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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A77A2>서울시청광장의 '십자가'가 달린 성탄 트리 한기총은 지난 8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했다.
서울시청광장의 '십자가'가 달린 성탄 트리 한기총은 지난 8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FONT COLOR=A77A2>서울 서초IC 녹지대의 '별'이 달린 성탄 트리
서울 서초구는 1일 저녁 서초 IC 녹지대에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해 점등식을 가졌다.
서울 서초IC 녹지대의 '별'이 달린 성탄 트리 서울 서초구는 1일 저녁 서초 IC 녹지대에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해 점등식을 가졌다. ⓒ 연합뉴스 조보희

올해도 서울시청 앞 대형 성탄 트리가 불을 밝혔습니다. 서울시청광장의 대형 트리는 루미나리에와 함께 매년 연말연시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크리스마스 트리의 꼭대기 장식이 논란이 되고 있는 모양입니다. 다른 크리스마스 트리의 꼭대기에는 별모양의 장식이 달려있는데 반해, 시청 앞 트리는 빨간 십자가 장식이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시청 광장의 트리 꼭대기 장식은 밤이 되면 빨간 빛을 내는 교회 꼭대기의 십자가와 꼭 닮았습니다. 서울시청 앞 뿐만이 아닙니다. 서울 안암동 고대역 삼거리, 경기도 군포시 산본 중심가, 경기도 군포시 분수광장 등에 십자가가 달린 성탄 트리가 있다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이 때문에 모든 시민이 어우러지는 시청광장에 특정 종교를 홍보하는 장식물을 달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한편에서는 석가탄신일에 연등을 달고 석등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십자가 역시 별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도 있습니다.

서울시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는 트리가 점등된 지난 9일 전후로 "시청광장 트리의 십자가를 철거해달라"는 내용의 글이 50여건 올라온 상태입니다.

서울시 홈페이지에 올라온 찬반 의견들

서울시 홈페이지에 올라온 시청광장 트리 십자가 철거 관련 민원글
서울시 홈페이지에 올라온 시청광장 트리 십자가 철거 관련 민원글 ⓒ 서울시
12일 서울시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김철민씨는 "시청광장의 트리와 그 위에 달려 있는 십자가는 불쾌감을 줍니다. 시청광장은 특정 종교를 홍보하는 곳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공공 장소입니다"라며 시청광장 트리 십자가를 철거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한 포털사이트의 청원방에는 "서울시청 앞 트리 위에 십자가 대신 별을 달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있습니다.

"서울시청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상징적인 곳이며, 곧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특정 종교를 상징하는 상징물을 걸어두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라는 것입니다.

몇몇 기독교인도 "성탄 트리 위 장식은 별이 맞지 않느냐"는 의문을 제기합니다. 지난해 서울시 홈페이지에는 "크리스마스는 메시아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므로 크리스마스 트리에는 왕의 상징인 별을 올리는 것이 맞다"는 조현진씨의 주장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시청 앞 성탄 트리의 십자가를 비판하는 몇몇 시민들은 "국민의 혈세로 특정 종교를 홍보하는 것을 참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는 오해입니다. 시청 앞 트리는 2002년부터 서울시가 아닌,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에서 설치하고 있는 조형물이기 때문입니다.

한기총 관계자는 "성탄절 자체가 특정 종교의 날 아닌가. 트리 위에 꼭 별을 달아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한국 사회에서 별보다 십자가가 기독교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라 2002년부터 십자가 장식을 달아왔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지난 석가탄신일에도 아기 부처님 캐릭터가 새겨진 거대 석등이 서울 시청 광장에 전시되었던 것으로 안다"며 "십자가는 특정 신의 모습이 아닌 기호이기 때문에 더욱 문제삼기 어렵다. 부처님 오신날에 연꽃을 쓰지 말자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아랫글비판'이란 닉네임으로 서울시청에 글을 올린 시민도 같은 입장을 밝혔습니다.

"물론 기독교가 한국의 종교는 아닙니다. 하지만 석가탄신일은 어떻습니까? 더 심합니다. 길거리마다 이상한 걸 달아놓고 불쾌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크리스마스 다같이 즐겁자고 한 건데 왜 그리 난리입니까?"

서울시는 "서울시가 성탄 트리 제작에서 손을 떼면서부터 십자가 관련 민원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말합니다. 서울시 총무과의 이창우 주임은 "매년 (십자가 관련) 민원이 들어오기 때문에 트리 제작 초기에 한기총 측에 십자가가 아닌 별을 다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전달했지만 한기총은 "한국에서는 별이 아닌 십자가가 기독교의 상징이다"라며 이를 거부했다고 합니다.

이 주임은 "예전 서울시에서 성탄 트리를 제작할 때에는 트리 꼭대기에 별을 달았다"며 "4년 전부터 서울시는 장소만 빌려줄 뿐 성탄 트리 제작에 예산을 들이지 않고 있고, 성탄을 축하하는 취지로 교회가 설치한 조형물에 개입하기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라는 고충을 밝혔습니다.

서울시청광장 성탄 트리의 십자가 장식, 서울시청은 공공장소이므로 특정 종교를 대변하는 장식물을 달아서는 안된다는 반대 입장과 석가탄신일과 마찬가지로 십자가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 여러분은 어떤 의견을 갖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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