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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제일문 현판작업에 몰두하는 송문영 서각가
ⓒ 권진상
삼림(森林) 송문영 서각가는 2007년 6월 7일부터 6월 16일까지 서울 한전아트센터 플라자 갤러리(02-2055-1192)에서 주위의 관심과 성원으로 제8회 개인전을 열게 된다.

송문영은 도연(陶然) 김정(金正) 문하에 들어가 서예와 한학을 배운 것을 비롯하여 지난 40여년의 기간 동안 개인전 7회를 비롯하여 단체전과 국제전에 100여회와 성남 대광사 대불보전 현판과 주련 18점, 밀양 삼양사 원통보전 현판과 주련 80점, 대구 대성사 대웅보전 현판과 주련 68점, 진주성(촉석문, 공북문) 현판을 비롯하여 최근에는 지리산 제일문 현판 외 수백여점을 제작하였다.

대한민국서각대전 운영 및 심사위원과 경상남도 미술대전 운영 및 심사위원, 국제각자연맹 상임이사, (사)한국서각협회 창립 부이사장, (사)한국미협 창림 함양지부장과 (사)한국예총 창립 함양회장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한국서각협회 자문위원과 경남미술협회 서각분과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 마철저
ⓒ 권진상
3년 전 나는 송문영 선생으로부터 자신의 개인전 서문을 써달라는 부탁을 듣고 사실 부담스러운 면이 없지 않아 한해를 족히 넘기다시피 회피하고 있었는데 화림동 계곡을 같이하는 연고를 가히 무시할 수 없었고 고향을 함께한다는 나름의 이유에서도 나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그리하여 대학원 미학미술사학과에서 중국, 한국 서예사와 관련 공부했던 경험을 배경으로 나는 지난 1년여간의 시간 동안 국내 서각 관련 논문 및 서예사 관련 공부를 해야 하는 지극히 어려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선생의 삶의 무게와 예술의욕과 함께 당신의 서각에서 묻어나는 인문정신의 결정체를 나는 자연과 예술이라는 거대한 논리에 그 한 가닥을 잡을 수밖에 없었으며 원론적인 미감적 가치를 바탕으로 나의 총체적인 예지와 경험으로 본 선생의 삶과 작품세계를 써 나가야 하는 수밖에 없어 지금도 미안한 마음이 늘 자리하고 있다.

나는 선생이 유년기 시절부터 늘 함께하던 안의 화림동 계곡 중 어느 정자를 찾아 오늘의 시점에서라도 반드시 자연이 머물고 풍광이 머물며 지나가는 풍격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하여 나는, 맑은 물 따뜻한 바위와 새싹들로 둘러싸인 아지랑이 가득한 어느 봄날, 화림동(花林洞) 동호정(東湖亭)에 올라 과장된 상징보다는 순박한 아름다움과 때로는 해학이 있으면서도 격조를 잃어버리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는 아름다움에 대하여 되뇌곤 하였다. 오늘 우리는 서각가 송문영의 소탈한 감각세계를, 어느 골짜기 행복한 외딴 초가의 연기가 세한(歲寒)의 쓸쓸함을 초연히 이겨내듯 고귀한 세상을 끌어내는 그의 서각과 마주하게 된다.

중국 청(淸)나라 화가인 석도(石濤)가 자신의 예술세계의 표현방법을 무법이법(無法而法)에서 찾은 것은 구속되지 않는 법이 최고의 법으로 귀한 된다는 자유로운 사상과 지고한 법칙의 조화를 역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자연생명과 무위자연의 초연한 작가의 심미적 응시가 자유롭게 조화를 이룰 때 의취(意趣)와 기운(氣韻)은 무위자연의 도(道)를 이루는 미적 가치를 표출하게 된다. 일체의 관심을 벗어난 무위자연의 무관심적 태도로부터 도의(道義)와 필의(筆意)의 추구는 전통에 대한 흔들림 없는 가치의 발견이며 새로운 취미를 형성해야 하는 예술의욕의 기저가 될 것이다.

▲ 화림동 동호정에 올라 작가와 대화를 하고 있다
ⓒ 권진상
송문영의 서각은 전통에 대한 아낌없는 모방(mimesis)이면서도 현대적 감성을 향한 심미적 감성욕구를 분출하고 있다. 그의 예술창조의 자유로운 생명력은 무관심적인 태도로 도의(道義)와 무위자연의 풍격으로 이루어낸 서(書)와 각(刻)의 새로운 성취가 된다.

작가의 개성과 정신을 닮지 않는 작품이 없을뿐더러 작가의 자율적 감성은 예술적인 이상(Ideal)으로 환원된다. 문자는 표기의 수단과 필요에 의해 방법론적 지시와 상형을 함께 하고 있다고 할 때, 송문영에게 있어 그의 서각(書刻)은 하나의 삶의 과정이요 자연을 새롭게 가꾸어가고 인고의 시간을 드러내는 예리한 칼로 새긴 삶의 리얼리티(reality)와 소박한 감성표현일 것이다.

자연은 예술창작에 있어 거대한 창발적 관념과 이상을 동시에 제공하는 우주의 숭고함 그 자체일 것이다. 나는 송문영의 나무와 각에 대한 그리고 자연에 대한 사랑을 자연주의적 풍경화를 그려 낭만주의적 업적을 남긴 영국의 콘스터블(John Constable;1766-1837)의 전기를 쓴 레슬리(Leslie:1794-1859)의 명언을 소개하면서 그의 예술적 이상을 표현하고자 한다. “나는 그가 마치 예쁜 어린 아이를 양팔에 안아 올리는 것처럼 황홀한 기분으로 어느 훌륭한 나무를 찬미하고 있는 것을 본적이 있다”라고.

송문영의 서각에서 느껴지는 자연에 대한 건강한 감성은 오늘날 우리에게 도의의 가치를 끝없이 창신(創新)하며, 전통에 대한 정직한 전달과 현대를 소박하게 일구어가는 작가정신을 끌어내게 한다. 그 자신에게 있어 원초적 신비를 향한 자연과의 교감은 소박하고 단아한 기품을 자연에 고스란히 담아 영혼의 자연으로 역설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문의: 한전아트센터 프라자(02-2055-1192)


#서각#미술#송문영#한국서각협회#경남미술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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