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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2위는 노무현 정권 말기 국정을 무난하게 이끌어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명숙 국무총리(11.6%)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정치권 및 행정부의 여성 리더들이 가장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국민들의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박 전 대표가 50%가 넘는 응답률(남성 52.8%, 여성 48.0%)로 2위인 한 총리를 크게 앞선 것은, 우먼타임스 송년호에서 전문가(우먼타임스 편집자문위원)들이 뽑은 결과와는 달리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는 박 전 대표의 인지도가 더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올해 대선에서 유력한 여성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대중 호감도를 사전에 점쳐볼 수 있는 주요한 근거 자료가 되고 있다.

3위는 가수 이효리(6.8%)가 꼽혀, 대중매체의 위력과 대중스타의 파워를 실감케 했다. 4위를 차지한 강금실 전 법무장관(4.9%)은 지난해 5.31 지방선거 패배 이후에도 식지 않는 대중 호감도를 보여줬다.

5위는 노무현 대통령의 인기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3.5%)가 선정돼, 여전히 대중들은 청와대를 파워의 근거지로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북핵 위기에 의연하게 대처하며 대기업 그룹 여성 총수로서 자리매김에 성공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3.0%)은 6위로 꼽혔다.

이어 7위는 한비야 월드비전 한국지부 긴급구호팀장(2.9%), 8위는 소프라노 조수미(2.3%)가 각각 꼽혔고, 일본 등지에서 한류 바람을 이어가고 있는 가수 보아, 국내 여성으로는 유일하게 1조원 이상의 재력을 갖추고 있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 결과 나타난 특징은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압도적인 대중 선호도'와 '이효리 등 대중스타에 대한 고평가' 등 두 가지다. 이는 현 시점에서 한국의 파워우먼에 대한 대중의 의식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강남식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교육연구팀장)는 "대중매체를 통해 인물의 이미지가 어떻게 전달됐느냐가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박근혜 전 대표는 한나라당의 위기 시마다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나름의 고집으로 자신의 소신을 편다는 이미지가 매체를 통해 구축돼 왔다"고 해석했다.

그는 또 "이효리 등 대중스타의 영향력은 시대 흐름의 반영이지만 실제 박 전 대표나 강금실 전 장관도 대중매체 스타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 성교육 강사로 친숙한 구성애 푸른아우성 대표 등이 공동 11위에 올랐다.

'똑똑하고 건강함'이 시대의 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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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여성 파워는 정·관계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중들과 친숙한 연예인들의 영향력도 크게 부각됐다.

우먼타임스가 커리어와 공동으로 20~40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국의 파워우먼 10인’을 뽑은 결과, 3위를 제외하고 1위에서 5위까지 모두 정관계 인사들이 독식했다. 2위는 한명숙 국무총리, 4위 강금실 전 법무장관, 5위 권양숙 여사가 차지했다.

특히 1위로 꼽힌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응답자의 50%가 파워우먼으로 선택해, 다른 분야의 여성들에 비해 압도적인 지지율을 나타냈다. 뿐만 아니라 임기가 끝난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11위를 차지했으며, 기타 의견으로 고 육영수 여사를 꼽은 이들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이는 대중들이 사회에 대한 영향력과 파워를 정치, 행정 분야를 중심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 3위를 차지한 이효리나 조수미(8위), 보아(9위) 등 대중스타, 특히 가수들이 파워우먼에 다수 포함된 것도 특징이다. 이들은 여성에게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연 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매스커뮤니케이션 박사)은 “대중들이 배우에 비해 가수가 더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은 것은 연기와 노래, 진행 등을 겸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혹은 만능 엔터테이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문화예술 분야에서 박완서, 공지영, 신경숙 등 소설가에 대한 응답 비율이 높은 것은 대중이 정신세계 영역에서 이들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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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식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는 “이효리의 경우 외모지상주의 사회에서 부각되고 있는 섹시스타이기는 하나, 위험에 빠진 행인을 구한 일화나 사회 기부 등을 통해 섹시스타가 갖는 부정적인 측면을 완화시키고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하면서 “이효리는 이전의 백치미를 내세운 섹시스타와는 달리 똑똑하고 건강한 여성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이 시대의 코드로 읽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감성을 중시하는 2040 세대의 특성이 반영되고 있을 뿐 아니라, 여성들에게서 더 의미 있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한편, 한국이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주목받고, 여성 CEO의 비율이 지난 5년 동안 4.6배나 늘어났지만 여성 경제인 중에는 대중의 눈길을 끄는 스타급이 적어 아쉬움을 남겼다.

재계에서 파워우먼으로 꼽힌 인물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6위)과 이명희 신세계 회장(10위) 등 극소수 재벌가 출신에 한정되어 있어 여성 경제인 육성과 지원을 위한 적극적인 방안도 강구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이 전 세계적으로 IT 강국으로 군림하고 있지만, 이번 파워우먼 조사 결과에 과학계 여성은 단 한 명도 꼽히지 않았다.

한비야 월드비전 한국지부 긴급구호팀장(7위)을 제외하고 여성단체나 NGO에서 활동하는 여성계 인사들은 꼽히지 않아 낮은 대중 인지도를 나타냈다. 문화·예술계, 학술계 여성들에 대해서도 ‘모른다’는 응답이 많았으며, 응답률도 매우 저조했다.

이 밖에 파워우먼으로 꼽힌 인물들 가운데 고두심, 강부자, 김혜자, 손숙 등 주로 이 시대 어머니상을 보여준 연기자들의 선호도가 높게 나타난 것이 주목할 만하다.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여성 응답자 사이에서 이들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게 나타난 점도 특이하다.

분야별 파워우먼

우먼타임스는 2040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의 파워우먼’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정·관계, 재·과학계, 문화·예술계, 연예·스포츠계, 학·NGO계 등 5개 분야별로 파워우먼을 선정했다. 조사는 분야별로 본지가 선정한 20명의 리스트를 주고, 응답자가 파워우먼 3인을 고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인물에 대해서는 주관식으로 추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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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계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65.6%의 압도적인 응답률로 1위에 올랐다. 이어 최초의 여성 국무총리인 한명숙 총리가 15.9%로 2위, 강금실 전 법무장관(9.6%)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은 ‘한국의 파워우먼 10인’에도 모두 올라 정·관계의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재·과학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34.3%로 1위를 차지했다. 현 회장은 고 정주영, 정몽헌 회장과는 달리 대입 시험, 연말, 복날 등에 직원들과 그들의 가족에게 직접 마음이 담긴 편지와 선물을 전하며 여성 특유의 감성 경영으로 주목받았다. 이어 삼성그룹 고 이병철 회장의 딸 이명희 신세계 회장(10.2%)이 2위,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세계여성대상 경제인 부문 상을 수상한 이미경 CJ부회장(9.7%)이 3위에 꼽혔다.

문화·예술계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32.4%로 1위에 올랐다. 이어 TV 드라마 분야에서 여성파워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김수현 작가(14.1%)가 2위, 지난해 영화로도 제작된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으로 인기를 모았던 공지영 작가(10.2%)가 3위를 차지했다. 문화·예술계 인사 중 한국의 파워우먼 10인에 선정된 사람은 조수미씨뿐이다.

연예·스포츠계

일본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가수 보아(13.8%)가 이효리(13.7%)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1위에 선정됐다. 이는 ‘한국의 파워우먼 10인’의 결과와 다소 차이가 있다. 이어 천만 달러 소녀로 불리는 골프선수 위성미(미쉘위)와 피겨 여왕에 오른 김연아 선수(10.8%)가 공동 3위에 올랐다.

학·NGO계

오지를 돌며 인권과 생명을 돌보는 한비야 월드비전 한국지부 긴급구호팀장이 33.7%로 높은 응답률을 얻었다. 이어 청소년들의 성문제를 공론화한 구성애 푸른아우성 대표가 23.4%로 2위, 박영숙 한국여성재단 이사장(8.0%)이 3위에 꼽혔다.

응답자들이 각각의 분야에서 파워우먼으로 선정한 근거는 분야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정·관계와 연예·스포츠계에서는 ‘높은 지명도’를 주요 근거로 삼은 반면, 재·과학계, 문화·예술계, 학계·시민단체에서는 ‘탁월한 전문성’이 가장 중요한 잣대로 꼽혔다. 이 밖에 응답자들이 직접 꼽은 파워우먼으로는 아나운서 백지연·정은아, 가수 인순이·양희은·옥주현, 작가 박완서·신경숙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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