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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아를 업고 계신 어머님.
ⓒ 김은숙

아이 키우는 일은 참 힘듭니다. 아기는 온전히 내게 생명을 맡긴 존재입니다. 내가 먹을 걸 주고 씻깁니다. 가끔 산책도 나가고 잠 투정 하면 업어서 재웁니다.

@BRI@늘 아이 옆에 있어야 합니다. 잠을 잘 때만 자리를 뜰 수 있지만 그것도 집을 나서는 것은 안됩니다. 잠을 자다 아이가 뒤집으면 몸을 바로 해 주고 갑자기 울면 토닥토닥해서 다시 잠을 자게 합니다.

젖병을 다 쓰면 그걸 삶아 둬야 합니다. 미리미리 해 두지 않으면 큰일입니다. 울면 기저귀를 살핍니다. 기저귀가 젖어서 울 수도 있으니까요.

아이가 태어난 뒤로 생활에 제약이 많습니다. 일을 하려고 해도 우선 아이를 맡길 곳이 있어야 생각을 할 수 있고, 필요한 물건이 있어도 쉽게 외출을 생각하지 못합니다. 남편에게 전화해서 집에 들어올 때 사 오라고 부탁을 할 때도 많습니다.

내가 엄마가 되어 아기를 키우게 되니 우리 엄마도 나를 이렇게 키우셨겠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농사일이 있으니 하루 종일 방에서 아이만을 보고 있을 수는 없었겠죠. 또 오빠나 언니가 있으면 오빠나 언니가 엄마를 대신해 우는 아기를 업어 주거나 먹을 걸 줬을 수도 있겠구요.

시어머님은 아이들을 방에다 두고 잠그고 일을 나가셨다고 합니다. 일을 하다가 아이 젖을 먹이려고 들어와 보면 아이는 발 뒤꿈치가 다 까져 있다고 합니다. 아기는 계속 버둥거리니까요. 마음은 아프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을 겁니다. 농촌에서 노는 일손은 없으니까요.

돌아 보니 전혀 생각나지 않는 그 몇 년 동안 저는 엄마의 시간을 잡고 있었던 것입니다.

20대와 30대의 젊은 날들을 온전히 자식에게 주신 것입니다. 그 아기가 자라서 성인이 되어도 철철이 쌀에 반찬까지 주십니다.

시아버님은 늘 말씀하십니다. 부모 마음은 뼈라도 갈아서 자식에게 해 주고 싶은 거라고요. 그러니 부모님깨 해준 게 뭐냐는 말은 절대 해서는 안됩니다. 내게 가장 중요한 '내 삶'을 주셨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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