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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쿼터스를 실현하는 두 가지 기본 구조

유비쿼터스(ubiquitous)의 어원은 언제, 어디에서나 존재한다는 의미의 라틴어 유비크(ubique)이다. 유비쿼터스 환경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구조로 구현된다.

첫째 컴퓨터를 이식하거나 설치해 둔다. 여기서 컴퓨터는 도구가 아닌 환경이 된다. 둘째 컴퓨터를 휴대하거나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컴퓨터는 환경이 아니라 가지고 다니는 도구가 된다.

이와 같은 환경을 경제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기술로 최근 RFID가 각광받고 있다.

프라이버시의 실질적인 위협, RFID

▲ 손에 이식된 RFID 칩
왼손에는 3x13mm EM4102 chip, 오른손에는 조금 작은 2x12mm Philips HITAG S 2048을 이식한 손을 엑스레이로 찍었다.
http://www.flickr.com/photos/28129213@N00/127293920/에 2007년 방문인용 위 사이트에서의 그림 설명 : You can see the larger 3x13mm EM4102 chip in my left hand and the smaller 2x12mm Philips HITAG S 2048 in my right. 어떤 연유로 손에 칩을 넣었는지는 www.amal.net/rfid.html에서 참조할 수 있습니다.
ⓒ ishmell
RFID는 리더의 형태에 따라 고정형(Fixed RFID)과 이동형(Mobile RFID)로 분류된다.

우리가 흔히 'RFID 태그'라고 부르는 것은 고정형으로, RFID 태그의 형태에 따라 수동형(Passive RFID)과 능동형(Active RFID) 기술로 다시 분류된다.

여기서 능동형과 수동형은 간단히 말해 건전지가 내장된 'RFID인가, 아닌가'이다. 건전지가 있으면 RFID를 인식할 수 있는 거리가 길어진다. 하지만 비용이 높아지고 건전지를 교체해야 하는 문제도 있어 일반적으로 수동형 RFID가 많이 사용될 전망이다.

50원 이하로 저렴하게 세상의 모든 물건, 그리고 인간에 인식되고 읽혀질 수 있는 RFID는 저렴한 만큼 보안에 취약한 구조가 있다. 저렴한 RFID 칩을 인간의 손에, 치아에, 손목시계에, 옷에 넣어둔다면 그만큼 이식받은 사람도 보안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프라이버시의 위협이 적은 이동형 RFID

RFID 태그를 몸에 이식하거나 옷, 지갑, 가방 등 소지품으로 지니고 다니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서비스를 능동적으로 받을 수 있는 환경은 가능한가?

그 해답으로 RFID 태그를 환경으로 심어두고 인간은 RFID 리더기를 소지하고 다니는 이동형 RFID 시스템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종류로는 휴대 RFID(Wirbo-RFID)와 이동전화를 이용한 RFID 리더기 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다양한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손쉬운 방법인 고정형 RFID에 대한 실용화로 이동형 RFID 리더기에 대한 연구가 프라이버시 보호 차원에서 활발히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고정형 RFID도 프라이버시를 줄여나갈 수는 있는가?

리더기를 고정하고 사람이나 사람이 소지하는 사물에 저렴한 RFID 태그를 이식시켜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은 프라이버시의 위협이 크다.

초기 RFID는 바코드의 차세대 물류 시스템으로 개발되었다. 하지만, 물류 시스템에서 끝나지 않고 소매에서 개인으로 물품이 팔린 후에도 칩을 심어둔다면 엄청난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가령 생수를 구입하였다면 어느 매장에서 판매된 생수가 어떤 장소로 이동하였으며, 구입 후 몇 시간 안에 모두 마시게 되었는지, 생수가 보관된 냉장고의 종류는 무엇인지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엄청난 경쟁력의 보고인 고객의 라이프 사이클을 추적할 수 있는 마케팅 정보를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다.

RFID가 물류 시스템의 효율화에만 사용된다면, Kill tag, Blocking tag 등의 기술로 소비자가 물건을 구입한 후에 바로 RFID 태그의 기능을 없앨 수도 있다(미국의 테스코는 DVD 타이틀의 포장지를 개봉하면 태그가 파괴되는 방법으로 위치추적의 염려를 줄였지만 이 또한 프라이버시 반대단체의 비난을 받고 있다).

하지만 기업은 고객 맞춤의 서비스라는 당근을 주고 엄청난 개인정보를 공짜로 얻을 수 있는 RFID 기술에 열광한다.

시장원리에 뒷걸음치는 프라이버시

기업은 고객에게 더 많은 효용을 준다는 이유로 RFID 태그를 통한 정보 추적을 할 전망이다. 이미 베네통과 질레트사가 자사 제품에 RFID 칩을 심는 계획을 실천하려다가 CASPIN의 반대에 부딪혀 중단되었다.

국가는 국민의 안전을 보장해준다고 생체정보, 범죄인에 대한 전자태그 이식 등의 기술 도입을 진행 중이다. 이미 미국은 자국에 입국하려는 모든 사람의 생체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오직 수집될 당시의 목적 외에 다른 용도로 개인정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OECD 가이드라인 등이 준수되기만을 기대할 뿐,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아는 사람은 없다.

시장원리와 다양한 안보논리에 RFID 칩은 저렴하고도 효율적인 기술로 일상에 침투하고 있다. 하지만 프라이버시에 대한 해결방안을 함께 제시하거나 프라이버시를 제도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정책과 법에 대한 언급은 드물다.

프라이버시, 인식의 전환이 요구된다

첫째 프라이버시는 유비쿼터스 사회에 불편하거나 귀찮은 존재가 아니다. 반드시 지켜주어야하는 유비쿼터스 사회의 안전벨트이다.

둘째 프라이버시는 비용을 지불해서 보호해야하는 것이 아니다. 프라이버시 그 자체가 소중한 자산이다. 연예인의 개인정보는 돈을 주고서라도 사고 싶은 소중한 정보이다. 평범한 사람의 일상도 짜임새 있게 구성하면 돈을 벌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개인정보를 헐값에 팔아넘겨서는 안 된다.

셋째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기술과 관련 산업은 유비쿼터스 시대의 핵심 기술이다. 이 기술은 경쟁력을 가지고 제품 등에 포함할 수 있는 수출효자종목이 될 수 있다. 관련 산업, 연구단지 더 나아가 학과 설립 등에 대한 지원이 요구된다.

프라이버시, 곧 다가올 사회의 아킬레스건이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세계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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