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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로진 <인디라이터>
ⓒ 해피니언
인디라이터(Independent Writer). ‘독립저술가’. 지은이의 정의를 따르자면 ‘문예물을 제외한 저술의 여러 분야에서 한 가지 아이템에 대해 완벽한 기획서를 쓸 수 있으며 그 기획안에 따라 한 권의 책을 써낼 수 있는 사람’이다.

인디라이터는 팔리는 책을 쓴다. 독자들이 사가는 책을 쓰는 게 목표다. 취미로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먹고살려고 글을 쓰는 사람이다.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책을 내는 사람도 아니다. 오직 독자를 위해 쓴다.

예비 인디라이터가 경계해야 할 것. 읽지 않고 책을 쓸 수는 없다는 것. 책을 읽어야 한다. 또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수없이 써보아야 한다.

그렇다고 전문가만 인디라이터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김선미의 <아이들은 길 위에서 자란다>는 ‘엄마와 두 딸의 국토 순례’ 체험기(여행 이야기)였고,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는 지하철 맨발 노인 추적기였으며, <늦어도 괜찮아 막내 황조롱이야>는 맹금류 관찰기였다. ‘아이템’은 이렇듯 지나치지 않는 사람, 열의를 갖고 생활 곳곳에서 찾아보는 사람에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세상에 책이 많을 것 같지만 당신이 의도하는 ‘바로 그 책’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러므로 당신이 그 책을 써야만 한다.” (책 75쪽)

정작 책을 내주는 사람은 편집자이고 출판 경영인이다. 인디라이터는 이들을 설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 원고를 확실히 말해 줄 수 있는 ‘기획서’가 필요하다.

대략 기획서의 구성 요소를 말하자면 이런 것들이다. 집필 의도(왜 이 책을 썼는지?), 시대적 필요성(왜 지금 이 책이 나와야 하는지?), 저자 소개, 대상 독자, 기존의 책들과 다른 점, 목차, 제목과 소제목에 대한 적절한 설명, 예문, 원고 완성 시기, 기타 소견 등등.

앞에서 인디라이터는 독자를 위해서 쓴다고 했다. 어린이인지 그 어린이의 어머니인지 시니어인지 누구를 위해 쓸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들에 대해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은 필수다.

‘정보 찾기와 자료 조사’로 들어가서, 발로 직접 현장에서 부딪치며 얻는(여행 등에서 얻는) 정보가 A급 정보라는 것, 아이템에 따라 자료를 찾을 수도 있겠지만 때에 따라서는 자료를 찾다가 아이템이 떠오를 수도 있다는 것에 공감이 간다.

본격적으로 쓰기에 들어가면 ‘어떻게 쓸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힘쓰라고 한다.

미래학자 짐 데이토 박사는 “2026년 이후의 모든 문화 상품은 이미지를 팔게 된다”고 갈파했다. 그렇게 멀리 갈 것도 없다. 이미 우리는 이미지를 파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까. 이미지란, 일러스트 혹은 사진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현대 독자들이 원하는 정보의 수용 형태를 말하는 것이다. (책 152쪽)

한편 자신이 쓰고자 하는 바를 좀더 재미있게 전하기 위해서는 이야기 형식을 빌릴 필요가 있고, 이른바 옛날이야기 방식이라 할 수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나 <삼국지> <구약성경> 같은 책은 스토리텔링의 ‘모델 북(Model Book)’ 역할을 해줄 것이라 말한다.

마치 백과사전 식으로 모든 것을 다 담으려 욕심내기보다는 분업화된 글쓰기 즉 테마가 있는 집필을 지은이는 권한다. 한 예를 들면 ‘프랑스 여행기’가 아닌 ‘부르고뉴 샤또 기행’을, ‘이탈리아 여행기’가 아닌 ‘이탈리아 스파게티 기행’을 쓰라는 것.

끝으로 글쓰기 3계명은 들어두자. 글을 쓰기 시작했으면 멈추지 말고 끝까지 써라. ‘글 재료집’을 만들어라(아이디어는 적어놓지 않으면 달아난다). 일주일에 하루는 눈을 쉬게 하라(그래야 다시 쓰고 싶은 에너지가 생긴다).

명로진의 <인디라이터>는 저술가의 길을 제시하는 책이다. 물론 전문적인 저술가도 있겠지만 생활인의 저술도 얼마든지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단, 이 일을 전적으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에 한해서만.

인디라이터 - 100만 명을 감동시키는 책쓰기

명로진 지음, 해피니언(2007)


태그:#글쓰기, #인디라이터, #저술가, #편집자,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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