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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고백을 하는 여고생을 찍고 있는 중
사랑고백을 하는 여고생을 찍고 있는 중 ⓒ 이영희
지난 3월 25일 따사로운 휴일 오후, 사람들로 북적이는 포항 시내 중심가에 사람들이 가득 몰려 들었다. 무언가 특별한 행사가 벌어지고 있음이 분명했다.

가까이 가보니 어떤 한 사람은 열심히 캠코더로 영상을 담아내고 있었고, 또 다른 한 사람은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 등장해서 유명해진 클래식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사람들을 찍어 주고 있었다. 그리고 두 명의 여학생들은 손에 무언가를 가득 움켜쥐고 사람들에게 부지런히 나눠주고 있었다.

사랑 고백을 하는 여중생을 찍고 있는 카메라맨
사랑 고백을 하는 여중생을 찍고 있는 카메라맨 ⓒ 이영희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네 명의 학생들에게 직접 물어보니 연유는 이러했다. 이들은 지난 12월 G마켓에서 주최한 신기부문화창출을 위한 공모전에 '따뜻한 세상만들기, 하트랜드 프로젝트'를 제출해 최종 당선된 대학생 모임으로, 이날은 이 프로젝트의 마지막 이벤트 '즉석 사랑고백' 행사를 진행하는 중이었다고.

지금은 하트랜드 프로젝트 진행중
지금은 하트랜드 프로젝트 진행중 ⓒ 이영희
이 날의 행사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먼저 거리의 사람들을 모아서 즉석에서 전화를 걸어 사랑하는 가족이나 연인, 친구 등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장면을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찍어주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장면을 영상에 담아서 다큐멘터리로도 제작한다고 했다.

더불어 특별히 제작한 문고리에 걸 수 있는 캠페인 광고물을 사람들에게 나눠줬는데 거기에는 '오늘은 사랑하는 가족을 안아 주셨나요?'라는 문구가 전혀 있었다. 가족들끼리 서로 껴안으며 사랑을 표현하고 친밀감을 쌓아나가는 과정을 통해 가정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고 했다.

폴라로이드 사진기로 찍어주고 있는 모습
폴라로이드 사진기로 찍어주고 있는 모습 ⓒ 이영희
이러한 취지에 사랑들도 큰 공감을 하며 큰 호응을 보였다. 줄을 서서 그 이벤트에 참여하고자 기다렸음은 물론, 가족 단위로 참여하거나 연인, 친구 등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어우러진 작은 축제와 같이 느껴졌다.

특히나 무뚝뚝하기로 소문난 경상도에서 이러한 행사가 벌어졌으니 그에 대한 반응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몇몇 이들은 전화를 걸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혀서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기도 했다.

문고리 캠페인 종이를 나눠주고 있는 팀원들
문고리 캠페인 종이를 나눠주고 있는 팀원들 ⓒ 이영희
약 두 시간 반 동안 펼쳐진 이날 행사에는 총 50여 팀이 참여해서 각자가 소중히 생각하는 이들에게 아주 따끈따끈한 진심어린 사랑을 표현하였으며 그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들 또한 함께 기쁨을 나누며 즐거워 했다.

하트랜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AD-Quem 팀은 "결코 행복은 멀리 있는 것도 어려운 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이렇게 주위의 사람들과 행복을 나누고 만들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현상된 폴라로이드 사진을 받고 기뻐하는 모습
현상된 폴라로이드 사진을 받고 기뻐하는 모습 ⓒ 이영희
이날의 행사를 지켜보며 행복은 결코 거창하거나 많은 것들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듯 했다. '통조림된' 웃음'이 아닌 '살아있는' 웃음을 가득 느낄 수 있었던 이 행사를 통해 우리 사회가 관심의 부싯돌에 얼마나 허덕이고 있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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