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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쿠프리미엄 아울렛 매장
링쿠프리미엄 아울렛 매장 ⓒ 정현순

동계올림픽 후보지인 강원도 평창 주민들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이 며칠 전 뉴스에 비춰졌다. 주민들의 여러 가지 노력 중에 눈에 들어온 것은 택시기사들이 영어로 외국인을 대하는 장면이었다.

택시를 탄 외국인이 영어로 물어보자 알아듣고 대답하는 기사도 있었고, 잘못 알아들어 엉뚱한 대답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노력이 아름답게 보여 기분 좋은 웃음이 나왔다. 그들의 그런 진지한 모습을 보면서 지난번 일본 여행 때의 일이 생각났다. 우리의 그런 모습과는 영 딴판의 모습이었다.

일본에 도착한 첫 날. 간사이에 있는 링쿠프리미엄 아울렛 매장에 갔다. 호텔에서 걸어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그곳은 2층 건물에 120개가 넘는 점포가 쭉 들어서 있어 마치 리조트에 온 듯한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었다. 그곳에는 디자인패션, 스포츠웨어, 생활 잡화, 아동복, 피혁제품, 구두, 액세서리, 보석, 시계 등을 팔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디다스, 나이키, 베네통 등도 있었다.

밤 시간이 되었지만 사람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다
밤 시간이 되었지만 사람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다 ⓒ 정현순

그곳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을 한다. 저녁 시간이 되자 넓은 매장에는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우리 일행도 그곳을 돌면서 물건 구경을 했다. 한 친구가 4월에 태어날 손녀의 옷을 하나 골랐다. 그것을 들고 계산대로 갔다. 그곳은 일본 화폐단위인 엔화로만 표시 되어 있었다.

친구는 옷을 가르치면서 영어로 "How mouch?"하고 물었다. 하지만 그곳의 종업원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친구는 자신이 잘못 말했나 해서 아주 천천히 "How mouch is this?"하고 다시 물었다. 얼굴이 붉어진 그 종업원은 고개를 또 흔든다.

우린 그제야 그가 못 알아듣는다는 것을 알았다. 할 수 없이 현지 가이드를 찾아 일본말로 해결을 해야 했다. 그리곤 가이드에게 물었다. "이렇게 큰 매장에 있는 종업원은 기본적인 영어는 알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여긴 외국인들이 많이 오지도 않지만 여기 사람들은 영어를 정말 못해요"라고 말한다. 영어를 못하는 거하고 안 하는 것은 다른 일이다. 외국인이 많이 오지 않아도 그렇지 그런 기본적인 영어도 못 알아듣다니? 만약 우리나라에 이 정도의 아울렛 매장이 있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끔 오는 곳이라면 어땠을까?

매장의 분위기가 조금은 독특해 보였다.매장구경만 하는데도 시간이 제법 걸렸다
매장의 분위기가 조금은 독특해 보였다.매장구경만 하는데도 시간이 제법 걸렸다 ⓒ 정현순

아마도 우리가 질문한 정도의 말은 알아들을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못 알아듣는다면 옆에 있는 다른 누군가를 데리고 와서 소통을 했을 거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쉬운 영어도 못 알아듣는 곳은 그곳뿐이 아니었다.

나와 친구들은 호텔에 조금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일행들을 놓쳤다. 하여 호텔종업원에게 손짓 발짓을 다 해가면서 겨우 소통할 수 있었다. 우리가 묵은 호텔은 54층 특급호텔이었다. 가이드에 의하면 그곳의 그런 수준이 아주 잘 하는 영어라고 한다. 선진국이라면서… 왠지 아쉬웠다.

우리나라 인사동 어느 집 아줌마도 쉬운 영어는 잘하는 것 같던데… 그리고 지난번 여행했던 중동지역 국가들도 기본적인 영어로 소통을 할 수 있었다. 그 나라들은 일본보다 경제적이나 모든 면에서 뒤떨어진 나라이다. 일본여행을 자주 다니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한다. 일본이나 중국을 여행할 때 영어를 믿고 가면 큰 코 다친다고.

하지만 일본은 세계 2위라는 경제대국이라고 하지 않던가. 우린 그곳을 나오면서 "프랑스 닮아가나?"하며 웃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BS U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지난 3월4일 부터 '3박4일' 일본여행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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