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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시사저널 노조원들은 사측의 직장폐쇄에 항의하며 지난 1월 24일 오전부터 서울 서대문 시사저널사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농성천막에 설치된 시사저널 표지 모음 현수막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 | | ⓒ 오마이뉴스 권우성 | |
<시사저널> 기자들의 자부심은 참 대단합니다.
자부심의 원동력은 고급 주간지로서 심층 취재를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는 것과 치열한 보도라고 합니다. 그들의 자부심은 우리 사회의 가장 거대한 자본 권력과 한 판 뜨는 일에서 진가를 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잊혀진 진실을 앞장서서 사회적 의제로 내놓으며 역사적 책무 앞에 끈질기게 살아왔던 광적인 직업의식이야말로 이들의 자랑이며, 이것이 <시사저널>의 순결을 지키기 위해 거리로 뛰쳐나온 힘인 듯합니다.
시민사회의 많은 작가들이 '짝퉁 <시사저널>'을 고발하며 쫓겨난 기자들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삼성 이학수 부회장을 감히 비판했던 기자와 이를 용인한 편집국장을 해임한 시사저널 사주의 추태는 참 낯부끄러운 행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백번 양보해서 <시사저널>을 하나의 브랜드 가치로 따져 본다고 해도, <시사저널>의 상품성이야말로 성역없는 비판과 날선 글쓰기에서 창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의 사태를 만든 사주는 참 어설픈 장사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시사저널>을 지키는 기자들의 자부심
경영권으로부터 편집권의 독립을 지탱하는 것. 언론개혁운동의 해묵은, 동시에 우리 사회의 첨예한 위기와 모순을 보여주는 과제입니다. 언론을 사적 소유물로 볼 것이냐 사회의 공기로 볼 것이냐. 물론 언론사 내부적으로 이를 위한 치열한 견제와 균형의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한 몸부림이 있어왔고, 앞으로도 계속되리라 봅니다.
그렇다면 이와 신영복 선생님의 말씀처럼 자신을 돌이켜 부끄러워 할 수 있는 사회적 흐름을 만드는 일이 관건이 됩니다. 사적 소유물이라고 말하고 싶은 '자연스런' 힘으로부터, 공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려는 '당위적' 힘을 지탱해가는 균형이야말로 우리 사회 건강성의 척도가 아닐까요.
저는 언론을 하나의 운동으로 이해하는 편입니다. 저널리즘의 중립성은 언론 운동의 방법론이라 보고, 언론사 하나 하나의 존재성을 운동의 형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한겨레>의 탄생이 한국 사회가 민주화로 넘어가는 중요한 계기였던 것처럼.
오늘날 <오마이뉴스>는 전문가만이 아닌 일상 현장의 생활인들이 담론을 구성하는 데 참여하는 그야말로 민중이 만드는 개벽운동을 창출하고 있다 이렇게 봅니다. 그렇게 잘 되고 있는지는 명민한 평가가 뒤따라야겠지만, 적어도 <오마이뉴스>가 담지하는 원칙과 가치는 분명 그렇습니다.
'시민운동의 독립성은 과연 가능한가'. 보수와 진보 진영 양쪽 모두에게 공격당하는 질문입니다.
지난 날, 보수 언론의 바람에 부화뇌동한 행자부는 '평택범대위'에 참여한 시민단체에 교부금을 중지하라는 공문을 띄운 적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시민운동은 종속되었다고 일방적으로 비판하는 일부 진보진영의 논리는 사실과 많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위기는 상존한다는 자각을 잊어서는 안 되겠지요. <시사저널> 사태처럼 자본의 논리가 만드는 질서는 매우 불안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경영권의 부당한 간섭으로부터 편집권을 지켜가는 것은 늘 반복되기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매체는 근본적인 불안요소, 즉 소유방식에 대한 고민과 대안이 필수적입니다. 즉 경영과 편집을 함께 해가는 광범위한 독자, 작가들의 공동체적인 연대의식을 형성하는 것이 자본으로부터 독립을 만드는 힘이 아닐까요.
생활글쓰기, 참 막막한 숙제네요
개인적인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기자들이 자부하는 글쓰기에 관한 치열한 노력은 저처럼 생활 글쓰기를 하려는 사람에게는 여전히 막막한 숙제처럼 다가옵니다. 일단 그 노력은 문법/ 구성/어휘 등 쓰기 자체와 관련한 것일 수도 있고, 탐사보도처럼 현장을 떠나지 않는 우직한 프로의식일 수도 있습니다.
현장취재도 그러하거니와 소설가 이외수 선생님이 문장론에서 말씀하시듯 한 단어를 선택하기 위해 육체의 고통을 마다않는 자세는 하나의 동경이지만, 그래서 '비일상적'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를 하나의 지침으로 삼되 생활인이 일상의 글쓰기를 이어 갈 수 있는 조건과 전형을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과제입니다.
일상 현장을 객관화시키는 부단한 작업. 이를 하나의 운동 과제로 만들어 가는 일. 길을 만들어 가며 이를 기록하는 일.
현장 속에서 치열하게 기록하며 우리 시대의 과제를 밝히는 기자 여러분들의 수고는 일상을 새롭게 발견하며 기록하는 일과 함께 걸음 맞춰가야 합니다. 이는 그 자체로 즐거운 개혁, 춤추는 혁명이 되기 때문입니다.
 | | | ▲ 사측 주도로 제작된 일명 '짝퉁 <시사저널>'이 발행된 이후 잡지 표지를 내걸어 놓던 회사앞 게시판이 텅 비어 있다. | | | ⓒ 오마이뉴스 권우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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