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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대변인 제성호'라고 적힌 흰천을 쓴 사람에게 '공개사죄'를 촉구하는 국화꽃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뉴라이트 대변인 제성호'라고 적힌 흰천을 쓴 사람에게 '공개사죄'를 촉구하는 국화꽃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김보성

ⓒ 김보성
최근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 대해 "엄청난 사건 조작으로 치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뉴라이트 대변인 제성호 교수(중앙대 법학) 발언을 둘러싸고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이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부산지역 9개 시민사회단체는 5일 한나라당 부산시당사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뉴라이트전국연합 대변인 제성호는 제 정신이냐, 희생된 영령을 두 번 욕보이는 만행에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뉴라이트전국연합과 제 교수는 유족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제성호 교수는 지난 1월 31일 뉴라이트전국연합 홈페이지 게시판과 뉴라이트 진영이 운영하는 '프리존' 사이트를 통해 "국민들은 고문·사법 하자보다 실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자신의 주장이 인터넷에서 논란이 되자 추가로 2월 3일에는 “자유민주의 애국우파 진영에서라도 진실규명을 해야 한다"며 글을 올려 인혁당 사건의 실체를 거듭 거론했다.

이에 대해 인혁당 사건으로 남편을 잃은 이영교(하재완씨 부인)씨는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 분을 참지 못하겠다"며 "법학 교수라는 사람이 결국 유신 박정희 허수아비 노릇이나 하고 있다니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는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다, 사퇴하라"고 덧붙였다.

신동숙(도예종씨 부인)씨도 "그 사람, 인간이 맞냐"며 "당장 사과하라"고 분노를 나타냈다. 신씨는 "지금 입원해 있어서 나서지 못하지만 대책위 차원이나 시민단체들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학교수에 친일진상규명위원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부산지역 9개 시민사회단체가 제성호 교수의 발언에 대해 공개사죄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부산지역 9개 시민사회단체가 제성호 교수의 발언에 대해 공개사죄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 김보성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인혁당 사법살인은 고문조작된 사건일 뿐만이 아니라 18시간만에 사형을 집행한 현대사의 가장 아픈 사건"이라며 "유족들의 통곡이 지금도 현재진행형인데 어떻게 법학교수란 자가 이런 주장을 할 수 있느냐"고 분노하기도 했다.

김성일 범민련 정책국장은 "제 교수의 역사의식에 의문이 든다"며 "결국 독재정권의 만행을 다시 정당화시키려는 뉴라이트의 의도 아니냐"며 말했다.

이들은 한나라당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제 교수는 한나라당의 추천으로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에 올라있다. 김병규 '통일을여는사람들' 정책실장은 "한나라당은 자신이 추천한 제 교수의 만행에 대해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며 "침묵한다면 결국 사법살인을 옹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회견문을 낭독한 뒤 '사법살인' 칼을 들고 '뉴라이트 대변인 제성호' 가면을 쓴 사람에게 '공개사죄' '교수사퇴'라는 국화꽃을 붙이는 퍼포먼스로 기자회견을 정리했다.

이후 부산지역 9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유족들과의 합동 기자회견 및 중앙대 총장 항의방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통일을여는사람들'은 서울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해 뉴라이트 전국연합과 제성호 교수 항의방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인혁당희생자 유족들도 수요일 전체모임을 통해 구체적인 대응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다. 김덕진 인혁당대책위 사무국장은 "유족들의 입장이 정해지는 대로 바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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