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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
ⓒ 오마이뉴스 이종호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정면승부'를 택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편지정치'에 편지로 맞선 것.

정 전 의장은 8일 오후 홈페이지에 '편가르기 정치와는 결별해야 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원고지 22매 분량이다. 앞서 지난 7일 노 대통령은 청와대브리핑 사이트에 올린 '정치인 노무현의 좌절'이란 글을 올려 정 전 의장과 김근태 전 의장을 '구태정치'라며 싸잡아 비난했다.

정 전 의장은 "대통령의 글을 잘 읽었다"며 "대통령께서 당적을 정리하시기 전까지 같은 당을 했던 정치인으로서 매우 착잡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대통령의 글 가운데 "양심의 명령에 따라 성실하게 정치를 해야 한다"는 구절을 인용, "마음에 와 닿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내 "무엇이 양심의 명령인가, 이념이 다른 정당과의 대연정을 모색하는 것이, 통합을 가로막는 편가르기의 정치가 양심의 명령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또 "국민통합을 위한 정치적 기초를 튼튼히 하기위해 각각의 정치세력들은 다양한 논쟁과 실천을 할 수 있다"며 "이러한 모든 노력을 과거의 구태정치라 부르고 대통령 자신이 20년동안 지켜온 가치를 무너뜨리는 것이라 부른다면 이는 독선과 오만에서 기초한 권력을 가진 자가 휘두르는 공포정치의 변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의는 독점되는 것이 아니며 독점하는 정의는 양심이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내가 하면 옳고 남이 하면 옳지 않다고 평가하는 것이 통합의 정치, 통합의 리더십은 아닐 것"이라고도 했다.

◇"대통령 때문에 당 이렇게 된 측면 성찰해야"= 노 대통령과 청와대가 자신을 향해 "원칙이 없다" "기회주의적이다"고 비난한 데 대해선 "'원칙과 기회주의'가 문제가 아니라 '통합과 편가르기'가 문제라 반박하고 "통합의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기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배제의 정치, 편가르기의 정치를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7일 편지에서 열린우리당의 '표류'가 정치인 노무현의 '좌절'이라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은 이에 대해 "대북송금 특검수용, 대연정 제안 등 노무현의 표류가 열린우리당의 좌절의 원인이 된 측면에 대한 성찰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되받았다.

또 "통합의 노력때문에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 인식하는 대통령의 비관과 패배주의는 위험한 진단"이라며 "우리당에 대한 맹목적 신뢰가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의장은 청와대 참모진에도 화살을 돌렸다. 그는 "열린우리당에 안주하려는 분들은 제가 당을 깨려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며 "살모사정치 등 천박한 막말을 퍼붓고 있는 측근들이 열린우리당에 가진 맹신은 스스로를 닫힌우리당임을 자백하는 정치적 자해행위"라고 일갈했다.

◇"열린우리당 아니라 닫힌우리당"= 열린우리당에 대해선 "국민의 눈에 비춰진 열린우리당은 이미 기득권화돼있고 통합적이지도 않다"며 "깨끗한 정치와 지역주의 극복을 내건 그 '열린' 우리당이 아니라 현상유지적이고 분파지향적인 '닫힌' 우리당"이라고 진단했다.

끝으로 '통합의 정치'란 자신의 주장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오늘날 우리 사회가 간절히 필요로 하는 정치는 선과 악의 이분법에 따른 심정윤리의 정치가 아니라 세계화 시대에 적극 대응하는 책임윤리의 정치, 그 결과에 책임을 다하는 정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우리 국민들이 진정 원하는 정치는 더 많은 평화, 더 많은 성장, 더 좋은 민주주의를 위한 정치"라며 "이를 통합의 지반 위에서 성취하고픈 것이 소망이자 정동영 정치의 목표"라고 했다.

김성휘기자 sunn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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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노무현#열린우리당#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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