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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손자를 업은 딸아이가 던지는 모습
작은 손자를 업은 딸아이가 던지는 모습 ⓒ 정현순

"어머나 저거 엄마가 우리 어렸을 적에 사준건데 어디 한번 해보자. 우진아 가만히 있어봐 엄마부터 해볼게."

어렸을적 가지고 놀던 놀이가 그곳에 있는 것을 보자 딸아이는 무척 반가워한다. 손자가 던지려 하자 작은 손자를 업고 있는 딸아이가 먼저 한다고 아들을 말리는 모습이 딸아이도 어느새 동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러자 옆에 서있던 나이 든 아주머니도 같이 그 놀이를 즐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빨강, 노랑, 파랑 등 오색의 플라스틱으로 된 동그라미를 원통에 던져서 넣기이다. 우리의 전통놀이는 아직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좋아하는 듯했다. 요즘 어른들도 컴퓨터등 최첨단의 문화에 접하다 보니 옛것이 그리워지기도 할 것이다.

이번엔 큰 손자가 던지고
이번엔 큰 손자가 던지고 ⓒ 정현순

얼마 전 우리가족은 딸 가족과 함께 강원도 속초로 겨울여행을 떠났다. 강원도 속초시에는 KBS 1TV에서 주말에 방영 되고있는 드라마 <대조영> 셋트장이 있다. 남편과 큰손자는 대조영의 열혈 팬이기에 그곳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잠시 그곳을 들려봤다.

그곳을 들어가기도 전에 대조영의 목소리와 음악이 들려오니깐 괜스레 신이 나기도 했다. 입장권을 끊고 그곳을 들어갔다. 그곳에 들어가자 마자 우리의 전통놀이인 굴렁쇠, 활던지기, 줄타기 등이 준비되어 있었다. 남편도 우리의 놀이가 있는 그곳을 보자 표정이 금세 어린아이처럼 환해졌다.

손자에게 굴렁쇠를 가르쳐주는 할아버지
손자에게 굴렁쇠를 가르쳐주는 할아버지 ⓒ 정현순

청소년들도 굴렁쇠에 도전
청소년들도 굴렁쇠에 도전 ⓒ 정현순

남편이 얼른 굴렁쇠를 가지고 온다. 그러더니 "우진아. 할아버지 이거 잘해. 할아버지가 이거 하는 거 한번 봐" 한다. 하지만 마음만큼 잘 안되는지 "오랜만에 해서 그런가 잘 안되네. 옛날에는 잘 하고 놀았는데."

새로운 놀이에 손자는 즐거워하는 모습이다. 그러자 청소년들이 단체로 그놀이에 도전을 해본다. 컴퓨터게임만큼이나 힘든 놀이이다. 육체와 정신을 모두 한 곳으로 모아야 하는 놀이이기에 만만하게 보면 절대로 안되는 놀이인 것이다. 청소년들이 노는 모습을 보니 더욱 반갑기도 했다.

손자에게 활 던지기를 가르쳐 주는 딸
손자에게 활 던지기를 가르쳐 주는 딸 ⓒ 정현순

혼자 활을 던져보는 손자
혼자 활을 던져보는 손자 ⓒ 정현순

그 옆에는 활을 던져서 들어가기이다. 쉬워 보이는 그 놀이도 직접 해보니 정말 어려웠다. 그곳에서도 어른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어린 손자는 제 엄마한테 설명을 듣고 해본다. 손자가 던지는 활도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짜증을 내거나 싫증이 나지 않나보다. 요즘 아이들은 퀵보드나 인라인스케이트 등이 더욱 익숙하니 이런 새로운 놀이에 손자도 즐거워하는 모습이다.

줄타기하는 손자
줄타기하는 손자 ⓒ 정현순

대조영 녹화가 없는 날에는 이런 전통놀이가 마련되어 있다고 한다. 넓다란 앞마당에는 여러가지 우리놀이가 있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옆에, 그 옆에는 또 다른 놀이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옆에는 줄타기가 준비되어 있었다. 어린 아이들이 줄타기 하는 모습을 보고 손자도 줄에 올랐다. 제 엄마가 손을 잡아주니 아주 천천히 가기 시작했다. 얼마나 갔나, 손자는 그만 떨어지고 말았다. 떨어졌다고 어찌나 속상해 하던지. 그러나 그것도 잠시 또 다른 놀이의 볼거리가 손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도둑잡았어요"
"도둑잡았어요" ⓒ 정현순

어디선가 "도둑 잡았어요, 도둑이요"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손자와 우리는 그 소리를 따라가봤다. 어린 여자아이가 검정 복면을 한 도둑을 잡은 것이다. 도둑을 잡은 여자 아이는 도둑을 끝까지 잡고 놔주지 않자 도둑으로 분장한 남자가 당황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그모습을 보고 그곳에 있던 사람들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그것을 본 손자는 줄타기에서 떨어진 속상한 마음을 언제 그랬냐는듯이 잊은 듯했다.

널뛰기하는 부부
널뛰기하는 부부 ⓒ 정현순

어른들이 더 즐거워하는 전통놀이
어른들이 더 즐거워하는 전통놀이 ⓒ 정현순

우리의 전통놀이는 아이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어른에게는 잊어버린 동심을 되찾아 주기도 했다. 특히 어른들에게는 피곤했던 일상에서 청량음료수처럼 상쾌함을 주기도 했다.

추운 겨울날씨이다. 춥다고 방에서 움크리고 있기 보다는 잠시 우리의 전통놀이에 빠져보면 어떨까? 몸을 움직이고 나면 추위는 저만치 달아나고 말 것이다. 이번 주말엔 설날이 끼어 더욱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어른 따로, 아이들 따로보다 모두 함께 놀 수 있는 것이 또한 우리의 전통놀이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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