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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대한민국 남녀 사이에 보이지 않는 틈이 벌어지고 있다.
인구 1천명당 이혼 건수를 나타내는 '조이혼율'이 1980년 0.6건에서 2002년 3.0건, 2003년 3.6건으로 급증했고, 2002년에는 OECD 소속 30개 국가 중 이혼율 2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급격하게 늘어나는 이혼율 수치는 현재 우리 사회 남성과 여성의 의식 격차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2005년 한국여성개발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여성들은 이혼 증가의 원인으로 '개인주의 성향의 증가'(21.98%)와 '남녀 간 의식 차이'(19.57%)를 가장 많이 꼽았다. 여성의 의식이 빠르게 변화되는 반면, 남성의 가치관이나 의식이 이에 따라가지 못해 결국 부부간 갈등이 생긴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이씨처럼 성격 차이나 의식 갈등으로 가정법률상담소를 찾는 내담자는 여성이 10%, 남성이 25%를 넘는다.

사회구조가 변화하고 남녀의 역할이 바뀌면서 이 같은 남녀 간의 의식 격차는 점점 더 사회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산업혁명 이전 시기, 남녀의 의식 격차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남자는 바깥에서 생산 활동을 하고 여성은 육아와 가사에 전념하는, 철저한 성역할 분업의 시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여성이 사회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여성은 새로운 분야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게 된 것.

특히 1960년대 이후 근대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된 한국의 경우 이 같은 여성들의 의식 변화도 빠르게 나타났다. 이에 비해 여성이 일을 할 수 있는 사회구조와 남성들의 의식이 이를 쫓아가지 못해 남녀 사이의 의식 지체 현상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수준이다.

한 여성 연구자는 "남성들의 의식은 산업혁명 이전 시기에 머물러 성별 분업을 원하고 있지만 여성들은 점점 더 미래를 지향하고 있다"며 남녀 간 의식 격차를 한마디로 표현했다. 나이, 지역 등에 따른 차이도 남녀 간 의식 격차를 벌이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안상수 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은 "집단에 속해 있는 정체성이나 자존감이 클수록 다른 집단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부하게 된다"고 설명하면서, "남성으로서의 정체성과 우월감이 큰 남성에게 여성은 의식 격차를 더욱 크게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40대 이상, 경상도 지역에 거주하는 남성들의 집단에 대한 소속감과 정체성이 큰 것으로 나타나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남친 어때요
미혼여성 10명중 6명 외국인 남친 사귀고파

"여성을 존중하고 배려해주는 외국인 남자친구에게 반했어요."

미혼 여성들의 상당수가 '외국인 남성과 교제하고 싶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본지가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에 의뢰, 지난 12월 1일부터 5일까지 미혼 여성 3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1.3%가 '외국인 남성과 교제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으며 전체 응답자의 21.3%는 '실제로 교제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여성을 존중해주고 배려하는 남성이라면 국적과 상관없이 교제할 수 있다는 젊은 여성들의 의식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교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유럽계 백인(44.5%), 미국계 백인(32.4%), 아시아인(23.1), 혼혈계 흑인(0%) 순이었다.

한편 경험은 없지만 교제 찬성 의사를 나타낸 여성들은 '외국인 남성 특유의 매너와 오픈 마인드에 끌릴 때'(34.4%), '외국에 거주하기를 희망할 때'(29%), '외국어 학습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때'(13.7%), '한국 남성의 보수성에 질릴 때'(15.3%), '영화, TV 등에서 매력적인 외국 남성을 볼 때' (7.6%) 순으로 '외국인 남성과 교제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고 답했다.

한편 실제로 교제 경험이 있는 여성들은 '여성에 대한 존중과 배려'(59.2%)를 외국인 남자친구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이어 자상함과 개방적인 사고(24.8%), 서구적인 외모와 섹시한 몸매(12.5%), 합리적인 사고(3.5%)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남자친구의 외국인 여성과의 이성교제 과거에 대해서도 관대한 태도를 나타냈다. '만일 남자친구가 외국인 여성과 교제 경험이 있다고 고백한다면?'이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1.7%가 '개인적인 취향이라 받아들인다'고 답했다.

이어 '글로벌한 사고를 하는 남자라 더 좋아질 것 같다'(29.7%), '지나치게 개방적인 남성이라는 선입견이 생길 것 같다'(23.8%), '신경 쓸 일 아니다'(3%), '외국인 여성과 비교돼 싫을 것 같다'(1.8%) 순으로 조사됐다.

전문가가 진단하는 남녀의식차
가족에 죄책감...원인은 잠재된 성역할 편견

직업 특성상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특히 20~40대 여성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이들과 상담을 하면서 요즘 '재미있고도 슬픈'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그건 이 나이대의 많은 여성들이 '과도한 죄책감'에 시달린다는 점이다.

하루하루 정말로 치열하고 열심히 살지만 마음속에서는 하루도 빠짐없이, 아니 하루에도 몇 번씩 '죄책감'에 시달린다. 아이에게 미안하고, 남편에게 미안하고, 시어머니에게 미안하고, 동료들에게 미안하다.

죄책감은 전업주부나 직장 여성 모두에게 만연해 있다. 이 증상은 거의 집단신경증 같아 보인다. 어쩌면 우리나라의 이혼율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일지 모르겠다.

죄책감이 형성되는 이유는 남자와 여자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현대 여성들은 많은 교육을 받은 세대다. 20년 넘는 교육과정 속에서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배웠고 내재되어 있는 잠재력을 이끌어낼 것 역시 교육받아왔다. 이들은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여성 리더가 될 것을 꿈꿨다.

그런데 문제는 결혼을 하고 살다 보면 상황이 완전히 바뀐다는 데 있다. 불행히도 남성들은 여성과 달리 생각한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여전히 '결혼을 하면 여성은 남편과 자식을 위해 일정 부분을 희생하고 포기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여성들이 결혼 후에도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사는 것은 '이기적이고 못된 것'으로 간주한다.

사회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남성들의 의식이 쉽게 변하지 않는 이유는 이 같은 고정관념이 집단무의식 차원에서 작용하기 때문이다. 무의식에서는 여전히 아내는 자신의 어머니가 그랬듯이 아이와 남편을 위해 희생하고 수고해야 하는 사람으로 인지한다. 그래서 연애시절이나 신혼 초기에는 평등한 남편, 즐거운 부부생활을 표방하고 "나는 그렇지 않아!"라고 선언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 아버지가 누렸던 삶의 형태를 닮아가게 된다.

이런 의식적, 무의식적 차이와 갈등 속에서 여성들은 집단적 신경증 증세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

상담 중 만난 상당수의 여성은 결국 모른 척 덮고 참고 인내하며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일부 여성들은 그렇게 견디다가 이혼을 했다. 문제를 그저 덮고 가는 것도, 모두 포기해버리는 것도 최선의 방법은 되지 못한다.

덮고 포기한 문제들은 결국 언젠가 새로운 문제들을 야기한다. 그래서 나는 덮기나 무시보다는 '변화를 위한 노력'을 하라고 설득한다. 어떻게 노력하느냐는 여성 각자에게 맡겨진 숙제일 것이다. / 박상희 심리상담컨설턴트(샤론정신건강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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