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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자 <한겨레> '아침햇발'에 실린 여현호 논설위원의 "'정치인 노무현'을 어떻게 할 것인가"
12일자 <한겨레> '아침햇발'에 실린 여현호 논설위원의 "'정치인 노무현'을 어떻게 할 것인가"

지난 12일 <한겨레> '아침햇발'란에 여현호 논설위원의 "정치인 노무현을 어떻게 할 것인가" 제하의 글이 실렸다. 기사를 보고 착잡한 심경인 것은 필자만이 아닐 것 같다. 최근 <한겨레>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여타 기사 논조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여 논설위원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 "지금도 누구도 못 말리는 사람", "온갖 비판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업적을 내세우고 자랑하"는 사람, "고집도 여전하"고, "더욱 외곬으로 빠진" 사람, "자신과 생각이 다른 이들은 모두 나쁘다고 여기는" 사람, "자신을 희생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사람, "너무 인기가 없"는 사람이라고 일갈한다.

정책비판이나 비판의 이유는 찾아볼 수 없다. <조선일보> 김대중 주필의 과거 '감상법' 칼럼이 떠오를 뿐이다.

여 논설위원은 또 "그를 대변하는 이는 찾기 힘들어졌지만, 열렬히 지지하는 사람들은 남아 있다"고 썼다. 이 무슨 논리에 맞지 않는 말인가. "대변하는 이"가 없다는 것은 노무현을 대변하는 언론인이 없다는 말인가.

언론인이 노무현을 대변할 필요는 없다. 진실보도를 하면 된다. <한겨레>마저 '노무현 감상법'으로 평가하지는 말자.

1987년 <한겨레>의 창간 정신은 '진실보도'였고, 우리 사회에 그 정신에 맞게 상당한 역할을 해 온 것도 사실이다. 근 20여년이 지난 지금 <한겨레>는 그 창간정신을 잊었는가.

강산도 두번 변하는 시간이 흘렀다 하더라도 '진실보도'라는 <한겨레>의 창간정신만은 변하지 말자. 그것이 힘들다면 '사실보도'만이라도 하자. 판단은 독자들이 할 수 있도록 말이다.

"지금 많은 이들이 '정치인 노무현'문제를 애써 외면하고 있고 그 기세에, 어떻게 대응할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는 여 논설위원의 말과 달리, <한겨레>를 아끼는 많은 <한겨레>의 소액주주들과 국민들은 오히려 지금까지 <한겨레>의 최근 기사 논조를 걱정하면서도 어떻게 대응할 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한겨레>를 아끼고 사랑하는 소액주주의 한 사람으로서 한겨레가 창간정신을 망각하고 있다는 걱정이 앞서는 필자는 "한겨레 너 마저!"라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감상법 칼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겨레>를 걱정하는 국민들의 걱정에도 이제부터라도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국민들은 지금 "정치인 노무현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아니라 창간정신을 망각하고 있는 "한겨레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더 고민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또 한겨레의 주주로서 간곡히 부탁한다. "제발 한겨레 초심으로 돌아가십시오"

<한겨레> 뿐만 아니다. <오마이뉴스>를 포함한 대다수 언론의 '노무현감상법' 부류의 글쓰기도 문제다. 우리 언론들이 한번 스스로 되돌아보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남경국 기자는 독일 쾰른대학교 국가철학연구소 객원연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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