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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올드보이]의 무대가 된 합천댐
영화 [올드보이]의 무대가 된 합천댐 ⓒ 김정수
경남 합천군에 자리한 합천댐은 영화 <올드보이>에서 영화의 비밀이 묻혀져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주인공 이우진(유지태분)의 누나가 자살하는 장면이 촬영되었다.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서 댐 아래로 추락하는 장면이 아찔하게 와닿았는데, 실제로는 높이 96m, 길이 472m의 콘크리트 중력식댐으로 그리 높은 것은 아니다.

합천댐은 대병면과 봉산면 일대에 걸쳐있는 댐으로, 1988년 12월에 준공된 다목적댐이다. 국내에서 다섯 번째로 큰 댐으로 7억 9천만톤의 물을 담수하여 산중 바다를 이룬다. 년간 2억3400만k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합천호 백리벚꽃길에 벚꽃이 만개했다
합천호 백리벚꽃길에 벚꽃이 만개했다 ⓒ 김정수
낙차가 크지 않다보니 발전은 댐 바로 아래에 있는 '수자원공사 합천댐관리단' 건물에서 이루어진다. 평일에는 미리 예약을 하고 방문하면 발전시설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합천댐에는 합천댐 준공기념탑을 비롯해, 합천댐물문화관이 자리하고 있다. 합천댐으로 인해 형성된 합천호는 황매산, 악견산, 금성산 등 아름다운 산들을 그림처럼 품고 있으며, 새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철새의 낙원이기도 하다.

저녁 노을이 질 무렵에는 뛰노는 고기들로 은빛물결을 이루며, 일교차가 심한 늦가을과 겨울철에는 이른 새벽에 피어오른 물안개가 신비함을 더한다. 겨울에 잡히는 빙어 역시 이곳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송씨고가 입구에 개나리가 만개했다
송씨고가 입구에 개나리가 만개했다 ⓒ 김정수
합천댐에서 거창 방면으로 이어지는 봉산대교까지의 호반도로는 낭만적인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가 높다. 깨끗하고 맑은 호수와 수려한 주변경관으로 인해 자동차 여행의 새로운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4월 초에는 호반도로의 100리 벚꽃길이 활짝핀 꽃들로 장관을 이루며 많은 상춘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호수를 따라 이어진 도로변이 팝콘처럼 피어난 꽃들로 인해 꿈속을 거닐며 여행하는 듯한 느낌이다. 올해는 4월 8일 합천 벚꽃마라톤대회가 열린다. 주변의 송씨고가, 사의정, 옥계서원, 현산정 등의 고가들로 무릉도원을 연상시킨다.

대평면 역평리에 자리한 송씨고가(경남 문화재자료 105호)는 특히 봄풍경이 아름다운 고가로 사진 촬영 장소로 인기가 높다. 합천군청의 관광홍보자료에 따르면 송씨고가는 원래 은진 송씨 문중의 송종만이 1866년 유전리에 건립한 것이다.

송씨고가에서 제포두부를 만들고 있다
송씨고가에서 제포두부를 만들고 있다 ⓒ 김정수
합천댐 공사로 인한 수몰을 피해 지금의 장소로 옮겨 복원되었다. 본채의 방문은 격자문으로 만들어졌으며, 사랑채의 마루에 계자난간을 두른 것이 특징이다. 4월 초에 찾아간다면 입구 양 옆으로 만개한 개나리로 인해 고풍스런 건물이 한결 산뜻하게 와닿는다.

이곳은 현재 후손들이 거주하며 생활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방식으로 두부며 술을 만드는 과정을 지켜볼 수도 있다.

필자가 이곳을 방문했을 때 마침 장작으로 불을 피운 가마솥에다 두부를 만들고 있었다. 찹쌀과 솔잎, 누룩으로 60일간 발효시켜서 만드는 고가송주는 이곳에서 만드는 합천의 대표적인 특산품으로 1999년에는 농림부 전통식품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옥계서원 앞에 만개한 벚꽃
옥계서원 앞에 만개한 벚꽃 ⓒ 김정수
송씨고가 왼쪽으로는 사의정(경남 문화재자료 105호)이라는 객사가 자리하고 있다. 정면 4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기와건물로 1922년에 세워진 건물이다. 객사로 들어서는 입구에는 하얀 목련이 만개해서 봄의 정취를 돋우고 있으며, 건물 측면의 담벼락을 따라 벚나무가 몇 그루 심어져 있어서 고풍스런 분위기가 한폭의 동양화 같은 자태를 뽐낸다.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하얀 꽃눈이 흩날리며 나그네의 눈과 발길을 멎게 한다. 사의정 뒤쪽으로 고가식당이 자리하고 있는데 송씨 고가에서 만들어내는 고가송주, 정식, 제포두부, 메밀묵채 등을 맛볼 수 있다. 다시 거창방면으로 10여분을 더 달리면 옥계서원이 나온다.

사의정 주변으로 벚꽃이 만개했다.
사의정 주변으로 벚꽃이 만개했다. ⓒ 김정수
만개한 벚꽃터널 뒤로 보이는 서원은 마치 흰 구름 위에 솟아있는 듯 몽롱하게 다가온다. 서원 왼쪽으로 드넓게 펼쳐진 합천호가 엄마가 아기를 안고 있는 것처럼 넓은 품을 기대온다. 호수 앞의 언덕에 자라는 10여 그루의 소나무가 주변의 벚꽃과 어우러지는 풍경이 한폭의 풍경화로 다가온다.

초록빛 소나무와 솜털처럼 새하얀 벚꽃, 파아란 호수가 나그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이곳은 합천호의 벚꽃사진 촬영장소 중 으뜸으로 꼽을 만한 곳이다. 또한 그 옆의 호반도로 역시 S라인을 뽐내는 커브길을 이루고 있어 벚꽃길의 각선미를 완성시킨다.

그밖에도 합천호에는 회양관광지, 보조댐관광지, 새터관광지가 있다. 회양관광지 내의 합천워터월드(www.hcww.co.kr)에서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모터보트, 바나나보트 등의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만개한 벚꽃 뒤로 송림과 합천호가 보인다
만개한 벚꽃 뒤로 송림과 합천호가 보인다 ⓒ 김정수

덧붙이는 글 | 찾아가는길
88고속도로 고령IC-> 합천읍 -> 합천댐 -> 사의정, 송씨고가 -> 옥계서원, 
또는 88고속도로 거창IC -> 24번 국도 합천방면 -> 봉산대교 -> 옥계서원 순으로 돌 수도 있다. 

추천맛집 및 숙소
합천댐 수문 맞은편의 합천호관광농원(055-932-0036, www.hapchon.net)에서는 빙어회. 낙지볶음을 맛깔스럽게 내놓은다. 찜질방과 황토집을 갖추고 있어 숙박도 가능하다.

이 기사는 SBS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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