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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화순 쌍봉사 철감선사 부도(국보 제57호)
전남 화순 쌍봉사 철감선사 부도(국보 제57호) ⓒ 김성후
많은 팔각원당형의 부도 중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부도를 꼽으라면 보통 전남 화순의 쌍봉사 철감선사 부도와 전남 구례 연곡사의 동부도라고 합니다. 이들 부도의 특징을 보면 지붕돌은 목조건축 양식을 모방하여 너무나 섬세하게 조각하였으며, 기단이나 탑신부에는 대개 사자나 신장상 또는 비천상 등을 새겨 놓았는데 그 모습이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시대가 흘러감에 따라 인도의 복발형 탑 모양을 닮은 종형(鐘型) 부도가 유행하게 됩니다. 종형 부도의 모양을 보면 사각으로 만든 기단 위에 종 모양의 몸돌을 올려놓고 그 위에 연꽃봉오리나 보주를 얹은 형태입니다.

울산시 학성공원 내 태화사지12지상부도(보물제441호)
울산시 학성공원 내 태화사지12지상부도(보물제441호) ⓒ 김성후
종형 부도의 시초는 경남 울산의 태화사지 12지상(12支像)부도라고 하는데, 이 부도는 커다란 기단을 두고 그 위 종 모양의 몸돌을 올린 아주 간단한 형태입니다. 몸돌 아랫부분에 12지상을 조각하였으며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완만하게 곡선을 지으면서 반구형을 이루고 맨 꼭대기에는 작은 돌기를 남기고 있습니다.

탑비(塔碑)의 건립

부도가 만들어지면서 부도의 주인공이 살아있을 때 행한 일대기를 기록한 비문(碑文)을 함께 세웠는데 이를 부도비(浮屠碑), 사리탑비(舍利塔碑) 또는 탑비(塔碑)라고 합니다. 초창기 부도의 주인공은 아시다시피 중국 선불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구산선문에 속한 선사(禪師)들이었습니다. 이분들이 돌아가시고 난 뒤 신라 왕실에서 시호와 탑비명을 내리고 비문을 지어 탑비를 세우는 것이 하나의 전통으로 자리 잡습니다.

경남 하동 쌍계사 진감선사대공탑비(국보제47호)
경남 하동 쌍계사 진감선사대공탑비(국보제47호) ⓒ 김성후
당시 비문의 내용은 중국으로 유학을 떠났던 관리들이 주로 작성하였습니다. 이들은 중국에서 갈고 닦은 탁월한 문장력과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비문을 지어 이 시대 탑비미술을 또 하나의 예술로 만든 것입니다. 탑비는 비문을 새기는 비신(碑身), 비신을 받치는 귀부(龜趺) 그리고 비석의 머릿돌인 이수(螭首)로 이루어집니다.

귀부는 이름 그대로 거북모양을 하고 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용의 모습이나 해태의 모양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실적인 거북의 형태에서 점차 변화하여 장중한 모습, 패기 넘치는 모습 또는 우아한 모습으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이수는 그 기본적인 형태를 보면 두 마리의 용으로 장식하였습니다.

이(螭)라는 글자는 뿔이 없는 용이나 교룡(蛟龍)을 뜻하는데 돌기둥이나 돌계단, 도장, 종, 솥 등의 표면이나 머리 부분에 용의 모양을 조각하여 장식한 것을 말합니다. 이 가운데 비석에 새겨진 이수가 크기나 모양으로 봤을 때 가장 대표적인 것이 되어 오늘날 이수라고 하면 탑비의 이수를 지칭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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