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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여수 중앙시장
여수 중앙시장 ⓒ 조찬현
2007년 새 아침이 밝았다. 재운과 길몽의 돼지해, 돼지는 행운을 몰고 다닌다. 돼지꿈을 꾸면 행운과 재물이 찾아온다. 새해에는 많은 일자리가 생겨나고 빈부격차가 해소됐으면 좋겠다. 새해 아침에 힘들어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사는 재래시장 사람들을 만나봤다.

전남 여수 중앙동의 중앙시장. 이곳은 새벽에 모든 거래가 이루어진다. 오전 8시경에 찾아간 시장은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 할머니가 생선을 손질하고 있다. 말을 건네도 별 대꾸를 안 한다. 새해희망에 대해 물어도 뭐 그런 거 없다며 바삐 손만 놀릴 뿐이다.

여수 교동시장의 꼬막할머니
여수 교동시장의 꼬막할머니 ⓒ 조찬현
교동시장의 파래아줌마
교동시장의 파래아줌마 ⓒ 조찬현
교동시장으로 갔다. 연등천 다리난간에 꼬막할머니가 화롯불에 몸을 녹이고 있다. 시장은 비교적 한산한 풍경이다. 새조개를 손질하던 김연숙(57·가명)씨는 좌판에 피고막, 굴, 꼴뚜기, 새고막, 새우, 물메기 등의 어패류와 생선을 판다.

@BRI@김씨는 새벽 4시에 시장에 나와 오후 4시께까지 장사를 한다.

"장사한 지 몇 해째예요?"
"설 쇠면 10년 돼요."

"돈벌이 좀 됩니까?"
"요즘은 안돼요. 작년부터 딱 안 되네. 손해날 때도 있고 근근이 먹고 살아요."

"하루 수입이 얼만데요?"
"포로시(간신히) 목구멍에 풀칠이나 하고 사요."

"새해 소원은요?"
"경기 잘 풀려갖고 돈 많이 벌었으면 좋겠어요. 모든 사람들 다 편안하게 살게…."


피고막. 굴, 꼴뚜기, 새고막, 새우, 물메기 등의 어패류와 생선
피고막. 굴, 꼴뚜기, 새고막, 새우, 물메기 등의 어패류와 생선 ⓒ 조찬현
새조개를 손질하는 김연숙(가명)씨
새조개를 손질하는 김연숙(가명)씨 ⓒ 조찬현
가족들 건강하고, 밥 먹고 살면 됐지, 큰 욕심은 없다는 김씨는 새조개를 까다 말고 새조개 자랑을 늘어놓는다.

"새조개는 오만 것 다 해먹어요. 조갯살이 새를 닮아서 새조개라고 해요."
"하나도 못 팔았당께, 물어만 보고 그냥 가요. 시장에 사람도 안 오고 팔리지도 안하고 그래요."


교동시장 풍경
교동시장 풍경 ⓒ 조찬현
콩나물 아줌마
콩나물 아줌마 ⓒ 조찬현
올 12월에는 차기 지도자를 뽑는 대통령 선거도 치러야 한다. 이름보다는 진짜 능력 있는 사람이 나와 먹고사는 문제와 교육문제는 물론 주거문제와 사회갈등의 불씨들을 꺼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재래시장이 활성화되어 장사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김씨의 작은 소망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어제(1일) 밤부터 내리던 겨울비도 멈췄다. 잿빛 구름이 점점 옅어지고 동쪽 하늘이 환하게 밝아온다. 평화롭게 조용히 먼동이 튼다. 날마다 새날이다. 새봄을 기다리며 살자. 새 희망으로 살자.

싱싱한 청어와 홍합
싱싱한 청어와 홍합 ⓒ 조찬현
손수레에 실린 배추
손수레에 실린 배추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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