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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한주도 거르지 않는 억척스러움으로 장애우들을 돌봐오고 있는 치과의사가 있다. 경기도 파주시 금촌동에서 예인치과를 운영하고 있는 김극겸(44) 원장이 그 주인공.

김 원장은 지난 1997년 금촌동에 병원을 개원한 이후 현재까지 치위생사인 박미정(33·파주시 광탄면 신산리)씨와 함께 장애우 재활작업 시설인 에덴하우스(파주시 교하읍)를 찾아 무료의술을 펼쳐오고 있다.

▲ 에덴하우스를 찾아 장애우들을 치료해 주고 있는 김극겸 원장.
ⓒ 김준회
김 원장은 매주 금요일 아침 7시, 에덴하우스로 출근한다. 그곳에서 장애우들을 진료하며 그들과 한 가족이 된다. 2시간 여 동안 1백여명의 장애우들과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아픈 곳을 일일이 챙긴다.

수술이 필요한 장애우가 있을 경우에는 장비를 가져가 수술을 해 주기도 하고 보철과 틀니까지 무료로 시술해 준다.

9년 전부터는 아예 치과치료를 위한 유니트와 스케일러를 에덴하우스에 설치하고 약도 직접 가져가 처방하며 장애우들을 돌봐오고 있다. 시설에서는 약값도 무시할 수 없는 큰 부담이었다.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장애우들에게는 무료로 진료해 준다. 김 원장의 장애우들에 대한 남다를 사랑은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충남 논산이 고향인 김 원장은 지난 97년 분단의 현장인 임진각으로 여행 왔다 선배가 운영하는 병원에 잠깐 들렀다 진료를 한 것이 파주와 인연을 맺는 계기가 됐다.

이후 김 원장은 금촌동 사거리에 병원을 개원하고 "지역에서 경제적 이익을 얻으면 지역에 환원해야 한다"는 '나눔의 미학'을 생활철학으로 삼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눈을 돌렸다.

김 원장은 "내가 가진 기술로 여러 사람을 무료로 진료해 줄 수 있어 보람"이라며 "장애우들과 함께 있으면서 진료하는 시간이 가장 편안한 시간"이라고 말한다.

김 원장의 '사랑 나누기' 손길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도 전해지고 있다. 김 원장은 지난해 외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보건과 여가실태를 조사했다. 그들이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이 어디인가를 물었다. 대답은 에버랜드였고 추석 다음날인 10월 7일, 그는 외국인근로자들과 함께 그곳을 찾았다. 사회복지사들로 결성된 봉사팀들과 함께였다.

유창한 영어실력까지 갖춘 그는 통역을 맡아 그들이 놀이기구를 타며 맘껏 즐길 수 있도록 도왔다. 민간 외교관 역할도 톡톡히 한 셈이다. 아낌없이 후원금도 냈다.

38살에 결혼, 6살과 7살 두 자녀를 둔 '늦깎이 아빠'인 그는 파주를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작은 사랑’을 전하며 어둠을 밝히는 '조그만 백열등'과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파주에서 직접 발행하는 지역신문 '투데이 파주'에 실렸던 기사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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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지역신문사에서 31년째 취재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농민신문에서 접하게 됐고 중앙일간지나 각종 언론에 많이 할애되지 못하는 지역의 소외된 이웃이나 진솔된 삶을 살아가는 이웃, 그리고 문제점 등을 알리고 싶어 접속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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