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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애니메이션을 대표하는 <령리한 너구리> 시리즈.
북한 애니메이션을 대표하는 <령리한 너구리> 시리즈. ⓒ 애니메이션박물관
'북한은 언제부터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시작했을까', '북한 애니메이션은 모두 선전용일까'.

접하기 힘들어 더욱 궁금한 북한 애니메이션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찾아온다.

애니메이션박물관은 오는 27일부터 6개월간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 아트갤러리에서 '왜 몰랐을까요?-북한 애니메이션 특별전'을 개최한다. 북한 애니메이션의 모든 것을 둘러볼 수 있는 전시다. 북한 애니메이션의 역사는 물론, 그 종류와 내용에 따른 유형과 남북협력을 위한 노력 및 결과물 등이 모두 전시된다.

북한은 1958년 조선예술영화촬영소 내 조선만화연구원(현 4·26아동영화촬영소)을 발족, 최초의 셀애니메이션 <신기한 복숭아>(1960), <금도끼 쇠도끼>(1960) 등을 만든 바 있다. 또 1970년대 초 김정일 위원장의 특별 교시로 애니메이션에 대한 지원을 확대, 어린이의 정서와 심리에 초점을 맞춘 아동용 애니메이션들이 주로 제작되고 있다.

최초의 남북한 합작 애니메이션 <왕후심청>
최초의 남북한 합작 애니메이션 <왕후심청> ⓒ 에이콤프로덕션
북한 애니메이션은 국가의 강력한 지원과 육성으로 성장, 해외 주문을 통해 많은 기술을 축적해왔다. 현재는 국가 IT발전 전략에 따라 현재 국외 나라들과 협력 또한 적극적으로 모색, 애니메이션산업을 새롭게 발전시키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특히 활발한 남북한 애니메이션 교류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지난 2000년 영화진흥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우리 영화계 대표단이 북한을 찾았으며, 이듬해 <게으른 고양이 딩가>를 제작, 남북 공동제작 물꼬를 튼 바 있다.

최근 북한 애니메이션계는 20∼30대 작가와 연출가, 촬영가 등 신세대 애니메이터를 육성, 2D/3D 컴퓨터그래픽을 활용한 신기술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 <게으른 고양이 딩가> 외에도 <뽀롱뽀롱 뽀로로>, <왕후심청> 등을 작업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한승태씨는 "북한은 남한의 역사보다도 오래전부터 수준 있는 작품을 생산해 왔다"며 "대부분 선전용일 거라고 짐작하던 선입견을 뒤집고 어린이의 나이와 심리적 특성에 맞는 작품을 제작하는 등 어린이를 위한 배려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유려한 움직임, 친근한 정서가 매력

▲ 장수 쇠메의 활약을 그린 <소년 장수> 시리즈.
북한은 셀애니메이션을 비롯해 인형애니메이션, 컷아웃애니메이션, 컴퓨터애니메이션 등의 다양한 기법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해오고 있으며, 기술 면에서 이미 높은 인정을 받고 있다.

특히 디즈니와 같은 1초에 24프레임을 사용하는 풀 애니메이션 기법을 선호, 부드럽고 유려한 동작 연출이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1985년부터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 일본 등으로부터 OEM으로 일감을 수주하거나 합작하는 등의 일을 해왔다.

일부에선 색채의 선명함이나 동작의 자연스러움이 우리 수준보다는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도 내리고 있지만 ▲캐릭터의 현란한 움직임과 ▲상황을 증폭시키는 대사 처리 ▲우리와 친근한 이야기와 정서가 인상적이다.

북한 애니메이션 대표작으로는 ▲고구려 왕자 호동과 낙랑공주의 사랑이야기인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조선과학교육영화촬영소 아동영화창작단, 1990년, 72분) ▲'세 형제 이야기'를 주요한 줄거리로, 김일성 주석이 직접 창작과정에 참여하기도 했던 <날개달린 룡마>(조선과학교육영화촬영소 아동영화창작단, 1983년, 57분) ▲너구리를 주인공으로, 다른 동물들과의 갈증구조를 통해 선과 악을 대비시키는 <령리한 너구리> 시리즈(조선과학교육영화촬영소 아동영화창작단, 1987∼2001년, 30분×52부작) ▲고구려를 무대로 용감한 소년장수 쇠메의 이야기를 그린 <소년장수> 시리즈(조선과학교육영화촬영소 아동영화창작단, 1987∼2005년, 20분×100부작) 등이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CT News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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