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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시작된 한미 FTA 최종 고위급협상에서 한미 양국의 대표로 나선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캐런 바티야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협상에 들어가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정부가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당초 투자자-국가소송제(ISD)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추진해온 부동산정책이 결국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적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은 29일 진행된 한미FTA 통상장관급 협상에서 ISD 적용 대상에서 부동산과 조세정책을 제외하지 않는 것으로 양국이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양국은 한국의 무역구제에 대한 요구와 미국의 의약품 및 ISD에 대한 요구 수준을 각각 낮춰 맞교환하기로 하고 협상을 진행해 왔다. 특히 한국은 부동산시장 안정 등을 이유로 ISD 대상에서 부동산과 조세정책을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강력하게 고수해 왔다.

한미FTA 국회특위 위원인 최재천 의원(무소속)은 이날 "협상에 정통한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의 요구 사항 가운데 하나인 ISD 적용대상에서 부동산과 조세정책을 제외하는 것과 관련, 양국이 미국측 표준안 대로 이를 제외하지 않는 것으로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 협상단은 지난 19~21일 워싱턴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 때까지만 해도 'ISD에서 부동산·조세 정책을 제외'키로 했다. 하지만 이번주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최종 통상장관 협상에서 이를 번복해 협상이 난항을 겪어 왔다.

특히 미국은 업계 의견을 이유로 ISD 대상에서 부동산 조세 정책을 제외하는 방안에 대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 왔다. 이후 한국도 ISD 대상에서 부동산과 조세 정책을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그러나 결국 미국측 표준안 대로 ISD 적용 대상에서 부동산·조세정책이 제외되지 않음에 따라 향후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 협정문 '사인'이 이뤄진다면 공공적 성격인 부동산 정책의 대부분이 훼손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한미FTA에 대해 원칙적으로 지지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 조차 '반드시 관철해야 할 핵심과제'로 ISD에서 부동산과 조세정책 제외문제를 포함시킬 정도였다.

이와 관련 송기호 통상전문 변호사는 "미국측 표준안대로 타결된다면 부동산 법률에 근거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미국 투자자로부터 제소대상이 될 수 있다"며 "결국 부동산투기를 규제하고 균형있는 국토개발을 위해 제정된 법률이나 정책이 무력화돼 망국적인 부동산 투기 등에 대해 공공정책을 사용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재천 의원은 "부동산과 조세 정책을 ISD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누차 강조해온 정부가 결국 협상 막판에 이르러 미국측 요구를 들어준 셈"이라며 "ISD에서 부동산과 조세 정책을 제외하자는 요구를 미국이 거부한 만큼 한미FTA 협상을 지금이라도 중단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리측 협상단 투자 분과장인 최경림 외교통상부 FTA 국장은 "부동산과 조세정책을 ISD 적용대상에 포함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이 부분에 대한 중요성을 (협상과정에서) 미국측에 계속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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