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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접기에 열심힌 녀석들. 이렇게 잘 놀다가도 툭 하면 티격태격. '앙앙' 울며 아빠 품으로 올 때 정말 귀엽고 사랑스럽다.^^
종이접기에 열심힌 녀석들. 이렇게 잘 놀다가도 툭 하면 티격태격. '앙앙' 울며 아빠 품으로 올 때 정말 귀엽고 사랑스럽다.^^ ⓒ 장희용
뭐, 사실 나도 처음에는 재밌었다. 워낙 애들하고 노는 것을 좋아하니까. 근데 모든 게 그렇지만, 매~앤~날 퇴근하자마자 종이접기 하자고 하니, 접고 또 접고, 접고 또 접고... 오리고 붙이고 또 오리고 붙이고... 접고, 접고 또 접고. 에구, 싫증나!

하지만 녀석은 매~앤~날 하는 종이접기 놀이가 그렇게도 재밌는지 할 때마다 '킥킥'. 하긴~ 좋지. 자기는 강사 선생님이라면서 떡 하니 책상 위에서 종이접기 하고, 아빠하고 동생은 책상이 좁으니까 방바닥에서 하라고 하고, 더욱이 자기는 배운 거니까 후다닥 접어놓고는 온갖 폼을 다 잡으며 구박을 하기 시작하는데, 호랑이가 따로 없다.

"아빠! 아직도 못했어?"
"아빠! 다림질이 이게 뭐야. 다시 해서 검사 맡으세요.(다림질이란 종이의 접힌 부분을 빳빳하게 잘 문지르는 것)."
"아빠! 또 까먹었어? 자, 잘 봐. 딱 한 번만 알려 줄 거야. 다음에는 안 알려준다."

완전 재미 붙인 녀석, 제법 선생님처럼 의젓한 흉내를 내며 이 아빠하고 동생이 조금만 잘못해도 구박(?)하니, 순간 존심 상한 아빠, 어느 날 갑자기~ 과감히 수업을 거부하는 일이 일어났으니….

잘 못 접는다는 딸 구박(?)에 삐져서 수업 거부하다!

"아빠 안 해! 맨날 못 한다고 뭐라고만 하고. 아빠는 어려운 것만 접으라고 하고."
"(한참 생각) 그럼, 아빠가 접고 싶은 거 접어."

오랜만에 큰소리 떵떵 치고 접고 싶은 것 접을 수 있는 자유를 획득하였건만, 막상 강사 선생님 없이 혼자 접으려니 타고난 길치에, 음치, 몸치, 손치(손재주 없는 것)인 나는 도무지 뭘 어떻게 접어야 할지 막막. 그렇다고 물러설 수는 없고. 장고 끝에 생각난 것이 있으니….

호랑이 강사, 6살 우리 딸에게 그동안 배워서 접은 종이접기 작품입니다. 성탄 트리, 공, 하트, 비행기, 부채, 지갑 등 아주 많습니다.^^ 연말에 그동안 딸과 아들하고 함께 접은 작품들 하고 딸이 그린 그림 등을 가지고 집에서 전시회 열려고요.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서.^^
호랑이 강사, 6살 우리 딸에게 그동안 배워서 접은 종이접기 작품입니다. 성탄 트리, 공, 하트, 비행기, 부채, 지갑 등 아주 많습니다.^^ 연말에 그동안 딸과 아들하고 함께 접은 작품들 하고 딸이 그린 그림 등을 가지고 집에서 전시회 열려고요.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서.^^ ⓒ 장희용
"짜잔! 어때? 비행기 멋지지 너 이거 접을 수 있어?"
"(1초도 안돼서) 나도 알아. 비행기가 제일 쉬워. 그리고 비행기 그렇게 접는 거 아냐. 내가 더 멋있는 비행기 접어볼게. 봐봐"

내가 만든 건, 아주 고전적인 종이비행기. 하지만 녀석은 요리조리 접더니 모양은 비슷한데 내가 봐도 좀 세련된 종이비행기를 접는다.

에잇, 그렇다면 나의 필살기를 보여 주리라. 짜잔~ 바로 종이딱지. 오호! 이건 녀석이 전혀 예상치 못했었나 보다. 토끼 같은 눈을 하고는….

"아빠 아빠! 그거 어떻게 접어?"
"(짜식 까불기는) 이제 자리 바꿔! 이제부터 아빠가 선생님이야. (녀석이 하던 것과 똑같이) 장세린! 아빠가 하는 걸 잘 보세요. 딱 한 번만 알려줄 거야. 다음에는 안 알려준다."

똘망똘망 내 앞에 앉아서 딱지 접는 아빠를 진지하게 바라보는 녀석을 보니 나오는 웃음 참을 길이 없다. 아내는 그런 나를 보고 유치하다고. 유치하면 어때! 척척척척, 종이딱지 시범을 보인다. 녀석이 따라하지 못하도록 빨리 빨리 접었다. 그래야 선생님 오래 오래 하지.

헉! 근데 요 녀석이 금세 따라하는 게 아닌가! 에궁, 3일 천하도 아니고 10분 천하로 끝났다. 어제 단 10분 동안 선생님 하고 나는 오늘부터 또 다시 수강생 신분으로 돌아가야 한다. 오늘은 녀석이 개구리하고 강아지 만들자고 했는데. 그거 엄청 어려운데. 지금 아내한테 전화해서 슬쩍 미리 만들어 놓으라고 할까?

어느 날은 아이들과 노는 것이 좀 피곤하고 귀찮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녀석들이 크면 오늘처럼 못 놀겠지? 이 녀석들이 크면 무슨 재미로 사나?-_-" 하는 생각에 다시 신나게 놀곤 합니다.^^ 녀석들하고 놀다 보면 이 세상에 아이들과 노는 것만큼 행복하고 재밌는 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날은 아이들과 노는 것이 좀 피곤하고 귀찮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녀석들이 크면 오늘처럼 못 놀겠지? 이 녀석들이 크면 무슨 재미로 사나?-_-" 하는 생각에 다시 신나게 놀곤 합니다.^^ 녀석들하고 놀다 보면 이 세상에 아이들과 노는 것만큼 행복하고 재밌는 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 장희용

덧붙이는 글 | 바람직한 자녀교육, 고민 많으시죠? 약간의 지식과 제 경험으로 보면 가장 좋은 교육은 바로 '놀이' 속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제일 좋은 건 바로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는 마음, 정리하는 습관 등 자녀들에게 평소 말로 강요하던 것들을 화내거나 강요하지 않고도 놀이를 하면서 아주 자연스럽게 거부감 없이 가르쳐 줄 수 있습니다. 놀이만큼 아이들 성장기에 좋은 교육은 없다고 봅니다. 특히 아빠랑 노는 것이 아이들의 인성에 좋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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