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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저녁에는 닭볶음탕을 했다. 식탁에 앉은 남편은 입맛을 다시면서 대뜸 하는 말이 "어 이게 뭐야? 그렇지 않아도 속이 허한 것 같았는데 잘 됐다"하더니 밥을 먹기 시작한다. 한동안 입맛이 없을까 봐 입맛을 돋구어주는 봄나물을 자주 해주었었다.
어제 밥상에 생선이 있었지만 남편은 무엇을 먹을까? 하곤 두리번거리는 듯했다. 남편은 고기를 한동안 안 먹으면 기운이 없다고 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계속 고기반찬이 안 올라가면 남편 입에서 분명 "이러다 영양실조 걸리겠다"라는 말이 나올 때가 된 것이다. 닭볶음탕을 보더니 싱글 벙글이다. 주중에 먹거리가 시원치 않으면 더욱 피곤할 것 같아 닭볶음을 하기로 한 것이다.
닭을 씻을 때 기름기를 잘라낸다. 그리고 끓는 물에 살짝 담가 기름기를 뺀다. 닭에 물, 고추장, 간장, 소금, 고추 가루를 넣고 센 불에 끓여준다. 보글보글 잘 끓고 있는 닭에 감자를 먼저 넣고 끓인 후 양파, 파, 마늘 ,설탕 약간을 넣고 끓여준다. 마지막으로 후추 가루를 넣고 끓여준다. 우린 감자를 좋아해서 감자도 넉넉히 넣는다.
남편은 기다렸다는 듯이 아주 맛있게 잘 먹는다. 그러더니 하는 말이 "이젠 기운이 나는 것 같다"하면서 조금 더 먹는다.
남편의 그런 모습을 보니 돌아가신 친정어머니가 "나는 기운이 없다가도 닭고기만 먹으면 기운이 나는 것 같다"라고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그도 그럴 것이 닭고기에는 단백질,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소화흡수가 잘 되는 산성식품이기 때문일 것이다.
저녁을 맛있게 먹어서였을까? 남편은 다른 날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단잠에 빠진 남편의 얼굴에서는 피로가 물러나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