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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산시 상월면 상도리 한 야산 대나무 숲에서 대나무꽃이 만개,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 문병석
봉비오지불서 봉비죽실불식(鳳非梧枝不棲 鳳非竹實不食. 봉황새는 오동나무가 아니면 살지 아니하고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아니한다).

대나무의 열매(竹實)는 조릿대 갓대 이대 등의 산죽(山竹)이 꽃이 핀 후 맺는 열매이다. 그러나 왕대는 꽃이 피어도 열매를 맺지 않는다.

최근 충남 논산시 상월면 상도리 일대와 양촌면 일부 지역에서 대나무 꽃이 만개, 옛 문헌에나 나올법한 대나무 열매를 눈으로 볼 수 있느냐 없느냐에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나무가 꽃이 피는 원인은 현재까지 완전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대나무 꽃은 60년이나 100년 만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꽃을 피운다는 주기설을 비롯해 영양분의 결핍이 개화의 원인이 된다는 영양설, 병충의 피해가 직접 개화의 원인이 된다는 유인설, 식물고유의 생리작용에 의해 꽃이 핀다는 화학성분의 변화설, 기후의 급격한 변화가 개화의 원인이 된다는 기후설, 태양의 흑점이 증가하면 개화한다는 태양의 흑점 설, 대나무의 개화가 잘되는 것과 잘되지 않는 계통이 있다는 계통설 등이 전해오고 있을 뿐 정확한 과학적 근거는 현재까지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대나무 열매는 죽실·죽미·야맥·죽실만·연실 등으로 부르며 모양이 밀 보리를 닮았다고 하며, 중국의 고전 <장자>에는 대나무 열매는 봉황이 먹는 상스러운 열매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문헌인 <증보문헌비고>에는 조선 태종 강원도 강릉 대령산 대나무가 열매를 맺어 모양이 보리와 같고 찰기가 있으며, 그 맛은 수수와 같아 동네 사람들이 식량과 술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또 <지봉유설>에는 지리산에는 대나무 열매가 많이 열려서 그 지방 사람들이 밥을 지어먹었고, 울릉도에서는 비축식량이 두절되어 굶어 죽게 되었는데 마침 대나무가 결실을 맺어 대나무열매와 산마늘로 연명하여 기아를 면할 수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대나무라고 칭하는 식물은 세계적으로 1300여 종이나 되고 우리나라에는 현재 64여 종 정도가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리가 흔히 말하는 대나무라고 하는 것은 키가 10여m가 훨씬 넘는 솜대, 왕대, 맹종죽 등을 일컫고 조릿대, 신이대 등 키가 작고 죽피가 다 성장한 후에도 남아 있는 것들은 그냥 '대'라고 이름 붙여져 있다는 게 학계의 주장이다.

그러나 특이한 점은 대 꽃이 피고 나면 대밭에 있는 대나무가 한꺼번에 모두 죽어버린다는 점이다.

이를 증명하듯 논산시 상월면 상도리 소재 대 꽃이 만개한 야산 대나무밭에는 대나무 새싹인 죽순이 단 한 개도 자라나지 않고 있는 반면 그곳에서 50여 미터 떨어진 또 다른 대나무밭에서는 여기저기 죽순이 올라오고 있었다.

이 마을 전 이장 최신영씨는 "동리에서 70∼80년 사신 분들도 대 꽃은 생전 처음 보았다며 신기해하고 있다"며 "대 꽃이 피면 흉하다는 설도 있고 또 반면에 성인이 나온다는 설도 있지만 어쨌든 우리 마을에서 대 꽃이 피었다는 것은 신비롭고 마을의 경사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논산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대나무가 꽃이 피고 죽게 되는 과정에 대한 연구가 아직도 미진하고 현대과학으로 풀 수 없는 신비한 것들 중의 하나"이라며 "전남 담양에서는 1960년과 1962년에 수북면 일대 대나무숲에서 대꽃이 피었고 1970년에는 담양읍 향교리 일대에서 대꽃이 피어 다음해 다시 죽순이 나와 대나무숲이 자동으로 재생되는 사례가 있으나 대꽃이 피는 원인에 대해 아직까지도 설왕설래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밝혔다.

ⓒ 문병석

태그:#대나무, #대나무꽃, #논산, #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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