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책 겉그림
책 겉그림 ⓒ yes24
지난 10년 동안 우리 사회에서 집계된 이혼자 수는 수백만에 달한다. 현재도 매일 700여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이혼을 한다고 한다. 조그만 땅 덩어리에 인구 5천만도 안 되는 나라에서 발생하는 이혼 수치니 놀랄 따름이다. 결혼 대비 이혼 비율 만해도 벌써 40%가 넘어섰다고 하니 그야말로 '이혼 선진국'이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

협의 이혼을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혼 사유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부분은 무엇보다도 배우자 간 '성격 차이'가 그 첫 번째다. 두 번째는 상대방의 부모나 친척들 사이에 나타나는 '가족 문제',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경제문제를 비롯한 돌발 변수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재혼은 어떠한가? 이혼한 후 외로움을 느낀다거나 누군가에게 의지하고픈 마음이 들 때 재혼을 한다. 그 경우 초혼과는 달리 누구나가 만족할만한 재혼생활을 영위해 나가는 것일까? 놀랍게도 선진국들의 경우 초혼의 이혼률이 30% 이상이고, 재이혼율은 70%에 달한다고 하니 우리나라도 머잖아 닥쳐 올 현실이다.

이러한 때에 재이혼률을 줄이고, 재혼에 성공한 부부로 당당하고 멋지게 살아갈 수 있는 비결을 제시해 준 책이 있다. 탤런트 겸 재혼정보회사 '행복출발'의 대표이사인 김영란의 <우리 다시 행복해지기까지>(잎파랑·2007)가 그것이다.

"날 행복하게 하고 정말 이 사업에 뛰어들기를 잘했다고 생각하게 하는 것은 고객 회원들과의 대화, 숨김없이 털어놓는 인생 이야기를 들어주고, 내가 들어준 것만으로도 위안을 얻는 그들이 있기 때문이다."(50쪽)

그렇다. 그녀는 연기자로서의 삶과 일상인으로서의 삶이라는 두 종류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도 어느 한 쪽에 쏠림 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별히 최근 2년 동안 맡고 있는 <행복출발>에서는 더없는 만족을 누리고 있다.

그렇다면 재혼을 하려고 하는 여성들이 최우선으로 꼽는 남성상은 누구일까? 1순위가 안정된 경제력이고, 2순위는 긍정적인 성격, 3순위는 여성을 배려하는 부드러운 매너와 분위기, 4순위는 상대방 자녀를 포용할 수 있는 따듯한 가슴, 5순위는 자녀가 장성했거나 아버지의 재혼에 긍정적인 경우 순이다.

그에 반해 재혼남성들이 바라는 여성 선호도는 어떠할까? 1순위는 꾸준한 자기 관리로 호감 있는 인상을 가꾼 여성, 2순위는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씨 고운 여성, 3순위는 밝고 긍정적인 성격, 4순위는 자녀가 없는 여성, 5순위는 지나치게 조건을 따지지 않고 포용력이 큰 여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재혼은 선호도로만 따질 일이 아니다. 직접 만남을 가져봐야 어떠한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첫 느낌만으로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없다. 이는 초혼 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만큼 수차례에 걸친 만남이 중요하며, 적어도 3개월간의 교제를 통해 그 사람의 됨됨이와 성격, 이해심과 가치관, 그리고 종교관 등 모든 것을 알아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상대방의 집에도 많이 들락거려봐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그 집안사람들의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지, 상대방의 부모님들은 또 어떠한지, 재혼 상대자에 딸린 자녀들의 태도는 어떠한지 등 돌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들까지 꼼꼼하게 체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 섣불리 재혼을 했다가는 30%의 재혼성공률에 도달치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녀가 말하는 재혼 성공률 30%에 안착하는 비결은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려는 이해심이 첫째요, 둘째는 사랑을 받기보다는 먼저 줄 것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 셋째는 무엇보다 부부 관계를 최우선에 두는 것, 넷째는 종교나 취미 등의 공통점을 만드는 것, 다섯째는 늘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임하며 사는 것 등이다.

"1925년 결혼해서 81년을 살아 세계 최강 결혼 기록을 가진 영국의 퍼시 애로스미스(106세)와 플로렌스(100세) 부부가 오랜 금슬의 비결로 말한 것은 평범하면서도 중요한 핵심이다. 비결을 묻는 질문에 플로렌스는 결코 '미안해'라는 말을 하는데 주저하거나 두려워하지 말라고 당부했고, 이에 대해 퍼시는 항상 '그래, 여보'라는 말로 순순히 사과를 받아줬다고 응답했다." (269쪽)

모름지기 재혼이 일반화되고 있는 세상이다. 이러한 때에 재이혼하지 않는 혼인생활의 비결을 알려주는 이 책이야말로 사막의 오아시스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 무엇보다도 재혼하게 될 당사자 간의 치열한 노력이 중요할 것이다. 그것 없이는 언제든 실패할 위기가 다시 찾아 올 수 있는 까닭이다.

그렇기에 재혼 배우자간의 양보와 희생, 너그러운 관용과 부드러운 이해심이야말로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어떠한 역경이 닥쳐오건 진심으로 사과하고 차분하게 설명하는 태도, 상대방의 진정을 헤아리고 포용하려는 자세야말로 다시금 맞게 될 부부의 위기를 호전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에만 재혼에 성공한 부부로 멋지게 살아갈 수 있지 않겠는가….

우리 다시 행복해지기까지

김영란 지음, 잎파랑이(제이제이북스)(2007)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