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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이 21일 민주평통자문회의 상임위원회 연설 도중 "군대에 가서 몇 년씩 썩히지 말자"며 군 복무기간 단축을 시사한 데 대해 네티즌들의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노 대통령이 21일 민주평통자문회의 상임위원회 연설 도중 "군대에 가서 몇 년씩 썩히지 말자"며 군 복무기간 단축을 시사한 데 대해 네티즌들의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 청와대 홈페이지

"군 복무 기간이 줄어도 국방상 문제가 없다면 복무(기간)를 줄이는 것이 현명한 판단입니다. 저에게 군대는 끌려가는 곳이었습니다. 군 생활하면서 내 가족, 내 나라를 지키는 데 대한 자부심은 그다지 들지 않더군요. …쓸데없는 '삽질'만 하려고 군대 간 것도 아닌데. (군대 가면) 썩는 거 맞죠."

"나라를 위해 열심히 복무하는 젊은 장병들에게 '군 생활에서 썩는다'는 표현을 하는 게 맞나요? …노 대통령이 차기 집권에 필요한 대권 득표수가 그리 중요했습니까? 국군 최고 통수권자로서 '쓰레기 같은 군 생활'이라고 발언하신 이상 여태껏 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우리 예비군들은 이제 어디에서도 정당한 권리를 찾긴 틀렸군요."


노무현 대통령이 "군대에 가서 몇 년씩 썩히지 말자"며 군 복무기간 단축을 시사한 데 대해 네티즌들의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노 대통령이 지난 21일 병역제도 개선 의지를 밝히자 네티즌들은 나흘이 지난 25일까지 "군대가서 몇 년씩 썩는다"는 발언을 두고 '게시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노 대통령의 발언에 동의하며 군 복무기간 단축에 찬성한 반면 군 복무를 비하한 데 불쾌감을 드러낸 네티즌들은 "국군 최고통수권자 맞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군대 가면 썩는다' 논란의 시작

@BRI@아이디 'winner'는 이날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25일 올린 게시글에서 "군에 가서 썩는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남성)는 2년을 군대에서 소비하는데, 대다수 사람들은 개인을 위해 군대에서보다 더 나은 일을 하는데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방의 의무가 성스럽다고 말하는 것은 우습다, 대다수 남성들이 군대를 갔다오지만 군대에서 썩고 온다는 말은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군 복무 기간이 줄어도 국방상 문제가 없다면 복무(기간)를 줄이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라며 "군 생활하면서 내 가족, 내 나라를 지키는 데 대한 자부심은 그다지 들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군제도 개선을 강조하면서 "할 수만 있다면 복무 기간도 줄여야 한다"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대에 갔지,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려고 간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을 옹호하는 글이 올라오게 된 배경은 지난 23일 한 네티즌이 '예비군에 대한 모욕"이라며 노 대통령의 발언에 불쾌감을 나타낸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아이디 '바람의 검신7'은 노 대통령을 향해 "나라를 위해 열심히 복무하는 젊은 장병들을 향해 국군 최고 통수권자로서 '군 생활에서 썩는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느냐"며 "평소에 얼마나 (군 생활을) 쓰레기 같은 시기라고 생각했으면 이런 말이 나왔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노 대통령이 차기 집권에 필요한 대권 득표수가 그리 중요한 것이냐"며 노 대통령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군 복무 기간 단축을 시사했음을 꼬집었다. 스스로 "공군 26개월을 마쳤다"고 소개한 그는 "여태껏 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예비군들은 이제 어디에서도 정당한 권리를 찾기는 틀렸다"며 "수많은 예비군에게 치욕을 줬다"고 주장했다.

"군대 가면 썩는 거 아니냐"-"군 최고통수권자 맞나"

이같은 찬반 논란에 네티즌들은 1100여개에 달하는 댓글을 통해 공방을 이어갔다.

'군대 가서 썩는다'는 표현에 찬성하는 아이디 'yonggary'는 "군대를 다녀와서 인간관계, 성격, 참을성 등을 배우고 왔고 보람도 있었지만, 우리 나라 군대는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군대를 현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자신을밋자'는 "요즘 군대는 '노가다(막일)' 수준"이라며 "군 생활의 70%가 노가다고 나머지가 훈련이다, 이래서 무슨 군대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MoonStone'은 "군대가서 2년 동안 어영부영 허송세월 보내기보다 차라리 기간을 줄여서 알차게 바꿔보자"며 "그것이 개인이나 나라 발전을 위해서 옳은 말 아니냐"고 거들었다.

반면 아이디 '강태공'은 "군대 가서 썩는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어떻게든 군대에 가기 싫어서 그러는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어느멋진날'은 "군대도 점점 발전하고 있다"며 "학점이수제도 만들고, 자격증도 따게 만들고 있다, 공무원 가산점은 폐지됐지만 호봉으로 채워주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김상태 성우회 회장은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가뜩이나 병력이 부족한데 (복무 기간을) 줄인다니 이해가 안 간다"며 "내년 선거용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김 회장은 "유급 지원병제도도 군복무 단축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한 변명으로 보인다"며 "재원도 만만치 않은데 과연 그것(군복무 단축)이 우리 병력 수급계획을 제대로 검토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전직 국방장관, 군 총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 군 원로들은 26일 오전 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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