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7일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서울환경연합 서울CO2위원회' 창립기념 심포지엄이 열렸다.
27일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서울환경연합 서울CO2위원회' 창립기념 심포지엄이 열렸다. ⓒ 오마이뉴스 김대홍
지난 27일 서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서울환경연합 서울CO2위원회'(준비위원장 전의찬, 세종대 교수) 창립기념 심포지엄에서 나온 얘기다. 이날 '서울의 기후변화 완화 대책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 김정수 책임연구원은 "동해 명태축제에 명태가 없다"면서 기온상승으로 생태계가 달라지고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이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다양한 참고사례를 제시했다.

대표적인 곳이 독일 아헨시. 이 도시가 만든 '태양광전기 의무매입제도'는, 주를 거쳐 2000년 연방재생가능에너지법으로 발전했다. 지방정부에서 만들어진 법이 중앙정부의 정책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점에서 좋은 역할모델이 된다고 언급했다.

또한 독일 프라이부르크시는 시민의 태양광자가발전을 장려하면서 남은 전력을 시가 매입한다. 게다가 대중교통수단과 자전거, 개인차량이 각각 전 교통의 3분의 1씩 차지하도록 목표를 정했다. 이에 따라 자전거와 대중교통수단이 차지하는 비중이 1976년 각각 18%, 22%에서 1991년 27%, 26%로 증가한 대신 개인 차량은 60%에서 47%로 줄어들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시의회는 태양에너지 조례를 2000년 8월에 도입해 온수를 생산하는 태양에너지 시설을 각 건물에 보급하도록 했다. 영국 브리스톨시는 '에너지관리부'라는 전담부서를 만들어 도시 차원의 지속 가능한 에너지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독일 자르브뤼켄시는 주민들이 에너지나 물을 절약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재정지원을 했다. 그에 따라 1980년부터 1996년까지 자가 건물과 시설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50%까지 떨어지는 성과를 거뒀다.

김 연구원은 "이들 해외사례를 본받아 서울시도 분명한 정책 목표와 계획을 갖고 정책을 입안한다면 더 효과가 클 것"이라면서 대안에너지 의무매입제도, 온실가스 관리정보시스템 개발, 에너지 저소비형 건물 신축 의무화,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와 같은 대안을 제출했다.

"신재생에너지 이용률 2% 목표 너무 소극적"

서울시 맑은본부추진반 김경호 지구환경팀 과장이 토론자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지구환경팀은 기후변화 전담을 위해 2005년 9월에 만들어졌다.
서울시 맑은본부추진반 김경호 지구환경팀 과장이 토론자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지구환경팀은 기후변화 전담을 위해 2005년 9월에 만들어졌다. ⓒ 오마이뉴스 김대홍
한국지속가능에너지협회 안창희 상임이사는 "'신재생에너지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이야기를 풀었다. 안 이사는 1995년부터 2003년까지 세계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연간 투자는 연평균 18.9%, 특히 태양광, 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20-30% 급신장했다"면서 신재생에너지가 전세계적인 관심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201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이용률 2%라는 서울시 목표는 무척 소극적"이라고 꼬집은 뒤, "2013년까지 5% 감축으로 목표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2013년은 우리나라가 기후변화협약 2차 의무감축 국가에 포함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발언한 것이다.

서울시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선 서울시 측도 인정했다. 서울시 맑은본부추진반 김경호 지구환경팀 과장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온실가스 배출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2004년 기준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는 세계 9위(2.1%), 연간 온실가스 총 배출량 증가율은 4.7%에 이른다. 게다가 한국 미국 일본 호주 중국 인도 등 아태지역 6개국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의 절반에 이르는 실정이다.

그 중에서도 서울은 심각한 실정이라고 그는 말했다. 서울은 2005년 기준 1908년에 비해 연평균온도가 약 2.1도 증가해 전지구 평균 증가치의 약 3배를 기록했다. 여름평균에 비해 겨울평균 상승이 심해(3.2배 증가) 겨울 온난화 현상이 심각함을 알 수 있다.

김 팀장은 "서울 지역의 부문별 온실가스 에너지 사용현황에서 가정상업과 수송이 전체의 83%를 차지하고, 수송 증 승용차가 80%"라면서 이로 인해 도시 기후가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90년대 중반 이후 온실가스 배출이 줄고 있고, 저공해 자동차 보급, 자전거 이용시설 설치, 옥상녹화, 에너지 절약 등 저감계획을 세우고 있다"면서 각종 대책마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실가스 배출이 줄고 있다는 점에선 여타 단체 관계자들과 의견이 엇갈렸다. 지구환경팀은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2005년 9월에 세워진 기후변화 전담팀이다.

자동차 대수 중요치 않아, 이동거리 줄이는 게 목표

이날 심포지엄엔 안준관(환경연합 부장), 김운수(서울시정개발연구원), 박성문(에너지나눔과평화 부장), 박용신(환경정의 협동사무처장), 채여라(한국환경정책평가 책임연구원), 임삼진(한양대 교수)씨가 토론자로 참가했다.
이날 심포지엄엔 안준관(환경연합 부장), 김운수(서울시정개발연구원), 박성문(에너지나눔과평화 부장), 박용신(환경정의 협동사무처장), 채여라(한국환경정책평가 책임연구원), 임삼진(한양대 교수)씨가 토론자로 참가했다. ⓒ 오마이뉴스 김대홍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지속발전연구실의 최진석 연구원은 자전거에 초점을 맞춰서 발표를 진행했다.

최 연구원은 "2001년 에너지소비에 따른 CO2 배출량 중 수송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19.9%이며 연평균 7% 정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라고 심각성을 언급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에 따르면 서울시의 경우는 비율이 39%로 전국 평균의 약 2배에 이른다.

최 연구원은 "자전거 이용을 확대하면 온난화 가스와 다른 대기오염물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효과를 설명했다. 하지만 그가 밝힌 우리나라의 자전거 이동거리와 이동분담율은 무척 열악하다.

자전거 선진국인 네덜란드의 경우 1일 이동거리는 2.3km, 이동분담율은 27%다. 덴마크는 이동분담율은 18%로 네덜란드보다 적었지만, 1일 이동거리는 2.6km로 오히려 더 길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의 이동분담율은 약 2.4%, 비슷한 수치의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1일 이동거리는 2백미터 정도에 불과하다. 서울은 그보다 더 떨어져 현재 수송분담율은 0.6%에 불과하다.

최 연구원은 "자전거를 얼마나 많이 타는지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선 이동거리 측정이 중요하다"면서 "1일 평균 이동거리가 1km 이상 되면 자전거 선진국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판란드 영국 스웨덴 스위스 등 국가 차원의 자전거 정책을 갖고 있는 나라는 자전거 이동 증가와 자전거수단 분담 비율 증가라는 정책목표를 갖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분명한 목표를 내걸고 자전거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에 따라 자동차 대수, 자전거 대수라는 막연한 수치 대신 자동차 이동거리, 자전거 이동거리라는 실질적인 잣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은 김경호 과장, 김정수 연구원, 안창희 이사, 최진석 연구원의 발제와 함께 안준관(환경연합 부장), 김운수(서울시정개발연구원), 박성문(에너지나눔과평화 부장), 박용신(환경정의 협동사무처장), 채여라(한국환경정책평가 책임연구원), 임삼진(한양대 교수)씨가 토론자로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그 외 토론에서 나온 말들

-서울시 에너지 조례가 오래 전에 만들어져 구체적이지 못하다. 좀더 구체화할 필요가 있고, 수송부문의 문제가 큰 만큼, 조례안에 담겨져야 한다.(박성문)

-저소득층일수록 저효율 고비용 에너지를 사용해서 에너지 부담이 크다.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김운수)

-교통부문에선 이미 1990년대 중반에 나왔던 대안들이 지금도 거론되고 있다. 새로운 게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임삼진)

-기후변화 완화와 관련 CO2는 여러 요소 중 하나다. CO2를 줄인다고 해서 당장 기후가 주는게 아니다. CO2 효과는 아주 장기적으로 진행되며, 국경을 넘어 영향을 미친다. CO2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와 관련된 다양한 요소를 검토하고 분석해야 한다.(채여라) / 김대홍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공연소식, 문화계 동향, 서평, 영화 이야기 등 문화 위주 글 씀.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