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SBS
SBS 대하사극 <연개소문>이 지난 13일부터 장년의 연개소문, 유동근을 등장시키며 2부에 접어들었다.

고구려-수나라간의 전쟁과 주인공의 청년기를 다룬 <연개소문> 1부와는 엇갈린 반응을 이끌어냈다. <연개소문>은 방영 1, 2회에서 고구려-당나라와의 전쟁과 웅장한 전투신으로 화제를 일으켰으나, 산만한 전개와 느린 구성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연개소문'이 실종됐던 <연개소문>

제목처럼 고구려 시대의 영웅 연개소문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수-당제국으로 이어지는 중국 쪽의 에피소드에 치우친 기형적인 이야기 전개와 양제를 연기한 김갑수의 호연에 쏠린 시선에 비해 청년 연개소문(이태곤)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연개소문> 1부는 웅장한 규모의 남성사극을 선호하는 중장년층의 꾸준한 지지로 20%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경쟁작으로 불리는 <주몽>이나 <대조영> 등 다른 고구려 사극들처럼 젊은 팬층이나 여성 시청자들까지 포용하지는 못했다.

일단 사극 경험이 일천한 주연배우 이태곤을 비롯해 연기력이 떨어지는 젊은 배우들의 중량감이나 흡입력 없는 로맨스 구도는 무시할 수 없었다. 또 <연개소문>을 집필하고 있는 이환경 작가의 장중하고 느린 템포의 이야기 전개가 빠르고 감각적인 '퓨전 사극'을 선호하는 최근 젊은 시청자들의 트렌드와 다소 맞지 않았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너무 많은 등장인물과 에피소드를 입체적으로 다루어내려는 과도한 의욕이 오히려 극적 긴장감을 이완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대표적인 성공작으로 꼽히는 <태조 왕건>이나 <용의 눈물> 당시에도 문제가 됐던, 지나친 설명조의 대사와 장광설, 특정한 캐릭터에 편향된 인물 중심의 역사관은 <연개소문> 1부에서도 되풀이됐다.

베테랑 중견 배우들의 가세, 활력 되찾나

정체된 극 진행에 무언가 신선한 변화가 필요하던 시점에서, 주요 출연진이 연기력을 갖춘 중견 연기자들로 대거 교체되면서 새로운 활력을 안기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특히 <용의 눈물> <명성황후> 등 굵직한 남성 사극에서 강한 이미지를 선보였던 유동근의 합류로, <연개소문> 2부는 드디어 주인공 중심의 이야기 전개로 되돌아온 느낌을 주고 있다.

<연개소문> 1부의 최대 약점은 주인공의 비중이 미미하여 극에 확실한 구심점이 없고 다소 산만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14일 숙부이자 정적이기도 한 막리지 연태조(정동환)와 대면하는 장면에서 보여준 연개소문(유동근)의 강렬한 눈빛 연기와 화면 장악력은 주연배우의 존재감이란 이런 것임을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제왕적 연기'로 대표되는 유동근식 사극 캐릭터가 태종 이방원, 흥선 대원군을 연기한 전작들에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조용하고 신중한 '참모형' 캐릭터로 개성이 부족했던 청년기 연개소문에서 적극적이고 호전적인 '리더형'인 장년 연개소문으로 변화한 과정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그려질지가 변수다.

2부에는 앞으로 더욱 많은 에피소드가 기다리고 있다. 연개소문의 쿠데타와 권력장악, 당나라와의 계속된 전쟁, 고구려의 쇠퇴와 붕괴로 이어지는 장대한 호흡의 이야기가 남아있다. 하지만 지난 1부에서 지적되었던 느린 구성과 과도한 '국수주의적' 이야기 전개, 스케일에 대한 지적 등을 극복하고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하는 완성도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