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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오전부터 5시간 동안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서울 성동구 성수1가 1동 철거촌에 대한 법원의 명도집행 과정에서 철거용역반과 철거 세입자들이 물대포와 오물 등을 뿌리며 충돌하고 있다.
ⓒ 석희열

@BRI@서울 성동구 성수1가 1동 521-1 재개발지역에 대한 강제철거 작업이 9일 전격 이루어졌다.

이날 오전 10시 관할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용역직원 60명을 동원하여 세입자들이 이주를 거부하고 있는 8가구에 대해 명도집행을 실시하고 집을 허물었다.

이 과정에서 철거용역반과 세입자들 간의 충돌로 양쪽에서 20여 명이 다쳐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특히 이날 살던 집을 철거당한 뒤 근처 세입자대책위 사무실에 와 있던 김효준(16)군은 목 등에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치료를 받고 오후 늦게 퇴원했다.

오전 내내 별다른 충돌이 없었으나 오후 1시께 시행사 쪽의 철거용역반 150여 명이 세입자대책위 사무실 건물을 에워싸면서 양쪽 간에 대치가 벌어졌다. 물대포와 소화기를 쏘며 강제 해산에 나선 철거용역반을 향해 세입자 등 80여 명은 오물을 뿌리며 극렬히 맞섰다.

밀고 밀리는 대치전이 이어지다 오후 3시 15분께 철거용역반이 건물 내부로 들어와 옥상 등에 흩어져 저항하던 세입자들을 제압하면서 상황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세입자대책위 박장수 위원장 등 10명은 건물 옥상에 세워된 지상 20m 높이의 망루로 올라가 고공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 법원의 명도집행에 맞서 세입자 10명이 지상 20미터 높이의 망루로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 석희열
이수경 세입자대책위 감사는 "설을 앞두고 세입자들을 쫓아내기 위한 강제철거가 법의 이름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것에 기가 막힌다"며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들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법원 관계자는 "집주인으로부터 신청을 받아 법 절차에 따라 합법적으로 명도집행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행사 쪽도 "이주 협상을 계속하고 있지만 일부 세입자들이 집을 비워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강제집행에 나섰다"고 밝혔다.

서울동부지법은 명도신청을 접수한 나머지 집에 대해서도 조만간 명도집행에 나설 예정이어서 또다시 충돌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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