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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5월 15일 1면
<조선일보>5월 15일 1면 ⓒ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15일, ‘삼성 휴대폰 主力공장 베트남 - 구미보다 많은 연 1억대 생산...제조업 空洞化’를 1면에 3단 기사로 게재하고, 3면에 관련기사를 편집했다.

주요내용은 “삼성전자 한 소식통에 의하면,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경북 구미 공장위주로 짜 왔던 휴대폰 생산전략을 전면 개편, 글로벌 소싱 체제로 바꾸기로했다...(중략)...”

또한, “삼성전자는 이전 계획을 반영, 구미 공장에서 매년 700-800명씩 뽑던 생산직 신규 선발을 올해부터 전면 중단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기사는 두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 번째는 정보원의 문제다. <조선일보>1면 기사에서 ‘삼성 휴대폰 공장 베트남 이전’을 주장한 것은 ‘삼성전자에 정통한 한 소식통’이었고, 또한 삼성전자의 결정을 보충 설명한 사람도 ‘전자업계 관계자’이다. ‘관계자’, ‘소식통’ 등 정보원이 불분명할 경우, 기사의 신뢰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두 번째는 근거로 제시했던 ‘생산직 신규 선발을 올해부터 전면 중단했다’ 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다. 16일 삼성전자 장병조 부사장이 구미시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와 관련 다음과 같이 진술했다.

“개발, 제조 기술 부문에서 지난해 말 보다 5월 현재 700명이 증가했다. 다만 생산현장에 필요한 고3학생의 인력충원은 매월 6월 이후 실습형태로 이뤄졌으나, 지난해부터 교육부 방침에 따라 11월 이후 가능토록 됐으며 이 부분이 곡해된 것 같다”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보도자료)

지역언론, ‘베트남 공장 증설 계획’로 규정,
도대체, 누구의 이야기를 들었을까?


<매일신문>5월 15-16일 1면
<매일신문>5월 15-16일 1면 ⓒ 매일신문

<영남일보>5월 16일 1면
<영남일보>5월 16일 1면 ⓒ 영남일보

삼성측의 공식입장도 아니고, 명확한 근거도 없는 이 기사로 인해 경북도, 구미시, 지역언론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15일 오후에 대책회의를 진행했으며, <매일신문>, 대구 KBS, 대구MBC 는 관련 기사를 1면 톱, 저녁 뉴스의 첫 번째 꼭지로 보도했다.

위 : 15일 대구 KBS 뉴스9, 아래 대구 MBC 뉴스데스크. 주요기사 및 첫 번째 꼭지 기사
위 : 15일 대구 KBS 뉴스9, 아래 대구 MBC 뉴스데스크. 주요기사 및 첫 번째 꼭지 기사 ⓒ 대구kbs/대구mbc

하지만 이들은 <조선일보>의 ‘베트남 이전설’과 달리, ‘삼성의 베트남 공장 설립’으로 이 문제를 규정하고, ‘2008년 공장 완공, 연간 1억대 생산’등 향후 계획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이를 증명해줄 삼성관계자 인터뷰는 아예 없었다.

<매일신문>
5월 15일 1면 TOP - "삼성마저..“ 충격의 구미, 휴대전화 주력공장 베트남 설립 알려져
5월 16일 1면 TOP - "삼성이탈 막아라“ 경북도, 구미시 비상 - 유대전화 공장 베트남 설립 파장.

<영남일보>16일 1면 - "저가폰 생산 위해 베트남 투자"5월 16일 1면 TOP - "삼성이탈 막아라“ 경북도, 구미시 비상 - 유대전화 공장 베트남 설립 파장

<대구 KBS>뉴스 9
5월 15일 첫 번째 꼭지 -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휴대전화 공장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중략)

<대구 MBC>뉴스데스크
5월 15일 첫 번째 꼭지 - “삼성전자가 구미에 있는 휴대전화 생산시설 보다 더 큰 규모의 공장을 베트남에 짓습니다...


‘삼성전자 측 해명 기자회견’ 기사량
vs 베트남 공장 건립’보다 훨씬 작게


하지만 삼성전자 부사장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도 해명을 했다.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중저가폰의 국외 생산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등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공장 건립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제 막 사람을 보내 상황을 파악하고...(중략)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 (한겨레신문 5월 17일)고.

하지만 <매일신문>은 16일 기자회견 내용을 1면 아래쪽에 2단으로 작게 편집했고, <영남일보>는 1면에 4단 기사로 “저가폰 생산위해 베트남 투자”를 제목으로 뽑았다.

또한 해당 기사에서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상무’를 인터뷰, ‘베트남 신규투자와 관련된 내용을 인터뷰했다. 그러나 당일, 삼성전자 측에서는 ’아직까지 결정된 것이 없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기자회견 또한 진행되었다.

대구KBS와 mbc도 16일 뉴스에서 각각 ‘삼성전저 구미사업장은 역할 유지’, ‘삼성전자 “무미 시설 이전은 아니다”’라는 기사를 보도하긴 했지만, 기사량과 중요도는 훨씬 낮았다.

문제의 핵심
- 삼성에서 ‘베트남 투자’를 공식적으로 밝혔나?‘
- 언론에서는 ‘삼성 or 산자부 등에 확인 취재는 했을까?’


삼성측에서 공식적으로 주장한 내용, 즉 △ 해외 신규 투자 건, 시장 조사 중 △ 신규선발 중단 건, 사실무근 등은 아주 작게 보도하거나, 외면한데 반해, 삼성 측 그 누구도 확인해 주지 않았던 ‘삼성, 베트남 신규투자, 공장규모, 완공시기’ 를 주요하게 보도한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오로지 이와 관련된 사실을 공식적으로 증명해주는 것은 <조선일보>기사일 뿐인데, 그렇다면, 지역언론의 주요 정보원은 <조선일보>였는가?

최소한, 이런 문제와 관련, 삼성측 공식입장을 들어보는 확인취재는 필요했을 것이다. 또한, 기업의 해외투자와 관련된 내용은 산업자원부가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관계자들과 논의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최소한 이들 중 누구라도 인터뷰 해서, 사실관계의 정확성을 제시해야 했다.

현재 국회 산업자원위원회에는 대구경북권 국회의원 4명 (곽성문, 김성조, 이병석, 이명규)이 포진하고 있고, 특히 김성조 의원은 구미(갑)를 지역구로하고 있다.

'삼성 휴대폰 베트남 이전 or 신규확장‘, 상황에 따라 해석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그 상황을 분석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삼성전자에서 이런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관계자, 소식통‘등으로 언급된 많은 기사는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고, 더불어 해당 기사의 신뢰도도 떨어진다.

<조선일보>의 오류를 범했고, 지역언론은 해당 문제에 대한 충분한 확인 취재나 정보원 인터뷰도 없이, <조선일보>측 주장을 뒷받침해준 꼴이 되었다.

확인취재, 정말 불가능했을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오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모니터보고서>

참언론대구시민연대는 2003년 대구에서 처음으로 결성된 언론개혁운동단체다. 지역사회 민주주의가 안착되기 위해서는 법제도적 장치 마련과 더불어 지역사회를 정비하고 발전시킬 참언론의 존재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위 보고서는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언론모니터팀에서 공동작업하고, 허미옥님이 대표 집필했습니다.

허미옥님은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사무국장입니다. 

자세한 문의 : 053-423-4315 / www.chammal.org


#삼성전자 휴대폰#조선일보#베트남#취재원 불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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