합개발 대표이사회장을 맡고 있다.

둘째 사위인 한승수 전 총리는 대표적인 친미외교통이다. 국회의원(13ㆍ15ㆍ16대)과 상공부·외교통상부 장관 등 입법부·행정부를 두루 거쳤고, 제56차 유엔총회 의장도 맡았다. 14대 때 낙선해 잠시 어려움을 겪는 듯 했으나 김영삼 정권 출범과 함께 주미 대사를 맡았다. 현재는 평창 겨울올림픽유치위원회 위원장 및 유엔 기후변화 특사로 활동하고 있다.

장 전 장관, 한 전 총리 외에도 막내사위인 윤석민 전 국회의원이 있다. 윤 전 의원은 대한선주, 서주산업 회장 등 기업인으로서 활동하기도 했다.

▲ 박근혜 한나라당 예비후보 일가의 혼맥도
ⓒ 오마이뉴스 성주영

#박근혜#친척#이명박#혼맥도#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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