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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의료법 개정에 반발하는 전국의 의사와 간호조무사들이 12일 병원문을 닫고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의료법 개악저지 범의료계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정부의 의료법 개정에 반발하는 전국의 의사와 간호조무사들이 12일 병원문을 닫고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의료법 개악저지 범의료계 총궐기대회'를 열어 '국민건강' 장례식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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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와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조무사 등 의료인들이 또 다시 대규모 옥외집회를 열어 보건복지부를 비난하고 나서면서 의료법 개정안을 둘러싼 '정부-의료계' 간 갈등이 계속 커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 4단체는 21일 오후 2시30분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회원 5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궐기대회를 열고 개정안의 백지화를 요구했다. 의사들이 벌인 대규모 시위는 지난 2월 11일 이후 두 번째다. 이날 궐기대회로 전국 각지 의원들은 집단 휴진에 돌입했다.

의사들은 환자 유인·알선, 임상진료지침, 유사의료행위·비전속진료 허용 등 개정안의 독소조항이 의료 상업화와 의료비 인상을 부추겨 결국 국민들에게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또 복지부가 의료계의 의견을 묵살한 채 졸속적으로 개정안을 추진한다며 유시민 장관의 퇴진을 요구했다.

"환자 유인·알선, 의사들이 삐끼냐"

▲ 정부의 의료법 개정에 반발하는 전국의 의사와 간호조무사들이 12일 병원문을 닫고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의료법 개악저지 범의료계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장동익 대한의사협회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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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의료법 개정에 반발하는 전국의 의사와 간호조무사들이 12일 병원문을 닫고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의료법 개악저지 범의료계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윤한룡 대한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회사를 하기 앞서 무언가를 논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장동익 의협회장은 "복지부가 34년 만에 의료법을 개정하면서 불합리한 것을 고치는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의사들을 잡아먹을까, 대선에서 한 표라도 더 얻을까 하는 잿밥에만 관심이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그는 "임상진료지침이 만들어지면 난민에게 배급주듯 국민들은 저질의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안성모 치의협회장도 "정부는 의료 산업화를 주장하는데, 이 정부는 산업화와 상업화도 구분 못하냐"고 울분을 토했다. 안 회장은 또 '환자 유인·알선'을 허용한 개정안에 대해 "의사들이 삐끼냐" "병원이 동네 수퍼마켓이냐"고 말하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윤한룡 한의사협회장은 "신자유주의라는 미명 아래 이뤄지는 작금의 산업화 책동이 반드시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료 4단체는 이날 집회에서 발표한 '대국민호소문'을 통해서도 "법안이 정부안대로 통과되면 획일적 규격진료로 의료가 하향평준화되고, 돈 받고 환자 알선해주는 병원브로커가 판치게 돼 국민 건강권이 크게 침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병원 내 의원 개설이 허가돼 동네의원이 문을 닫는 등 의료기관에 가기가 불편해지고 돈은 돈 대로 더 많이 들어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의사들은 ▲의료법 개정 원점 재논의 ▲의료법 개악 추진 공개 사과 △유시민 장관 사퇴 ▲사이비·불법의료행위 근절 대책 강구 ▲의료인 자율성 보장 등 5개 요구사항을 채택하기도 했다.

복지부 '강경 대응'... 충돌 더 커질 듯

▲ 정부의 의료법 개정에 반발하는 전국의 의사와 간호조무사들이 12일 병원문을 닫고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의료법 개악저지 범의료계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정부의 의료법 개정에 반발하는 전국의 의사와 간호조무사들이 12일 병원문을 닫고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의료법 개악저지 범의료계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의료 4단체는 5대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는다면 집단 휴진 등 대정부 전면전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대한의사협회 등은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될 경우 면허증 반납과 휴업·폐업, 군의관 복무 거부 등 집단행동을 취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날 집회에는 의료법 개정안 강행에 항의하는 뜻으로 '국민건강 장례식'이 열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서울시의사회 소속 의사 10여명은 대회 도중 '국민건강' 글귀가 쓰인 영정과 '의권쟁취' 붉은색 만장을 앞세워 꽃상여를 메고 등장했다. 장동익 의협회장 등 의료 4단체 대표들은 즉석에서 조문과 헌화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의사들은 또 유시민 장관 얼굴이 그려진 보드판에 물풍선을 던지며 사퇴를 요구했다. 궐기대회 마지막에는 개정안의 철폐를 요구하는 종이비행기 날리기 행사도 이어졌다.

하지만 복지부는 입법예고와 공청회를 거친 개정안을 예정대로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어서 '정(政)-의(醫)' 충돌은 더 커질 전망이다. 복지부는 의사들이 집단 휴·폐업에 돌입할 경우 업무개시명령과 함께 형사고발하는 '초강수'도 염두에 두고 있다. 따라서 갈등 해결은 더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 정부의 의료법 개정에 반발하는 전국의 의사와 간호조무사들이 12일 병원문을 닫고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의료법 개악저지 범의료계 총궐기대회'를 열어 '국민건강' 장례식을 치렀다. 간호조무사들이 우비에 캡을 쓰고 장례행렬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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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의료법 개정에 반발하는 전국의 의사와 간호조무사들이 12일 병원문을 닫고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의료법 개악저지 범의료계 총궐기대회'를 열어 '국민건강' 장례식을 치렀다. 의사와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조무사 등 의료단체 대표들이 관 앞에 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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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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