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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1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1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백승렬

지난 1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부시 미국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한반도 휴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에 대해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19일 "부시 대통령이 노 대통령에게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앞서 토니 스노 미국 백악관 대변인 역시 "북한에 제공될 유인책 목록에 '핵폐기시 한국전 종료선언'이 포함돼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고위 당국자는 "우리 정부의 브리핑에서 이미 '두 정상이 북한에 대해 경제지원·안전보장·평화체제 문제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협의했다'고 밝혔다"며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은 '한반도의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겠다'는 것과 똑같은 의미가 아니냐"라고 말했다.

"양국 정상, 한반도 문제 보는 시각 통했다"

앞서 한국 당국자들도 "지난해 9·19공동성명에 이미 평화체제 이행에 대한 조항이 포함돼 있는 것 아니냐"며 스노 대변인의 말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9·19공동성명은 2항과 4항에서 평화체제 전환과 그 과정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2항은 "북한과 미국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고, 평화적으로 공존하며 각자의 정책에 따라 관계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했다"이고, 4항은 "직접 관련 당사국들은 적절한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가질 것"이라는 부분이다.

따라서 그동안 현재의 휴전협정을 대체할 미국과의 불가침 평화협정 체결을 줄기차게 미국에 요구해왔다는 점에서,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일단 12월 중순경에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6자회담에는 상당한 청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고위 당국자는 "라이스 국무장관,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과 우리 당국자들 사이에 '마음의 만남(meeting of minds)'이 이뤄졌고, 그렇게 강물이 만나는 것처럼 부시 대통령과 노 대통령도 마음이 만나고 문제를 보는 시각이 통한 것"이라면서, 그런 맥락에서 "한미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자는 대화를 나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계속해서 "한반도에서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한데 동북아의 핵확산 위협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동북아의 안전과 비전을 위해 평화체제 전환 구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교환한 것"이라면서 "그런 점에서 동북아 다자안보 얘기도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상회담이 끝난 뒤 부시 대통령이 '대단한 만남(good meeting)'이라고 표현했다"면서 "양국 정상이 회담결과에 대해 흡족해 했다"고 전했다.

평화협정 요구하던 북한, 어떤 반응 보일까

이 당국자는 부시 대통령의 정상회담 발언에 대해 "'행동에 의한 실천의지의 교환, 즉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으로 옮기겠다는 의지"라고 평가하면서 "'평화체제 전환'에 대해 우리 당국자가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사전조율을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평화체제의 다른 표현이 '한국전 종식'인데, (북한이 핵폐기 의지를 보이면) 미국이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지난 7일 중간 선거 패배 이후 미국의 대북 정책이 상당한 정도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표로 해석된다.

6자회담 재개를 앞둔 상황에서 노 대통령은 이번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총회에서의 잇단 정상회담을 통해 일정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UN 대북인권결의안에 대한 우리 정부의 찬성표결 때문에 북한이 6자회담 참가를 거부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51. 11. 27. 판문점 정전회담장에서 북한 측 장춘산 대표와 유엔군 측 머레이 대표가 지도를 펴고 휴전선 획정을 협의하고 있다.
1951. 11. 27. 판문점 정전회담장에서 북한 측 장춘산 대표와 유엔군 측 머레이 대표가 지도를 펴고 휴전선 획정을 협의하고 있다. ⓒ N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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