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성안당
지난 70, 80년대 한국 사회는 개신교 교회들의 급격한 성장을 경험했던 터라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주위 사람들로부터 ‘예수 믿어라’는 권유를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때로는 길거리에서 붙잡힘을 당하기도 하고, ‘예수천당 불신지옥’ 같은 피켓을 들고 고래고래 소리를 치르는 사람을 본 적도 있을 테다.

밥퍼 목사로 유명해진 최일도 목사처럼 남을 도우며 살아가는 이들을 볼 때면 그가 믿는 예수도 그와 같지 않을까 짐작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교회를 다닌다고 말하지만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이 있다. 한때 정치권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던 옷로비 사건에는 보란 듯이 성경에 손을 얹고 거짓을 말하는 예수쟁이가 있었고, 예수를 팔아 호위호식을 하는 목사들의 만행도 심심찮게 언론에 오르내린다.

몇 천년 전 이 땅에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예수가 태어났고 훗날 그가 십자가에 달려 죽었으며 부활했다는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지만, 이것을 믿음으로 고백하는 이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그도 그럴 것이 눈앞에 보이는 일도 믿지 못하는 세상인데, 어찌 몇 천년 전의 일을 보지도 않고 믿을 수 있을까. 설령 그 사실을 믿는다고 해서 내 인생에 크게 달라질 것도 없어 보이는데 말이다.

예수의 생애는 이야기로, 영화로 이미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었다. 그러나 회자된 예수의 생애는 극적인 단면뿐이지 그의 삶 깊은 곳을 조명한 것은 아니다. 신이 인간이 되어 이 땅에 와야 할 이유를 조목조목 이야기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기독교에 대해 오해를 하는 이유도 예수가 아닌 예수를 믿는 사람, 즉 예수쟁이를 통해 투사된 예수의 일부를 보기 때문이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200대 강사에 선정될 만큼 기독교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전문가인 나관호 목사는 <청바지를 입은 예수, 뉴욕에서 만나다>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예수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했다. 예수쟁이들이 떠들어대는 예수를 듣는 것이 아니라 직접 예수와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서로에 대해 알 수 있는 자리를 만든 것이다.

래리 킹은 역사속의 인물 중에 인터뷰하고 싶은 인물로 예수를 손꼽았다고 한다. 이 소설 속에 등장해 예수를 직접 인터뷰한 기자 역시 예수에 대한 호기심 반, 특종감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 반으로 예수 앞에 앉는다. 이 책을 읽는 독자 역시 기자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당장 예수가 내 삶에 의미가 있든 없든 그저 예수에 대해 궁금한 게 하나라도 있다면 서슴지 말고 이 책을 펼쳐들길 바란다.

밀고 당기는 인터뷰를 통해서 박진감 넘치는 책 읽기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참으로 매력적인 한 사람과 흥미로운 대화를 나누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철저하게 독자 중심적으로 질문을 던진 저자의 위트 넘치는 발상에 박수를 보낸다.

장발의 금발 머리에 수염을 기른 예수 대신에 말끔한 얼굴에 청바지를 입은 예수라, 상상만 해도 재미있지 않은가?

청바지를 입은 예수, 뉴욕에서 만나다

나관호 지음, 성안당(2007)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