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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신문
[권지희 기자] 범여권의 매력적인 여성 대선후보로 끊임없이 러브콜을 받고 있는 강금실(50) 전 법무장관이 ‘여성대통령’ 담론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지난달 29일 본지 주최로 열린 제1회 미지포럼(대표 서명선)에서 첫 강연자로 나선 강 전 장관은 “올해 대선에서 처음 나타난 흐름이 바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해줄 후보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며 “시대가 요구하는 과제를 해결하는 역할에 여성이냐 남성이냐는 중요하지 않지만, 여성이 대통령이 된다면 여성성을 발휘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평등한 관계를 맺고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힘은 여성성에서 나오며, 이것은 여성대통령만이 해낼 수 있다”면서 “만약 여성대통령이 나온다면 그 사람의 말 한마디로 싸움이 멈추고, 마음이 따뜻해지고, 서로 화해하는 그런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법무장관 시절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과 평검사의 공개대화 자리를 만드는 등 서열파괴를 주도하고, 토론회 직후 전국의 검사들에게 “여러분을 사랑하고 이해한다”는 편지를 보내는 등 ‘정서적 접근’을 중요시해온 그의 행보와 맞닿아 있다.

그러나 ‘여성대통령에 도전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는 것이 예의인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 대신 “법무부 장관을 선택할 때도 어려웠지만, 서울시장에 출마할 때는 그보다 2배 정도 더 망설이고 고민했다. 지금도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놓고 고민하는 중”이라면서 “얼마 전 대학 강연에서 ‘선택을 앞두고 망설여지면 주저없이 하겠다고 말하라’고 조언했지만 선택은 여전히 어렵다”고 말해 강한 여운을 남겼다.

한편, 그가 장관 시절 진두지휘했던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아직도 미완으로 남아있다.

강 전 장관은 “장관 시절 권력이 소수에게 집중되고, 승진을 하려고 억지로 일하는 풍토를 없애기 위해 인사제도의 민주화를 1단계 개혁과제로 설정하고 강하게 추진했다”고 자평하고 “하지만 이후 2단계 과제로 정한 조직개편은 퇴임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혀 진전이 없고, 이로 인해 국민들이 법무부에 대해 불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강 전 장관은 1년5개월 재임 기간 중 검찰개혁을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큰 밑그림을 그렸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강 전 장관은 이어 “핵심부터 단계적으로 개혁해나갔어야 했는데, 개혁은 혁명과 달라 저항 없는 상태에서 진행하다보니 많이 미흡했던 것 같다”면서 “특히 민주적 조직을 만들기 위해 상급자만 목소리를 높이는 ‘말의 독점’을 바꾸려고 노력했지만, 완결하지 못하고 법무부를 나왔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성신문 932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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