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축제로서 '축제' 부문으로는 2005년 세계에서 첫 번째로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두 번째 열리는 강릉단오제. 6월 17일부터 6월 24일까지 8일간 열리는 강릉단오제 현장을 찾아 강릉단오제위원회 최종설 위원장과 대화를 나눴다.

▲ 행사진행으로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줘 인터뷰에 응해 주신 최종설 위원장님
ⓒ 조우성
- 이번 강릉단오제 행사 중에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기원제를 지냈고, 시민들이 참여하는 강원도 사투리대회에서 동계올림픽 유치를 갈망하는 재담들이 폭발적으로 쏟아져 나왔는데요. 평창과 강릉이 뭔 관계가 있나요?
"강릉에서 평창은 차로 가면 20여분 정도 소요됩니다. 강릉은 평창의 배후도시죠. 또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면 빙상경기는 전부 강릉에서 하게 됩니다. 그래서 강릉단오제 행사의 초점을 전부 평창 동계올림픽유치 지원에다 맞췄습니다. 어떡하든지 동계올림픽을 유치하자 이런 마음이죠. 강릉단오제 팸플릿을 보시면 맨 위에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기원'이라고 적혀있죠.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는 시민들은 없어요. 모두 같은 한마음이죠.

- 실사단이 왔을 때 단오제 준비위원회에서 공연을 했습니까?
"실사단이 도착했을 때 강릉의 모든 시민들이 거의 다 나와 환영을 했습니다. 저희들도 실사단을 모시고 농악, 관노가면극 등 할 수 있는 공연은 다 했습니다. 실사단들이 흥이 났는지 강릉시민의 환대가 기뻤는지 무대로 나와 막 춤을 추고 그랬습니다. 그때 저도 기뻤습니다."

- 이번 단오제를 준비하면서 특별히 중점을 두고 추진한 사항들이 있습니까?
"앞으로 이런 행사를 계속하려면 새로운 프로그램을 받아들이고, 있는 프로그램들은 잘 다듬어 나가야 합니다. 우리들도 중장기 목표가 있습니다. 단오제가 유네스코에 등재되어 이미 국제화가 된 만큼 어떻게 하면 세계 사람들을 강릉으로 오게 할 수 있나 이런 생각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해설사도 키우고 문화재도 잘 손질해 놓아야 되겠죠. 그리고 찾아오는 외국인들을 위해 미리 해설사를 많이 양성해 놓아야 합니다. 현재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정도면 어떻게 되겠지만 앞으로 인도 독일 불란서 등 세계 어느 곳이든지 다 수용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춰야겠죠.

- 올해 4월에 강릉단오제의 '단오굿과 관노가면극'이 전통문화 해외진출 사업으로 선정되었는데 세계무형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재된 강릉단오제를 앞으로 어떻게 세계 각국에 널리 알리고 전파해 나갈 생각입니까?
"금년에 일본과 중국에 인터넷방송을 통해 행사홍보를 하였습니다. 저희들이 인터넷방송을 한 지가 오래되었습니다. 한 10년 되죠. 그리고 1년에 몇 번씩 해외로 나가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 10월경에는 인도네시아 술탄왕궁에서 공연을 했습니다. 이번 행사에도 우즈베키스탄 터키 캄보디아 중국 일본 등 다양한 나라 공연팀들이 초청되어 와 있어요. 이런 것들이 다 국제화의 일환이죠."

- 홈페이지에서 보니 이번 행사에 일본이 관광객 120여명이 강릉을 방문한다는데 무슨 이야기인가요?
"그 사람들은 일반관광객이 아니고 관광회사를 꾸려가는 책임자들입니다. 그 사람들은 이미 봄에 속초를 한번 왔다갔습니다. 호화여객선을 타고 말이죠. 그 사람들 대부분은 크루즈관광업을 운영하거나 그 분야에 종사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재력이 풍부한 사람들이죠. 일본인 관광을 활성화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 강릉단오제의 주요 공연중 하나인 관노가면극 포스터앞에서
ⓒ 조우성
- 올해 단오제 행사를 보면 각 무대별로 감독과 전문 영상팀들이 배치되어 질 높은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렇게 변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작년에는 상당히 비판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공연무대 전문가들에게 프로그램을 짜게 했죠. 또 작년보다 행사기간이 3일이 늘어나 그 공백을 메우는 것도 힘들었고요. 그래서 공연전문가들을 기용해 체계적이고 세련되게 행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시민들의 반응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 작년에 비해 행사기간이 3일 늘어나 8일이 되었는데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전국 각 지방의 평균 축제일이 8, 9일입니다. 우리도 그 추세에 따라가야 되죠. 그런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행사기간을 늘린 것입니다."

"한국 대표 무형문화재인데 정부 지원 없어"

- 강릉단오제는 유네스코 등재 이후로 2번째 맞이하는 행사가 되는데 등재 이후에 달라진 것은 없습니까?
"시민들 대부분은 이제 유네스코에 등재되었으니 행사 때 정부로부터 많은 경제적 지원을 받겠지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정부에서는 아직 뚜렷하게 지원하는 것이 없습니다. 빠르면 내년 정도에 일부 지원이 된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만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강릉단오제는 무형문화재로서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존재인데 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게 말이 안되죠. 국회에서 무형문화재에 대한 지원법이라도 마련해서 어떻게 해줘야 되는 거 아닌가요."

- 그럼 경비조달은 어떻게 하십니까?
"강릉시로부터 예산의 60%를 지원받고 있습니다. 그 외는 대부분 기업체나 민간지원입니다."

- 이번 행사에 국내에서는 제주지역의 민속예술단이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제주도와 강릉 간에 어떤 특별한 관계가 있습니까?
"제주도와 교류한지가 오래되었습니다. 한 10년 이상 되었죠. 가을 탐라문화제때는 저희들이 가고 단오제때는 제주도에서 오죠. 전국에 중요무형문화재가 많이 있지만 서로 행사 때만 잠깐 왔다 가죠. 정말 실질적으로 깊게 교류하는 곳은 제주도뿐이죠."

- 이번 행사에 '강릉 단오제와 비보이와의 만남', '청소년 참여 세계무형문화유산 포럼', '강릉시 청소년축제 통!통!' 등 작년에 보이지 않던 청소년 참여 프로그램들이 많던데 어떤 이유 때문인가요?
"강릉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었는데 강릉단오제에 대한 인식도가 70%에 그쳤다 말이죠. 행사를 하는 것은 좋은데 프로그램들이 전부 어른중심으로 되어 있어 재미가 없다는 거죠. 그래서 올해는 젊은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추가시킨 거죠.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비보이 같은 거. 젊음을 폭발시킬 수 있는 젊은이들의 공간이 마련된 셈이죠. 단오제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죠.

▲ 강릉단오제위원회 사무실 1층에서
ⓒ 조우성
- 이번에 강릉단오제 문화유산 해설사들이 수료식을 마치고 행사진행에 투입된다고 들었는데요?
"처음에는 25명이 교육을 받았습니다만 수료할 적에는 15명만 남았습니다. 해설사들을 더 많이 양성할 것입니다. 이분들이 앞으로 단오제를 국제화시키고 세계속의 문화행사로 자리 잡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 해설사들은 급료를 받고 일하는 겁니까?
"아닙니다. 해설사들은 무료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직장인들도 있고 대학생들도 있는데 해설사를 함으로써 명예와 자부심은 갖게 되지만 경제적인 혜택은 없습니다. 교육시에 교재나 식비는 대주지만 다른 지원은 없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시민들이 많이 궁금해 하는 사항입니다. 행사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난장의 음식점과 상점 등의 분양은 어떤 식으로 하십니까?
"강릉단오제 난장은 전국 최대 난장입니다. 위원회에서 상가분양을 할 때 전부 실명제로 하였습니다. 난장에 등록한 본인이 장사를 안하고 다른 사람에게 이를 넘겼을 경우에는 다음에는 절대 상가분양을 해주지 않습니다. 금년에는 아예 수의계약으로 상가를 분양하기도 했습니다. 공고를 내서 신용과 원칙을 잘 지키는 상인들에게 먼저 원하는 자리를 배정해 주는 식으로 상가분양을 하였습니다. 내년에는 대부분 상가를 수의계약으로 처리할 생각입니다."

"100만명 관광객...모두 차 몰고 오면 감당하기 힘들어"

- 제가 홈페이지에서 보니 주차시설이 미비하고 교통이 혼잡하고 불법노점상들이 많고 행사진행요원들이 불친절하다는 등의 비판적인 글이 올라와 있던데 이에 대한 대책은 있는지요?
"작년에는 올해보다 많이 심했습니다. 외국인들을 위한 안내판도 없고 홍보부스도 없었습니다. 올해는 그런 것을 많이 보완했습니다. 행사장에 개인이 차 한 대를 몰고 옵니다. 그럼 단오제때 100만명의 관광객이 몰려오는데 그 많은 차를 도대체 어디에다 수용합니까. 작년에는 아예 주차장 운영을 하지 않았습니다. 감당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죠. 외지에서 오는 관광버스만 제방도로변에 쭉 주차하게 했었죠.

허나 금년에는 개인터를 빌려 주차장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만 이런 대규모 행사에 주차시설을 완벽하게 갖추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행사장 근처에 종합운동장이 생기면 그곳을 주차장으로 사용하여 주차문제를 해결할 생각입니다.

행사요원들의 대부분은 학생들이나 젊은이들입니다. 그런데 아직 젊어서 그런지 스스로가 행사의 주인이라는 생각이 부족합니다. 누가 퉁명하게 물으면 퉁명하게 대답합니다. 어른들이 '야야, 어디로 가면 되나?' 하고 반말로 물으면 자존심이 상해 좀 삐딱해진다 말이죠. 그래서 요즘은 누가 뭔소리 해도 친절하게 응대하라고 많이 지적합니다. 근데 그게 잘 안되요. 하지만 계속 노력해야죠. 시민여러분, 많이 고쳐가겠습니다."

- 행사준비에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어렵다고 하면 아무래도 경제적인 문제죠. 자금이 넉넉지 못해 행사에 참여하는 분들에게 경제적 편의를 봐주지 못하는 것이 미안하죠. 그 외는 세계적인 문화행사를 주관하는 그런 입장이니까 소소한 것들은 참고 덮어두게 됩니다."

- 마지막 질문입니다. 시민들이 이번 행사를 더 재미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가르쳐주세요.
"요즘은 시민들이 영리해서 어떠한 프로그램이 핵심인지 잘 압니다. 올해는 저녁이나 야간에 중요한 공연을 많이 넣었습니다. 밤 10시까지 공연을 합니다. 조명시설이 좋아졌죠. 그래서 직장인들도 평일날 회사퇴근 후 늦게 오셔도 좋은 공연을 볼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중복 없음


태그:#강릉단오제, #최종설위원장,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 #평창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널리스트, tracking photographer. 문화, 예술, 역사 취재.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