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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저널 노조원들은 사측의 직장폐쇄에 항의하며 24일 오전부터 서울 서대문 시사저널사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독자도, 기자도 없는 매체"

시민사회, 언론계가 <시사저널> 899~901호를 가리켜 부른 이름이다. '짝퉁 시사저널'의 현주소를 꼬집은 말이다.

@BRI@'짝퉁 시사저널'은 금창태 사장이 삼성그룹 관련 기사를 편집국의 동의 없이 삭제하고, 파업에 돌입한 기자를 배제한 채 만든 것이다. 899호에 이어 '짝퉁'의 발행이 계속되자 독자들의 불만어린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시사저널> 정기구독자는 댓글을 통해 "돈 내놔, 경영진"(누리꾼 아이디 'jaeil93')이라며 사측을 겨냥했고, 또다른 정기구독자는 "3년 정기구독에 아직 2년 남았는데 계속 받아야 하나 아니면 절독해야 하나(아이디 'cho3381')"라며 고민하기도 했다.

<시사저널> 편집권독립과 정상화를 위한 시민사회단체·언론단체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강로 서울문화사 앞에서 '시사저널 직장폐쇄를 규탄하는 시민사회·언론단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문화사는 <시사저널> 경영진이 별도의 편집국을 만들고 대체인력을 투입해 잡지를 만드는 곳이다.

편집권을 지키려는 <시사저널> 노동조합의 파업에 대해 사측은 지난 22일 직장폐쇄로 맞섰고, 이에 노조는 24일부터 서대문 사옥 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편집권 독립 의지 꺾으라는 요구... 어떤 기자가 따르겠나"

공대위는 금창태 사장과 심상기 회장이 노조와 즉각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공대위는 지난 5일, 19일 두 차례에 걸쳐 심 회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심 회장 측은 이를 모두 거부했다.

공대위는 "사측은 업무에 복귀 의사를 밝히는 파업 조합원에 한해 편집국 출입을 허락한다고 밝혔지만 '편집권 독립의 의지를 꺾으라'는 요구에 어떤 기자가 응하겠나"라고 따져 묻고 "이는 '짝퉁 <시사저널>' 발간을 장기화하고 독자들을 떠나게 함으로써 기자도 독자도 없는 매체로 몰락을 자초하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또 "'짝퉁'은 언론인 정신을 지키는 기자들을 거리로 내쫓고 독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저버림으로써 더이상 공기(公器)의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공대위는 "사측이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경우, 모든 시민사회단체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짝퉁'의 취재에 협조하지 않는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향후 투쟁 계획을 밝혔다. 이어 "'짝퉁'을 읽는 것, 기고하는 것, 취재에 협조하는 것이 양식 없는 일이 되는 운동을 펼치겠다"고 덧붙였다.

공대위는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전국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23개 시민사회·언론단체로 구성돼 있다.

▲ 시사저널 노조원 20여명은 22일 오후1시 정동 사옥 앞에서 사측의 직장폐쇄 조치를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시사저널> 사태, 교수들도 해결 촉구 나서

한편, 지난 24일 김철환(사회과학부), 오동석(법학부) 교수 등 <시사저널>사태를 우려하는 아주대학교 교수 33명도 '<시사저널>을 제 자리로'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자본권력에 예속된 <시사저널>"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편집권은 편집인의 것이라는 금 사장의 인식은 '내 돈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천민자본주의의 병폐를 판박이 한 모습"이라면서 "언론인으로서의 품격 자질을 논하기 부끄러운 수준일 뿐 아니라 민주적 사회양식에 대한 정면 도전, 시민을 가벼이 여기는 오만"이라고 못박았다.

또 "기자가 재벌이 감추고자 하는 부분을 쓰는 것이 어려워지면 사회의 목탁으로서의 언론이 존재할까"라고 문제제기를 한 뒤, 이번 사태를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롭게 된 언론이 이젠 자본권력에 스스로 예속되는 우려스러운 사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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