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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신문
[김미량 기자]‘성형’에 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국내 최초로 전문 개업의들이 부스를 마련해 참가하는 대규모 ‘인체성형박람회’가 열려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본격적인 취업시즌이 시작되는 11월 말에 맞춰 열리는 만큼 ‘청소년 고객 유치’를 위한 ‘목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성형외과개원의협의회(회장 박병일)도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박병일 회장은 “일단 부스에 돈을 내고 참가해 환자를 상담하는 행위 자체가 불법 환자 유치고, 의료기관의 영리행위”라며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에 질의서를 전달한 상태”라고 전했다. 박 회장은 “성형수술을 일반화하는 이런 행사를 통해 ‘의료정보의 왜곡’이 우려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25~26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리는 행사에는 성형외과, 피부과, 치과, 한방다이어트 및 한방피부과, 두피클리닉 등 40여 개 병원과 의사들이 참석해 즉석에서 ‘상담’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행사는 동아TV 등 케이블방송이 후원에 나서 매체를 통한 전방위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주최 측은 이틀 동안 약 3만 명의 방문객을 예상하고 있다.

참가하는 병원 및 관련 업체는 부스당 300만 원의 비용을 지불하며, 입장료(5000원)도 받을 예정이어서 수익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행사를 주관하는 돌핀프로덕션(연예프로그램 제작사)의 이승우 대표는 “성형의 재료, 방법, 부작용 등 성형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입장료 및 수익금 전액을 소아암재단에 기부하겠다”며 ‘반대여론’의 조기 진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어떻게 포장하더라도 결국 소비자를 유인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게 시민단체들의 한목소리다.

건강세상네트워크 조경애 공동대표는 “의료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타 전공의들이 ‘성형시술’에 뛰어드는 의료계의 상업화가 만들어낸 행사”라며 “참가하는 의사들의 윤리·책임의식을 묻고 싶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편, 미스코리아대회 공중파 방송금지 성과를 이끌어냈던 엄을순 이프 대표는 “성형수술을 무조건 비판하고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예뻐지라’며 청소년을 겨냥해 장사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엄 대표는 또 “성형을 비판하면서 성형 관련 각종 설문조사 및 이슈 생산을 통해 교묘하게 상품성을 이용하는 것도 바로 미디어”라고 꼬집고 “미디어들이 사회적 책임의식을 갖고 뉴스를 거르지 않는다면 이런 행사는 오히려 더 확산될 것”이라며 미디어의 책임의식과 공적 역할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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