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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8CC 경기보조원이 특수고용노동자로서의 분노와 설움을 토해내고 있다.
ⓒ 전여노조, 한여노협
▲ 골프공을 던지는 88CC 경기보조원들.
ⓒ 전여노조, 한여노협
▲ 골프공에 찢어진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설움과 분노.
ⓒ 전여노조, 한여노협
일 낮 12시. 여의도에 골프장 경기보조원들이 몰려들었다. 88CC에서 일하는 경기보조원들이다.

현재 우리나라 경기보조원 노동조합 중 명맥을 유지하고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88CC노동조합이 유일하다. 대부분의 경기보조원 노동조합은 회사측의 극심한 노조탄압에 와해되고 말았다. 이유는 단 하나, 이들은 법적으로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전국여성노동조합 88CC 경기보조원 분회가 설립된 때는 1999년. 설립 이후 회사측에 단체교섭 요청을 하였으나 사측은 "근로자가 아니므로 교섭에 응할 의무가 없다"고 무시했다.

88CC노동조합과 회사측은 해마다 같은 이유로 교섭 해태와 직장폐쇄를 반복했고, 노동조합은 지난한 거리투쟁에 나서야 했다.

88CC 경기보조원들이 걸어온 길은 특수고용노동자들의 험난한 삶의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사고가 많은 골프장이지만 산재보상은 꿈도 꿀 수 없고, 오히려 치료를 위해 결근을 하면 일당을 까이고, 치료비는 고스란히 제 손으로 내야했다. 4대보험은 커녕 노동조합법상 노동자로서의 인정도 받지 못한다.

이들은 2월 내 임시국회의 '특수고용노동자 노동3권 보장' 법안 통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여의도 앞 집회에 나선 것도 그 이유에서다.

가상의 상황이지만 '노동3권 탄생'은 즐거워

▲ 직접 자신의 손으로 가져오는 노동3권.
ⓒ 전여노조, 한여노협
▲ 국회로부터 노동3권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 전여노조, 한여노협
정부는 2000년부터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보호에 관한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노동3권 인정과 근로기준법의 일부적용'을 골자로 논의를 시작했으나 이후 이 보호방안은 날이 갈수록 후퇴했고,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성과없이 끌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경제법적 보호방안을 제출했으나 노동법적 보호방안도 없이 내놓은 졸속대책이라는 것이 노동자들의 주장이다. 순서상도 맞지 않고 그 내용도 너무나 협소하다는 것이다.

88CC 경기보조원들은 이날 이 자리에서 그간의 분노와 울분을 적어 골프공으로 날려버렸다. 힘차게 날아가는 골프공에 그동안의 설움, 노동자가 아닌 노동자로서의 억울함을 던져버리고 자신의 손으로 노동3권을 가져와 국회로 밀어넣었다.

그리고 국회로부터 노동3권을 탄생시키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노동3권을 탄생시킨 후 노동3권의 탄생을 알리는 선언문을 낭독하는 경기보조원의 음성은 떨렸다. 비록 실제상황이 아닌 가상의 상황이었지만 가슴벅찬 느낌을 모두가 느끼고 있었다.

현재 우원식 열린우리당 의원이 특수고용노동자 노동3권 인정을 골자로 한 발의안 상정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단병호 민주노도당 의원과 조성래 열린우리당 의원의 법안 발의가 있었으나 논의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진정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눈물을 닦아낼 법안이 꼭 2월 국회에서 처리되길 바래본다.

▲ 하늘높이 두팔을 벌려 노동3권의 확보를 기원하는 88CC 경기보조원들.
ⓒ 전여노조, 한여노협
▲ 집회가 끝난 뒤 환한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하는 경기보조원들.
ⓒ 전여노조, 한여노협

덧붙이는 글 | 배진경 기자는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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