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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의 후보자 창 현임 행정장관(오른쪽) 렁 변호사(왼쪽).
이번 선거의 후보자 창 현임 행정장관(오른쪽) 렁 변호사(왼쪽). ⓒ 첨가양
지난 25일 홍콩국제공항 인근의 아시아 국제박람관에서 홍콩 제3대 행정장관 선거가 실시됐다.
지난 25일 홍콩국제공항 인근의 아시아 국제박람관에서 홍콩 제3대 행정장관 선거가 실시됐다. ⓒ 첨가양
지난 3월 25일은 홍콩특별행정구의 수장인 행정장관(Chief Executive)을 선출하는 선거일이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는 795명 선민만 있었다. 홍콩 시민 700만 명에겐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았다.

이번 선거 후보는 2명이었다. 도널드 창(63세, Donald Tsang) 현임 행정장관과 '민주당파'인 알란 렁(48세, Alan Leong) 변호사가 맞섰다. 거의 친중(親中)당파로 구성된 선거위원회는 40여년 동안 공무원을 한 창 행정장관을 후원했다.

여기에 맞선 '민주당파'에 속한 후보 알란 렁 변호사는 홍콩 입법회(홍콩의 최고 입법기관, 한국 국회에 해당) 의원이다. 홍콩의 전면 민주화를 촉구해 온 렁 변호사는 2012년에 행정장관 선거(다음번 행정장관 선거)와 입법회의 직선제(입법회 60의석 가운데 30석만 직선제로 선정)를 쟁취하기 위해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

창 행정장관은 이번 선거에서 649표를 얻으면서 렁 변호사에게 압승했다. 사실은 홍콩 시민 누구든지 창 행정장관이 쉽게 재선될 수 있을 것으로 알았다. 중국 정부는 최고 지도부까지 나서 홍콩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수많은 지도자들은 몇 번에 걸쳐 간접적으로 민주당파를 비난했다. 또한 795곳의 선거위원회 대부분은 중국과 거래하고 있는 재벌이나 친중당파로 구성되었다. 그러한 선거위원회는 중국 정부가 비난하는 민주당파 후보를 결코 지지하지 않았다.

이 같은 비민주적인 간접선거를 반대한 한 선거회원은 "이번 선거가 불공평한 축구 경기처럼 결과를 벌써 알았다. 그래서 난 비민주적인 선거를 반대하기 위해 이번 선거에서 투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번 선거가 홍콩의 민주화를 향한 진전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1997년 영국이 백년 지배했던 홍콩을 반환받을 당시 중국 정부는 홍콩총독 선거를 절대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런 만큼 현재의 행정장관 선거는 민주적인 선거였다고 했다.

중국 정부는 홍콩 민주화가 "천천히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전면 민주화를 요구하는 홍콩 시민들은 중국 정부를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친중당파 및 재벌로 구성된 795명 선거위원회에만 투표권 있는 선거는 공평하고 민주한 선거가 아니라는 것이다. 홍콩 민주화의 갈 길이 아직 멀다.

친중당파 선거회원들이 기자 질문을 대답하고 있다.
친중당파 선거회원들이 기자 질문을 대답하고 있다. ⓒ 첨가양

한 민주당파 선거회원은 이번 선거를 반대하기 위해 이상한 옷을 입었다. 그는 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민주당파 선거회원은 이번 선거를 반대하기 위해 이상한 옷을 입었다. 그는 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 첨가양

795장 투표 용지를 세고 있다.
795장 투표 용지를 세고 있다. ⓒ 첨가양

낙선한 렁 변호사(꽃을 든)와 민주당파 인사들이 "2012년에 직선제를 도입하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낙선한 렁 변호사(꽃을 든)와 민주당파 인사들이 "2012년에 직선제를 도입하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첨가양

기분이 좋은 '승리자' 창 행정장관이 연임에 성공하겠다고 선포하고 있다.
기분이 좋은 '승리자' 창 행정장관이 연임에 성공하겠다고 선포하고 있다. ⓒ 첨가양

덧붙이는 글 | 첨가양 기자는 홍콩인이며 'HK Economic Times' 편집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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