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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참새를 쉽게 볼 수 있었다. 미루나무에도, 버드나무에도, 탱자나무에도, 집으로 엮은 울타리에도, 흙담 위에도, 그리고 갈대밭에도, 작은 뒤안 텃밭에도 참새들이 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눈 오는 겨울엔 삼태기를 세워 두고 참새를 잡기 위해 그 안에 나락이나 쌀을 놓아두고 삼태기 안으로 참새가 들어오길 눈꼽아 기다리다 지쳐 그냥 포기하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은 그 참새를 쉽게 볼 수 없다. 참새가 흔하지 않기 보다는 바쁜 일상에 쫓긴 우리네 삶이 작은 참새를 볼 수 있는 눈을 잊어버렸기 때문은 아닌지 싶다.
모처럼 참새들의 자유를 보았다.
눈꽃이 핀 나뭇가지에 앉았다 날아가길 반복하는 녀석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려니 그것 또한 재미가 돈다.
@BRI@때론 여러 마리가 앉아 뭐라고 재잘대다 날아가 버린다. 때론 두 마리, 한 마리의 참새만이 살진 배를 드러내며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카메라를 들이대는 이상한 사내를 향해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아저씨, 뭐 하슈? 참새 처음 봤슈?"
"아니∼ 뭐… 그냥. 임마 찍으면 안 되니. 누가 너희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겠니? 옛날 생각해봐. 옛날엔 너희를 향해 간 게 무엇이었는지. 총부리잖아 총부리. 안 그래?"
"하긴 뭐 그렇죠. 그래서 누군가 우리를 향해 뭔가 들이대면 신경 쓰인다구요. 그러니 빨리 찍고 가슈."
"알았다 알았어. 되게 뻗대네. 그럼 한 방만 더 찍고 갈 테니 포즈 한 번 취해 볼래?"
"거참. 그 아저씨 되게 귀찮게 구네. 알았으니 빨랑 찍고 가슈. 한 번만 찍어야 돼요."
"알았다니까. 짜식들 지들이 뭐라도 되는 줄 알아. 그래도 나라도 되니 너희들 사진 찍어주는 거야. 고맙다고는 못할망정 투덜대기는."
"참내. 찍새 아저씨. 신경만 쓰이지 하나도 안 반갑거든요. 포즈 괜히 취해줬나 보네. 야, 가자 가."
"잘 가라. 추운 겨울 잘 보내고. 잠시 너희들 때문에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