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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 이용자들로부터 수개월 전 제작된 일본 광고 한 편이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전자기기 제조회사 중 하나인 일본소니가 2006년 LCD ‘브라비아(브랜드)’ TV 홍보용으로 제작한 CF로서 얌체공이 화면 전체를 뒤덮고 있는 게 특징이다. 광고는 실제 25만개의 얌체공을 공수해 온 소니가 단 한 번의 NG없이 만들어 냈다.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지난 1월, 브라비아 브랜드 마켓 대상국인 영국에서 첫 TV 전파를 탄 바 있다. 뒤늦게 인터넷을 통해 CF를 접한 한국 네티즌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의 오묘한 마력’을 뿜어낸다고 평가했다.

CF를 살펴보면 스페이스 켈리(Space Kelly)의 리빙 온 어 제트 플레인(Leaving on a Jet Plane·존 덴버의 리메이크 곡)이 배경음으로 깔린다. 음악과 함께 나타난 얌체공들은 샌프란시스코의 한 마을 언덕에 뿌려지면서 거리를 알록달록한 컬러의 세계로 바꾼다.

이 광경을 벽 뒤로 숨어 지켜보던 꼬마는 넋을 잃은 표정이고 창문에 걸터앉은 고양이도 기겁했는지 울음소리를 낸다. 하수구 구멍에 있던 개구리는 펄쩍 뛰어 올라 알록달록한 세상 속으로 합류(?)한다.

얌체공의 마을 급습(?)에는 생명이 없는 물체도 예외 없는 듯하다. 공간과 공간 사이에 놓여 있는 물체들이 화려한 색깔 파도에 휩쓸려 종족을 감추는 느낌을 들게 하는 것이다. 거리 곳곳에 놓여 있는 짙은 회색 계통의 쓰레기통들도 얌체공의 컬러 색깔에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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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좁은 골목길 곳곳에 주차된 어두운 색상의 차들 역시 얌체공에 의해서 밝은 색깔을 입는 듯한 착시 현상을 일으킨다. 강렬한 색깔 향연은 보는 이로 하여금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듯, 몽롱한 세계로 인도하는 느낌인 것이다.

한편으로는 판타지 세계로 유혹하는 소니의 얌체공 CF를 통해서 크리에이티브(creative)의 혼을 느낄 수 있다. 광고 창작자인 크리에이티브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흔적이 느껴진다는 말이다. 캐치프레이즈를 만드는 카피라이터(copywriter)와 ‘얌체공 CF'제작에 참여한 광고인들 모두의 장인정신도 담겨 있음은 물론이다.

이 같은 예술성 짙은 광고 한 편은 보는 이들에게는 가벼운 눈요기에 불과할 수 있다.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소설가의 글쓰기 이상 힘든 일이 광고 창작 아닐까.

광고 창작의 고통에 대한 한 예를 소개하자면 지난 7월 10일, 일본 후지TV에서 제작(9월 18일 종료)한 3분기 드라마 사프리(サプリ)가 있다.(3분기란, 7월에서 9월 사이에 방영한 드라마를 뜻한다. 일본은 1년을 4분기로 나누는데, 1월~3월이 1분기, 4월~6월은 2분기, 7월~9월이 3분기, 10월~12월까지가 4분기다)

이토 미사키와 카메나시 카즈야 주연의 <사프리>에서 여자 주인공 미사키 직업이 카피라이터다. 미사키는 광고창작자의 고충을 절묘하게 소화해냈다. 며칠을 철야작업하며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탄생하는 게 CF임을 알려줬다. 잘 만들어진 CF는 창작자의 진심이 담겨 있을 수밖에 없음을 느끼게 해 준 것이다.

잘 만든 광고는 광고를 위한 광고 수준을 뛰어 넘어 한 편의 창작 예술작품으로 남는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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