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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사회학연구소는 30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2005 인구주택총조사 그 이후, 현대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톨릭 성장’이란 주제로 포럼을 열고 기독교 인구 감소 원인과 천주교 인구 증가 원인을 밝혔다.
목회사회학연구소는 30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2005 인구주택총조사 그 이후, 현대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톨릭 성장’이란 주제로 포럼을 열고 기독교 인구 감소 원인과 천주교 인구 증가 원인을 밝혔다. ⓒ 박지훈
"성당에 다니는 며느리는 괜찮지만 교회에 다니는 여자는 신부감으로 허락 못해!"

신부감을 고르면서 던진 한 어머니 말이란다. 기독교인 며느리를 허락치 않는 이유로 그녀는 "독선적이고 배타적이며 사람만 보면 전도하려고 들어 피곤하다'고 말했다.

기독교에 피로감을 느낀 이들이 천주교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 2005년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 총조사>에서 불교와 천주교 인구가 각각 3.9%, 74.4% 증가한 반면 기독교는 1.6% 줄었다.

천주교 인구가 증가한 반면 기독교 인구 감소 원인을 뭘까. 목회사회학연구소가 천주교로 개종한 14명을 심층 조사한 결과 이들은 기독교가 ▲지나친 감정 표출 ▲외형에 몰두하고 자리싸움에만 치중 ▲지나친 사생활 침해 등에 거부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반면 이들은 천주교의 융통성 있는 모습과 타종교에 대한 열린 태도에 호감이 간다고 응답했다.

목회사학연구소는 30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2005 인구주택총조사 그 이후, 현대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톨릭 성장'이란 주제로 포럼을 열고 이런 내용을 밝혔다.

천주교로 개종한 이들은 "기독교는 설교나 성경에 대한 가르침에 대해 깊이 숙고하기 보다 덮어놓고 믿는 식"이라며 "목사님 말씀에는 할렐루야, 아멘이라 외치라고 강요하며, 하지 않으면 왜 하지 않느냐고 다그치는 모습에 정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헌금 강요나 교세 확장에 몰두한 교회 모습과 지나치게 직분에 연연해하는 교인들 모습도 실망스런 점으로 꼽았다. 응답자 중 한 여성은 "교회에서 헌금 그래프를 그려놓고 헌금을 많이 내도록 강요했고 헌금을 많이 한 어떤 교인이 교회에 출석한지 얼마 되지 않아 집사가 되는 것을 보고 크게 실망해 교회를 떠났다"고 밝혔다. 다른 응답자는 "주일 성수와 같은 외형으로만 나타나는 종교성을 강조하고 주일 성수도 반드시 자기 교회에 가야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매우 배타적으로 여겨졌다"고 털어놨다.

또 한 주 결석이라도 하면 무서운 눈초리로 쳐다보며 큰 죄인인양 대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을 교세 확장 수단으로 여기는 느낌이 들어 불쾌했다는 응답자도 있었다.

직분에 얽매이는 교회 모습도 교회를 떠난 주 요인이었다. 권사 후보에 오른 후 가톨릭으로 개종한 응답자는 "하나님보다 목사를 하나님같이 섬기며 장로나 권사가 되려고 선거 운동 하는 모습에 질렸다"고 응답했다.

지나친 사생활 침범 요인도 개종 사유다. 이들은 사생활 영역이 침범당하는 느낌을 종종 받아 불쾌했으며 목회자와 상담 과정에서 나눈 얘기조차 비밀이 안지켜져 낭패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응답자는 "교회에 처음 갔는데 이런 저런 봉사활동을 요구하는 모습을 보며 마치 교회가 아닌 시댁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반면 응답자들은 개신교의 세속성에 비해 천주교의 성스러운 이미지에 끌린다고 응답했다. 한 응답자는 개신교와 천주교를 피아노와 파이프 오르간에 비교했다. 개신교에서 사용하는 피아노는 화려하기는 하지만 가벼운 반면, 가톨릭에서 사용하는 파이프 오르간은 웅장하고 깊이 있다는 것이다.

융통성 있는 점도 가톨릭에 호의를 보내는 이유다. 응답자들은 술과 담배에 대한 규제가 없다는 것, 제사를 허용하고 있다는 점, 다른 종교에 대한 관용적 태도 등을 들었다.

오경환 신부(인천가톨릭대학교 명예교수)도 '가톨릭신자의 괄목할 만한 증가와 그 요인이란 발제에서 이같은 점을 지적하며 ▲청렴성 ▲천주교회의 정의와 인권활동 ▲타종교에 대한 열린 태도 ▲천주교의 결속력 ▲조상제사와 장례식에 대한 유연한 태도 등이 사람들로 하여금 가톨릭에 대한 호감을 길러낸다고 밝혔다.

특히 천주교의 타종교에 대한 열린 태도는 기독교가 주는 배타적 이미지와 상반된다. 가톨릭은 개신교와 정교회를 부를 때 '갈라진 교회'라 하며 이런 교회에도 구원이 있고 나아가 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교회헌장 16장에 나타난 '하느님을 명백히 인정하지 못할지라도 올바로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하느님의 섭리가 구원에 필요한 도움을 거절치 않으신다'란 구절에 잘 드러난다. 이와 함께 비그리스도교에 관한 선언 2항에는 "교회는 다른 종교 신봉자들과 더불어 지혜와 사랑으로 대화하고 협조하며 그리스도교적 신앙과 생활을 증언하는 한편…"이란 말에서 타 종교에 대한 열린 태도를 엿볼 수 있다.

박영신 교수(연세대 명예교수)는 "한국교회는 시장논리에 빠져 교회 건축과 증축, 부대시설 마련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성공한 교회는 교인이 많고 헌금이 많이 들어오는 교회라 정형화 돼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교수는 "마치 돈을 갑자기 번 졸부들이 허세를 부리는 천박한 행태를 보듯이 목회 성공 스토리에는 이런 교회들이 등장하며 번듯한 대형 교회 건물을 올려놓는데 관심이 집중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교회는 머리 숫자와 헌금액수, 교회당 건물의 크기 등 그 지평에 모든 관심과 에너지가 집중돼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조성돈 교수(목회사회학연구소 소장)는 "한국교회는 더 이상 경쟁의식에 매달려 내 교회만 살겠다는 식의 전도활동을 통해서는 수평이동만 일어날 뿐"이라며 "사회 안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아야 이 사회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회사회학연구소측은 "종교지도자들은 타 종교인을 배격하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 갖고 있는 종교와 종교 신념을 존중하며 정체성을 갖고 활동할 때 사회에서 종교는 비종교인으로부터 존중을 받을 뿐 아니라 공신력도 회복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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