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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시민공원에서 결의대회를 열려던 참가자들이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김영균

26일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한미FTA저지 범국본)이 주최하려던 '단식농성 확대 결의대회'가 경찰의 원천봉쇄로 무산되다시피 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단식농성 확대 결의대회를 수십대의 경찰버스 '차벽'과 수백명의 전경으로 철저히 봉쇄했다. 열린시민공원에 들어가려던 대회 참가자들은 입구에서부터 경찰에 둘러싸여 꼼짝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 경찰이 한 집회 참가자를 열린시민공원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김영균
이 과정에서 공원 입구와 화단 곳곳에서 경찰과 참가자들 사이에 욕설과 몸싸움이 벌어졌지만 큰 불상사는 없었다. 공원 안에서 장기간 농성 중이던 사람들도 통로를 뚫기 위해 경찰과 맞붙어 일시에 아수라장이 연출되기도 했다.

처음부터 결의대회를 불법집회로 규정한 경찰은 단 한 사람도 포위망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통제했다. 심지어 몇몇 기자들이 '기자증'을 들어 보이며 통행을 요구했지만 경찰은 막무가내로 통과시키지 않았다. 지휘관들조차 "무조건 막으라"며 전경들을 독려했다.

이 때문에 한 때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 간에는 "개XX", "죽여"라는 등 고성과 험한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한 시민단체 참가자가 "기자회견도 마음대로 못하느냐"고 항의했지만, 몇몇 전경들에게서 "불법 집회를 하는 주제에 말이 많다"는 대답과 함께 욕설을 들어야 했다.

다른 시민단체의 여성 활동가는 전경들이 막고 서 있는 화단의 바닥을 흙투성이로 기어올라서야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 일부 참가자들이 거세게 항의하자 경찰이 몸으로 밀어내 몇몇 사람이 깔리는 아찔한 상황도 만들어졌다.

폭력 진압 비난에도 '날세운' 방패 공격 여전

공원 내에서 밖으로 나가려던 참가자들이 다가서자 경찰은 방패날을 세워 공격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과잉 폭력진압으로 이택순 경찰청장 등이 공개 사과한지 불과 보름 밖에 안됐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방패 공격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주변에는 '취재보호', '신변보호'가 새겨진 붉은 조끼의 '경찰 통제반'도 있었지만 별다른 제지가 없었다.

공원 곳곳에서 산발적인 몸싸움을 벌이던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의 포위망을 뚫지 못하자 안팎에서 약식으로 집회를 열었다. 또 참여연대와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는 이날 오후 4시부터 광화문과 청계천, 명동 일대를 돌며 '한미FTA저지' 거리선전과 퍼포먼스를 벌였다.

한편 한미FTA 협상 마감 시한이 오는 31일로 알려지면서 협상 중단을 요구하는 각계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개신교 목회자 300여명은 이날 저녁 8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촛불집회와 철야기도회를 열어 항의의 뜻을 밝혔다.

27일에는 오전 11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망국적 한미FTA 협상 중단 촉구' 각계각층 선언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 경찰이 방패날을 세운채 공격 준비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김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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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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