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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클럽 홈피기능이 강화되면서 '죄 짓고는 못사는' 사회가 되었다. 사람건너 사람들끼리 아는 사이가 되고, 그들의 과거를 공유하면서 인터넷은 하나의 마을이 되었다. 이제는 단지 익명의 사람들, 피상적 인간관계가 아니다. 서로에 대한 정보를 온오프라인으로 알게되고 동시에 비난의 이유와 방법도 증가하게 되었다.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했던 집단폭행이 온라인에서도 가능해졌다. 정신적인 집단폭행이 시작된 것이다.

집단폭행이라는 단어는 낯설지 않게 교육의 현장 속에 존재해왔다. 같은 반, 같은 학교, 또는 같은 지역의 학교를 넘어서 전국적으로 조직화된 학생들의 폭력집단은 사회의 큰 골칫거리였다. 이제는 집단폭행이 학교의 범위를 넘어서 사회와 공동체의 암적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물리적인 폭행과는 달리 인터넷을 이용한 정신적 폭행은 정신질환 및 자살의 결과로 이어지고 있어 더욱 충격적이다.

악플의 내용중 다수가 사실과 지나치게 무관하다. 악플러들은 대상에 대한 추측과 아무 이유없는 욕설로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한다. 악플이 달리기 시작한 사진이나 글을 보면 세상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욕설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듯 보인다. 실명제도, 아이피 추적도 악플러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악플러는 스스로가 익명이기에 상대방에 대한 이유없는 욕설이 가능했을 것이다. 동시에 상대방 또한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대상이기에 같은 인격체로 느껴지기보다는 단순한 데이터화되어 단편적이고 제한적인 모습에 대해서 그같은 비방이 가능했을거라 생각된다. 자신이 비난하는 대상이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인격체라는 인식이 있었다면 조금은 악플이 줄어들 수 있지 않았을까.

물론 아는 사람을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이용하여 비방하는 경우도 있다. 그 경우는 개인의 도덕가치가 다른 경우들에 비해 지나치게 낮기 때문에 뭐라 언급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죽으라고 한 소리는 아니었을 수 있다. 자기가 못견뎌서 죽은거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의 말과 행동이 상대방을 실제로 죽음으로 몰고 있다는 것을 알고있을까? 내가 손에 칼을쥐고 살인을 저지르는것이 아니지만, 결국은 같은 행위를 하고 있었음을 미리 알 수는 없을까?

인터넷을 사용하는 연령이 낮아지면서 그와같은 현상이 증가했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악플은 거의 전염병의 수준으로 퍼져있다고 본다. 악플을 자주 접하는 사람들일수록 유사한 글을 쓸 가능성이 높아지고, 나이나 교육받은 정도의 차이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듯 하다. 오프라인에서 개인을 하나의 성인으로 인격체로 성장하듯이, 온라인에서도 유아기부터 시작하여 성인으로 성장해야할 필요성을 느낀다.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 인간의 표현의 자유를 압박하는 것이라 비난할 지도 모른다.

오직 인터넷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이 내재하는, 그 책임감으로 자신을 절제하고 조절할 수 있는 사람에게 분명 무한한 자유가 주어지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주어진 자유를 타인에 대한 배려없이 사용하는 미성숙한 사고의 사용자에게는 성숙된 누리꾼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제재와 교육이 필요하다.

뒷북이다. 이 기사는 분명 뒷북이다. 지금까지 수도없는 기자들과 학자 및 언론인들이 이와 같은 기사와 유사한 의견들을 전해왔다. 실명제의 도입, 윤리적 접근유도, 그리고 교육을 통한 개선 등의 의견들이 끊임없이 제기되어왔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들은 훨씬 이전부터 욕설과 비방등(일명 악플)에 시달려왔다. 그들의 외모로 비난을 받고, 그들의 행동으로 비난을 받고, 그들의 사생활로 비난을 받아왔다.

일부의 비난은 참일 수 있지만 개인의 신상을 침해하는, 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연예인들이 그와같은 악플들로 인해 심적으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악플러들의 행위는 멈출줄을 몰랐다. 이제는 그 목표가 연예인들 뿐 아니라 모든 개인을 향한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 정도가 한 사람이 죽을만큼 무자비하다는 것이다. 디지털카메라에 담길 수 있는 사진이라면 악플러의 목표 후보가 되었다. 순간포착, 실수, 엉겁결에 찍힌 단편적인 모습이 아차하는 순간에 사진의 주인공의 목을 조이는 시작점이 되버리는 것이다.

이 기사 또한 허공에 외치는 메아리가 될 수 있고, 계란에 바위치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바위가 깨어질 때까지 계란을 던지겠다는 것이다.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데에 그쳐서는 안된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모든 개인에게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책임감을 갖게 하는 것이 해결책이 되리라 믿는다.

덧붙이는 글 | 스타킹에 출현했던 한 소녀가 악플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녀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스타킹#악플러#악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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