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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에버랜드에서 발생한 놀이기구 사고로 가족과 이곳을 찾았던 주부 안모(38)씨가 사망한 것과 관련, 경제논리에 매몰된 에버랜드의 안전불감증 등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오전 11시께 사고 현장 공개에서 드러난 바에 의하면 사고가 난 놀이기구 ‘가고일의 매직베틀’은 실내에 설치된 7m가량 높이의 원통형 구조물 안에 좌우로 35도가량 움직이는 탑승의자가 설치돼 있다. 원통형 구조물이 3분간 360도 회전할 때 일으키는 착시현상을 통해 이용객들이 스릴을 느낄 수 있도록 돼 있다.

@BRI@ 용인경찰서와 에버랜드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안 씨는 이날 남편 김모(42)씨, 자녀 2명과 함께 이 기구에 탑승했다. 기구 작동 직전 공포심을 느껴 탑승의자에서 내렸다. 원통형 구조물 벽면에 기대 서 있다가 기구 출입문 사이에 끼어 천정으로 끌려올라갔다 결국 7.4m 아래로 떨어져 목뼈가 골절돼 사망했다. 사고 당시 안전요원 3명이 있었으나 소용이 없었다.

에버랜드측은 1차 안전을 책임지는 실내 안전요원 유모(22ㆍ여)씨가 좌석을 이탈하는 것을 확인하지 않은 채 기구를 운행시켰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개인의 책임만으로 돌리기에는 어려운 여러 정황들이 나타나고 있다. 일단 사고 당시 놀이기구 내부가 조명 및 구조상의 원인으로 지나치게 어두워 구석에 서있는 안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CCTV를 통해 2차적으로 안전을 확인해야할 놀이기구 조정실 관계자도 안 씨의 좌석이탈을 눈치 채지 못했다가 사고 발생 20여초가 지난 뒤 다른 이용객들의 비명을 듣고서야 뒤늦게 작동을 멈췄다.

에버랜드측은 상시적인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지만 이번 사고로 인해 안전교육이 겉치레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면키 힘들게 됐다.

문제의 놀이기구는 4m 가량의 좌석에 앉은 이용객들의 무릎에 안전레버가 내려와 단순 고정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옆자리에 몸집이 큰 사람이 앉을 경우 체격이 작은 여성이나 아이들이 안전레버 밖으로 쉽게 빠져나올 수 있다. 안 씨의 경우도 이렇게 해서 생긴 틈을 이용해 기계 밖으로 나왔다 참변을 당했다. 이에 따라 향후 또 다른 사고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2월에는 캐리비안베이 6층 실내스파시설에서 천장 1㎝두께의 석고보드가 떨어져 이용객 5명이 다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잇따른 사고에 대해 에버랜드측의 조급한 경제논리에서 비롯된 안전불감증이라 지적하고 있다.

에버랜드측은 지난해 목표이용객의 85% 수준 달성에 그쳐 신규시설위주로 과감히 투자를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놀이기구는 독일제로 지난해 도입돼 가동 4개월밖에 되지 않은 시설이다. 시설은 이용객들의 스릴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난이도화 되는데 비해 대다수가 아르바이트생으로 구성된 안전요원들의 교육과 숙련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사고발생 당시 고객들의 안전을 최종점검한 유씨도 불과 한달 경력의 아르바이트생이었다. 에버랜드는 안전레버 등 고객의 안전에 직결된 사항을 주로 아르바이트생에게 맡기고 있어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에버랜드 환경안전팀 관계자는 “안전요원들이 해당 놀이기구 매뉴얼을 숙지하는 중에 있다”며 “손님들의 우발적 행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태에 신속하게 대처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인매일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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