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산은 봄을 마중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등산로를 따라 많은 사람들이 오르락내리락한다. 지난 25일 그 길을 따라 나도 아이들도 함께 걸었다. 그렇게 천천히 산책하듯 걷다 보면 작은 절이 나온다. 모악산(전라북도 완주군 구이면에 위치)에 있는 대원사다.
작은 암자 같은 사찰인 대원사에 진순이(개 이름)가 있다. 그리고 그의 분신인 두 마리의 백구도 있다. 사찰 경내를 느릿느릿 걸어다니는 진순이를 사람들은 매우 호기심 있게 쳐다본다. 뭔가 이상하기 때문이다.
진순이의 배엔 커다란 혹이 달렸다. 동화에 나오는 혹부리 영감의 혹 같은 것이 달랑거리며 걸음을 옮기는 진순이의 몸을 무겁게 한다.
어른이나 아이나 할 것 없이 그런 진순이의 모습에 모두 걸음을 멈추고 안쓰러운 시선을 보낸다. 그러나 진순이는 그런 눈초리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갈 길을 간다. 쉬고 싶으면 눈을 감고 봄볕에 몸을 맡긴다.
간혹 어린 꼬마들이 진순이 곁에 않아 등을 만져주면 눈꺼풀을 살짝 들었다 놓을 뿐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면 진순이 새끼들인 백구 두 마리가 어미 곁에 와서 장난을 치기도 하고 어리광을 부린다. 그런 모습을 사람들은 사진기에 담아 놓는다. 스님도 디카를 가지고 와서 엄마와 놀고 있는 새끼들의 모습을 담아 놓는다. 그런 스님의 모습이 정겹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아프면 나 몰라라 하는 세상인데 이곳 절집에선 모든 게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이 보인다. 특히 아직 어린 새끼들이 엄마한테 재롱을 부리는 모습이 아름답다. 그런 모습을 담아 보았다. 엄마와 자식들의 오붓하고 사랑스런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