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폴커 슈피어링 <세계사를 바꾼 철학의 구라들>
ⓒ 이룸
철학책을 읽는다는 부담을 덜고 책읽기를 시작할 수 있다. 해당 철학자의 핵심만 정리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기억하고 있는 철학자들의 인상은 아포리즘 형태다. "너 자신을 알라"(이 책에서는 "나는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안다"로 좀더 정밀하게 다듬어준다)라든가 "아는 것이 힘이다"라든가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이런 식으로.

<세계사를 바꾼 철학의 구라들>은 바로 이러한 철학적 언명에서부터 출발한다. '탈레스'를 펼쳐보자. "물은 만물의 근원이다" 이렇게 명시하여 놓고는 그의 전기를 요약한다. 이 안에는 흥미로운 일화도 들어 있다.

탈레스가 살았던 당시 분위기는 대개의 것들이 신화적으로 해석되던 때였다. 예를 들면 지진이 일어나는 것도 포세이돈이 화가 나서 삼지창으로 땅을 격렬하게 찍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탈레스는 이러한 설명 방식을 거부하고 새로운 사유의 길을 열었다. 탈레스는 아르케(처음, 근원, 우두머리 등을 뜻하는 그리스어)를 추구한 최초의 인물이다.

교부철학의 대표자 아우구스티누스. "진리는 인간의 내면에 있다" 아우구스티누스가 생각하는 영원한 지혜는 '당신'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인격적인 신이다. 그에게는 신앙이 우선이고 이성적 통찰은 그 다음이다. "신앙을 통해 이성적 통찰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우선 성경의 권위에 머리를 숙여야 한다."

칸트에게 인간은 자유로운 도덕적 주체 즉 '인격체'다. 자유로운 도덕적 주체는 스스로를 위해 이 세상이든 저 세상이든 외부적인 권위와 상관없이 이 인륜적인 법에 스스로 복종할 줄 안다.

칸트의 도덕률은 이런 것이다. '정언 명령'이라 불리는 것이다. "너는 인간을 너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에게 있어서 항상 동일하게 단지 수단으로서만이 아니라 목적으로서 대하도록 행동하라."

또 다른 정언 명령 "너의 의지의 준칙이 언제나 동시에 보편적 입법의 원리로 타당할 수 있게 행동하라." 예를 든다. 가령 나의 의지가 '내게 이익이 된다면 약속을 지킬 의사 없이 거짓 약속을 할 수 있다'는 준칙을 제시했다고 하자. 과연 이 준칙이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입법이 되기를 바랄 수 있는가? 칸트는 이 물음에 '아니다'라고 대답한다. 왜 그러한가? 정언 명령과 관련해서 이 준칙은 다음과 같이 표현되기 때문이다. '거짓된 약속에 수긍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단지 수단으로 이용할 뿐 그가 목적 그 자체임을 부정한다.'

포퍼의 과학 방법론(반증)의 생성 배경을 알 수 있다. 빈학파로 대표되는 교조주의적 실증주의에 대한 반발이었다. 이들이 내세우는 귀납적인 보편화는 교조적 특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반증 이론은 아인슈타인의 제안에서 힌트를 얻었다. 당시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이론이 정확하게 정의된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그 이론을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고 포퍼는 이 요청으로부터 학문에 대한 자신의 입장 즉 '비판적 합리주의'를 발전시킨다.

"1919년 나의 중심 생각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만약 누군가가 과학 이론을 제시한다면 아인슈타인이 질문한 '어떤 조건에서 나는 내 이론이 잘못되었다고 인정할 것인가? 다른 말로 하면 어떤 가능한 사태들을 내 이론의 반론(반증)으로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답해야 한다." - 포퍼, <나의 지적인 발달의 출발점>에서

고대, 중세, 근대, 현대로 나누었고 각각의 앞자리에는 그 시대의 철학 일반을 설명한 '개관'을 두고 있다. 부록으로는 철학자들의 주요 저서를 요약해 놓았고 개념을 찾아볼 수도 있게 하였다.

덧붙이는 글 | * 지은이: 폴커 슈피어링 / 옮긴이: 정대성 / 펴낸날: 2007년 4월 18일 / 펴낸곳: 이룸 / 책값: 1만9700원


세계사를 바꾼 철학의 구라들

폴커 슈피어링 지음, 정대성 옮김, 자음과모음(이룸)(2007)


태그:#세계사를 바꾼 철학의 구라들, #폴커 슈피어링, #이룸, #정대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