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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쾌한 행복사전> 겉그림.
ⓒ 나무생각
프랑스어를 배운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아니 다른 모든 언어도 그렇겠지만 단어 속에서 비슷한 발음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뜻입니다.

예를 들어 'tout(뚜)'와 'doux(두)'는 발음은 비슷하지만 각각 '모든', '온화한'이라는 뜻의 단어입니다. 제가 아는 프랑스인은 반대로 우리나라 말의 비슷한 발음에 고개를 절레절레 했습니다. 외국인들은 '아'와 '어'를 구별하기 힘들어합니다.

그런데 말을 살짝 바꾸어 반대의 뜻으로 분위기를 만들어 버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행복 디자이너'라는 명함을 지닌 명강사 최윤희님이 그 사람입니다. 그를 두고 혹자는 '언어공주'라고까지 했습니다.

"오르지 못할 나무일수록 째려보다가 '기어코' 올라가야 한다", "우리가 훗날 세상을 떠나 신 앞에 섰을 때 필요한 건 적금통장이 아니라 적심통장", "프로에 점 하나 살짝 얹어놓으면 포로가 된다. 포로는 마지못해 '끌려'가는 사람, 프로는 신나게 즐겁게 '끌어'가는 사람"

그는 말을 참 잘 만듭니다. '컴맹'이라는 단어가 있지만 사랑과 담 쌓고 사는 것을 '애맹', 들을 줄 모르는 것을 '심맹'이라고 표현합니다. '맨딩 정신(맨땅에 헤딩하기 정신)'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그건 보는 시각을 바꾸자는 의도입니다. 행복과 불행의 기준은 그 자체 현상이 아니라 시각 차이일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어느 쪽을 바라보고 사느냐, 그것이 행복과 불행을 결정한다", "괜스레 슬퍼질 때, 걱정이 나를 휩쌀 때 '마감 시간'을 정하자......걱정의 마감 시간은 딱 1초면 충분하다."

단어를 아무 곳에나 '갖다대고' 사용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갖다댄 말들이 의미를 만들어냅니다.

"'마음의 라식수술'을 하고 나면 그동안 잘 안 보이던 행복이 선명하게 다 보인다", "희망은 최고의 항암제",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CQ(변화지수)", "행복은 돈이 없어도, 남 보기에 불행해도 스스로 만들 수 있다. 그래서 행복은 위대한 셀프다."

최윤희님은 지독한 긍정주의자입니다. 제가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한 잡지에 실린 최윤희님의 글 때문입니다(<행복이 가득한 집> 2007년 1월호). 최윤희님은 "요즘은 너무 힘드니까 긍정 가지고는 부족해요. 거기에 초를 한 방울 살짝 뿌려주세요. 초(超)긍정으로 살아야 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글에는 '긍정의 힘'이 가득 합니다.

참고로 이 책의 제목이 <유쾌한 행복사전>이지만 사전과는 반대선상에 있습니다. 보기 편하다는 말입니다. 한 페이지에 생각 하나! 아주 짧은 글입니다. 그런데 그 말들이 힘나게 만듭니다. 그리고 현대적인 카툰이 옆에 자리 잡고 있고요.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 바로 그 순간 빨리 '희망의 스위치'를 올리자", "우리들 마음속에는 누구나 '마법의 버튼'이 장착돼 있다. 지옥도 천국이 될 수 있고, 고통도 기쁨이 될 수 있다.", "살면서 가장 무서운 것은 사랑 부도, 희망 부도, 용기 부도이다. 경제 부도 그까짓 것쯤이야!"

이분의 글을 신뢰하게 되는 요인 중 하나는 그의 폭넓은 강의 대상자들 때문입니다. '룸살롱 여종업원에서 수녀, 신부, 목사, 스님, 주부, 청와대, CEO 등등 '나이 불문, 학력 불문, 장르 불문'입니다.

급하게 이 책을 소개하는 것은 설날이 다가왔는데 이 만한 좋은 선물도 없겠다 싶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풍족하게 힘나게 하는 선물이 더 좋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책을 어머니에게 선물하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선물하시기 전에 짬을 내서 다 읽고 선물하십시오.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거든요. 그렇지만 아마 한 권 더 사고 싶어질 겁니다.

유쾌한 행복사전 - 행복 디자이너 최윤희의

최윤희 지음, 강일구 그림, 나무생각(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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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 번역가이자, 산문 쓰기를 즐기는 자칭 낭만주의자입니다. ‘오마이뉴스’에 여행, 책 소개, 전시 평 등의 글을 썼습니다. 『보따니스트』 등 다섯 권의 번역서가 있고, 다음 ‘브런치’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https://brunch.co.kr/@bruno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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