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힘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그 힘은 어떤 때 써야 할까? 책의 내용을 기본으로 극본과 만화로 표현해보기로 한 수업시간, 아이들은 '힘'을 골똘히 생각하며 연필을 들었다. 노란 종이 한 장씩을 나눠주고 '나만의 수탉 이야기'를 만들어보는 아이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얘들아, 우리 책상을 다 붙이고 위에 올라가서 할까?"
"와, 좋아요!"
높은 책상에 턱걸이처럼 매달린 아이들이 왠지 불편해 보였다. 따로 떨어진 네 개의 책상을 붙이자 널찍한 방이 되었다. 아이들이 신발을 벗고 그 위에 올라갔다. 웅성웅성하는 사이 도서관 아저씨가 무슨 일인가 빠끔히 문을 열어보곤 살짝 닫았다.
힘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을 서로 얘기하면서 우리는 내가 느끼고 실감했던 힘의 위력에 대해서, 또 힘이 없어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를 생각하며 속상했던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아이들은 할 말이 많았다. 동생이랑 똑같이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엄마의 힘(사랑)을 더 많이 받고 있는 동생보다 자기가 꾸중을 더 많이 들었다는 준영이. 친구들이랑 딱지치기를 하다가 동네 형들에게 힘이 없어 딱지를 빼앗겼다는 현이.
힘에는 부정과 긍정의 힘이 있다. 우리는 긍정의 힘이 살아가는데 얼마나 큰 용기를 주며 그 힘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그 힘을 키워야 할지를 얘기했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돼요."
"운동하면서 힘을 길러요."
아이들 말에 '공부'라는 말은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공부의 힘이 곧 성적과 연결되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은 다음 시간에 자기가 쓴 글로 연극을 할 기대로 조금 상기된 표정이다.
세상에는 많은 힘들이 존재한다. 그런 힘들이 물리적인 것보다 우리 정신을 지배할 때는 더 중요하다. 살아가면서 수없이 들었던 용기와 희망, 새삼 그 힘의 울림이 강하게 다가온다.
덧붙이는 글 |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 글: 이호백 그림: 이억배/재미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